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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  통권 169호  필자 : 최성진  |  조회 : 2071   프린트   이메일 
[변화하는 중국]
계층 사회

중국 베이징은 오래된 도시이다. 하지만 도시 규획을 보면 마치 계획도시인 양 도로들이 네모 모양의 환상(环象)으로 설계되어 있다. 베이징의 중심은 천안문을 대표로 하는 자금성과 중국 고위층이 살고 있는 중남해이다.

일상에서 1환(环)이라는 말은 사용하지는 않지만 개념상 자금성의 성벽을 1환이라고 정의한다. 그 밖으로 2환, 3환, 4환, 5환의 환상 도로가 계층으로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다.  2환의 둘레는 32.7km, 3환은 48.3km, 4환은 65.3km, 5환은 98.58km, 최근에 조성된 6환은 187.6km이다. 낮은 숫자의 환에 위치할수록 베이징의 중심이고 높은 환은 중심에서 떨어진 교외지역을 의미한다. 절대로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심에 위치할수록 부동산 가격은 높아진다. 즉 사무실이나 집이 대략 어느 환에 위치하냐에 따라서 대충의 가격을 가늠하기도 한다.   


중국에서 환은 권력의 서열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국의 당•군정 권력 기관들은 대체로 2환과 3환 이내에 집중 포진해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규획을 홍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베이징이 평면으로 넓어지면서 계층의 분화를 이룬다면 홍콩은 수직으로 구분된다.  


홍콩 전통의 구도심은 홍콩섬을 중심으로 한 낮은 지역이다. 그 지역이 과밀해지자 조금 높은 지역인 미드레벨 지역으로 부유층들이 이동하였다. 그리고 정관계 거물들이나 은막의 스타들은 더 높은 산 위의 피크지역에 주거하고 있다. 가장 낮은 구도심에는 서민들이 거주하는 세기말 느낌의 고층의 낡은 아파트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부유층이 거주하는 미드레벨에는 평당 억대가 넘는 최신식 아파트들이 있다. 그리고 산 위에는 최상류층을 위한 수영장을 갖춘 고급 단독 주택들이 지어져 있다.

베이징과 홍콩의 이러한 도시 분화는 그 역사와 배경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결국 중국인의 권력 지향의 계층 사회를 대변하는 것 같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전 세계의 중심 국가를 자처했다. 그래서 중국을 가운데에 두고 주변 민족을 변방 조공국이나 오랑캐로 인식했던 것이다. 즉 계층에 대한 인식의 뿌리는 매우 깊다. 물론 공산주의 사회를 거치면서 평등 의식이 높아졌다고 해도 수 만년의 중국 역사에서 공산당 통치는 불과 백년도 되지 않다.

중국인에게는 계층의 분화를 당연시 하는 어떤 DNA가 있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에 재미있는 게임 업계의 일화를 들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는 온라인 게임 업체인데 유료 아이템을 인식하는 형태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유료 아이템을 많이 사도록 유도하면 사용자들이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이른바 현질(게임에서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유료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로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은 인기가 떨어진다고 한다. 반면 중국에서는 현질로 만든 강력한 게임 캐릭터를 가진 사용자들에 대해서 거부감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돈을 많이 쓰는 사용자들의 승리 가능성은 비례해서 올려준다고 한다. 이에 반해서 한국에서는 유료 아이템도 복권처럼 운이 작용하게 한다고 한다. 돈을 적게 사용해도 운이 좋으면 비싼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부자에 대한 적개심이 강하다. 정치인 검증에 있어서도 단순히 돈이 많은 것이 큰 흠이 되곤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러한 질투가 한국보다는 덜 한 듯 하다. 한국에서 자본주의를 하고 중국에서 공산주의를 하는 것이 아이러니라는 누군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최성진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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