‘종교혼잡’의 상황은 중국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매우 흔한 일입니다. 일찍이 서양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복음을 전할 때, 쉽게 새로운 것들을 받아 들이는 문화적 특성을 가진 중국인들은 예수님의 형상과 공자, 석가모니, 관공, 장과로(張果老: 당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張果이며, 恒州 中條 山에 은거하면서 자칭 신이라고 하였다. –역자주) 등 고대 성현의 조각상들을 같이 배치하고 함께 경배하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십계명의 제1계명에서 매우 엄중하게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찌니라”(출애굽기 20:2-3)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말씀은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복음을 전하는 과정 중에 반드시 그리고 정확하게 전해야 하는 말씀입니다.
종교혼잡의 현상
중국 대륙이 비록 무신론적인 공산주의 사회이긴 하지만, 또 더욱이 10년간의 문화혁명 기간 동안 ‘4대 구습 타파’ 의 기치하에 대대적으로 전통과 유불도 사상을 타파하기 위해 힘썼지만, 유가와 도가, 불가 사상은 이미 중국인들에게는 이천 년 이상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에 단시간 안에 이들 신앙을 완전히 타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중국인들은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후에, 종종 진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전통적인 신앙관과 방법에 이끌려 기독교 신앙과 타 종교가 혼합된 형태를 갖곤 합니다. 필자가 중국대륙에 있을 때에 한번은 귀신을 쫓는 의식 중에 바로 이 ‘종교혼잡’ 의 현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한 농촌의 교회에서 저녁을 먹고 있을 때에 현지의 전도사가 우리 일행에게 식사가 끝난 후에 함께 귀신을 쫓으러 갈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그에게 귀신 들린 상황에 대해 질문을 한 후에 저는 “귀신을 쫓기 위해서는 금식 기도를 해야 합니다. 금식하면서, 함께 기도합시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후 우리는 ‘보혈의 큰 권능’ , ‘예수 승리’ 등의 찬송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귀신에 들린 사람은 진 부인이라는 분이었는데, 그분의 집은 원래 우상을 숭배하는 집이었습니다. 그녀의 시어머니도 역시 집에 우상을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이 년 전 진 부인은 귀신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이층에서 아래층으로 뛰어내려오다가 넘어져서 전신에 골절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교회의 형제 자매들은 그녀에게서 귀신이 물러가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회복이 되고 나서 그녀는 남편과 함께 교회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는데, 그 후엔 차츰 뜸해졌습니다.
진 부인의 시어머니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 별다른 흥미를 갖지 못했지만 며느리를 위해 교회에 오곤 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시어머니에게 집에 있는 우상들을 모두 없애도 되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녀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진 부인의 상황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진 부인의 시어머니와 진 부인의 동생이 진 부인을 붙잡고 거실로 내려왔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한 곳에 정체되어 있었고, 몰골이 매우 초췌하고 앙상하였으며, 거의 의자에도 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가 의자에 편하게 앉도록 한 후에 “지금 느낌이 어떻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마음이 너무 혼란스럽고 정신이 없어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그녀에게 오직 예수님만이 이러한 고통을 제거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고, 이어서 “당신은 스스로를 죄인으로 인정합니까? 생명의 주권을 예수 그리스도께 맡기기를 원하십니까? 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녀는 힘은 없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라고 대답하고는 갑자기 땅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녀를 붙잡아 다시 의자 위에 앉혔을 때 그녀는 놀랍게도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그 춤은 민간신앙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춤이었습니다. 어디에서 이러한 춤을 배웠는가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을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녀에게 이런 춤을 추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말해 주었고, 오직 예수님을 의지할 때 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목이 말라요, 백국화수를 주세요” 라고 말하고는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전도사님은 우리에게 그 지방에서 흰꽃은 남자 아이를 상징하고, 붉은 꽃은 여자아이를 낳는 것을 상징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진 부인은 여자아이 둘을 잇달아 낳은 후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에 의해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계속해서 아들을 구하고 있는 중이었고, 그 때문에 백국화 한 화분을 가지고 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야 비로소 꽃도 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진부인에게 “백국화를 버리실 수 있겠습니까? 오직 예수님만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이렇게 몇 차례 반복해서 물었지만, 그녀는 계속 모른척하면서 두리번거리며 딴 짓을 했습니다.
“꽃은 반드시 시들기 마련입니다. 오직 예수님만 의지할 때, 비로소 부인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나는 내 스스로 이 꽃을 잘 돌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때 함께 있던 한 사람이 “차라리 우리가 지금 깨끗하게 이 꽃을 치워버립시다”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에게 “문제는 그 꽃 자체가 아니라, 그 부인의 마음에 존재하는 꽃” 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거듭 거듭 진 부인에게 그 꽃을 버리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매우 단호한 태도로 차라리 자신의 딸들을 마귀에게 빼앗길지언정 그 꽃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거의 두 시간이 넘도록 실갱이를 벌이느라 지칠대로 지친 우리 일행은, 더 이상 계속해봐야 별다른 결과가 있을 것 같지 않아 일단 되돌아갔다가 그 다음날 다시 오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우리는 먼저 교회에 전화를 걸어 교우들에게 중보기도를 부탁한 뒤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진 부인과 그녀의 시어머니는 더 이상 우리를 환영하지 않았고, 결국 이 일은 그 정도 선에서 일단락이 되고 말았습니다.
기도의 손을 높이 들며
‘종교혼잡’ 의 현상은 문화가 낙후된 지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진문명에 속한 기독교인이라 해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견고하지 못하고, 진리에 대해 분명이 깨닫지 못하면 종교혼잡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에베소서에서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궤술과 간사한 유혹에 빠져 모든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치 않게 하려 함이라” (에베소서 4:14)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교회가 성장해가는 가운데에서 진리를 가르치는 가르침은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 대륙의 교회는 1990년대부터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수준이 비교적 낮고, 의학이 발전하지 못하고, 일반 민중들의 삶이 낙후된 지역에서는 종종 하나님의 기적만을 바라는 신앙의 형태가 매우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의 ‘믿음’은 하나님의 기적과 이적을 경험하는 것 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성과 깨달음을 통해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에 대한 충분히 이해를 갖고, 또 의지적으로 우리 생명의 주권을 하나님께 의뢰하고, 성령으로 하여금 우리를 죄와 시험에서 승리하도록 이끌어 가시도록 하는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른 믿음을 가지고 있을 때, 의의 길을 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고, 평안과 영생의 소망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이교도들의 미혹에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전통문화와 풍속, 습관의 영향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계명과 자신들의 삶이 일치하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또, 기독교 신앙의 독특성을 분명히 깨닫지 못하고, 기독교와 기타 종교와의 다른 점을 분별하지 못하여 임의대로 행하고, 혼미한 가운데 생활해 나가다가 결국 흑암의 권세에 빠지곤 합니다. 주님께서 이런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기를 간구합니다. 하나님의 종으로 하여금 그러한 자들을 보살피게 하시고, 이들에게 하나님의 도를 가르침으로써 기독교인들이 불의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고귀한 복음을 소유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마 전도사 | 중국 사역자
출처 | 中國與福音月訊第20期
번역 | 전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