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작은 존재이므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
거대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자기파괴로 나아가는 것이다.
- 에른스트 슈마허 -
작지만, 큰 책 문고판의 힘
최근에 출판계에 다시 문고판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때 국내 문고판은 1960, 70년대에 을유문고, 삼중당문고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80년대 이후에 책의 고급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저렴한 가격과 손바닥 크기의 들고 다니기 편한 책의 판형 때문에 주목을 받으며 각출판사에서 앞 다투어 책의 소형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핸디북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베스트셀러 도서들을 다시 판형을 줄여 원래 책값의 60%에 재판매함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독자에게까지도 독자층을 넓혀가는 저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역할 때, 속한 단체의 문서분과 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기존의 사역적 역량을 정리, 보존하는 차원과 앞으로의 전략을 문서화하여 전회원이 공유하자는 뜻으로 문고판 크기의 주기적 연구보고서를 제안했습니다. 리더급의 선임사역자들이 호응해주었고, 바로 ‘틈’이라는 제목의 창간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책 표지의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본 연구지의 이름 <틈>은 ‘현장의 막힌 장벽에 틈을 내며, 현지인의 사역적 빈틈을 채운다’는 현장과 현지인 중심의 사역적 가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사역자간의 연구적 발표와 사례 나눔을 다룬 문고형의 연구지를 발간함으로 사역적 중복을 피하고 서로 도전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익을 누렸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창간호가 문고판형의 작은 시작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은내천 사역자들이 주목해야 할 문고판

중국은 대륙적 크기로 인해, 각 지역별 성격과 문화는 그 자체 안에 문서와 방송을 접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현실성이 있습니다. 출판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의 회족과 은내천을 지역을 알기 위해서 당 시대의 토착적 지식인과 출판사의 저작을 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아직 은내천 지역의 사역적 토대와 역사가 빈천한 상황에서 많은 지적, 사역적 도움을 주는 현지의 출판물의 접하는 것은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사역을 위한 필수과정입니다.
그중에서도 영하인민출판사에서 발행되고 있는 《회족학시리즈(回族学从书)》가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회족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총서입니다. 중국회족사, 회족인물사, 회족언어문화, 회족 이슬람 종교, 회족의 심리와 행동방식 등 중국의 소수민족 중에서도 가장 체계적이고 학술전인 성과를 이룬 저작 시리즈물입니다.
그중 입문서로 백수이(白寿彝) 교수가 쓴 중국회교소사(中国回教小史)라는 책은 모든 총서의 서론격에 해당하는 간결하고 명쾌한 문고판형의 소책자입니다. 1943년에 처음 논단에 발표한 이후 그 다음해 수정을 거쳐 처음 출간되어 나왔고, 2000년도 이후에는 영하인민출판사에서 단독으로 단행본 출간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 2부로 나누어진 목차에서 1부는 중국에 처음으로 회교가 들어온 전래와 여러 문헌에 나타난 회족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송,원,명,청대의 이슬람교의 확산과 공헌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는데, 특히 송대의 아랍상인과의 교류를 이슬람교의 전래의 시초로 소개합니다. 그 후에 원대의 학술적 기여와 정치적 입지 등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으며, 명,청시대에는 이슬람교가 다소 후퇴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학자와 군인의 역할, 그리고 청말의 문화적 작업에 대한 소개 등은 중국 소수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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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백수이 교수(1909-2000)는 역사와 교육학자로서의 명성뿐만 아니라 광명일보를 창간하여 대중을 향한 지식보급에도 힘썼던 학자입니다. 그가 다룬 역사학의 범위는 중국이슬람교사, 회족사, 중국민족관계사와 사상사 등 다방면에서 걸출한 학문적 성취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가장 주목을 받은 저작이라 할 수 있는 1980년에 편집하여 출간한 중국통사강요《中国通史纲要》와 12권으로 구성된 중국통사는 장쪄민과 이붕 총리등이 직접 친서 축하전문을 보내며 격려할 정도로 큰 호응을 일으켰고, 현재까지 30쇄, 100만권이상의 판매와 영어, 일어, 독일어, 한국어 등 주요 국가와 주변국에서 번역 출간된 책이기도 합니다. |
회족 사역을 준비하고, 기본적 이해를 도모하는 첫 단계에서는 다방면의 문고판의 책들을 추천합니다. 두꺼운 총론적 성격의 책을 읽다가 흥미를 잃고 미로에 빠지기보다는 완독에 대한 성취감과 함께 회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앞의 출판사의 시리즈물을 먼저 추천합니다. 그리고 회족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한 주제를 잡고 각론적 이해를 더하고자 한다면 두 권의 도서를 추천합니다. ‘회족 속으로’《走进回族》와 ‘중국회족사 상하’《中国回族史上下》입니다. 회족 속으로는 문고형보다는 더 상세한 내용이지만 독자중심의 친근한 문체와 접근으로 회족과 이슬람의 개요를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중국회족사’ 상하권합쳐 천페이지가 분량으로 학술적 접근의 서술로 풍부한 참고문헌의 자료와 각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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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 나침반, 그리고 나이테로서의 문고판
원서로 된 문고판의 유익이 있습니다. 회족과 중국이슬람을 알아가는 일에 있어서는 작은 책일지라도 원문을 통해 접하는 지식의 느낌은 분명 남다를 것입니다. 사역을 준비하거나 민족적 이해를 더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먼저 얇고 가벼운 문고형 원서를 추천합니다.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다음 시리즈로 주제를 잡아가면 지치고 않고 흥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첫 사역기간에 허락되는 2년의 언어연수과정이 마치면 팀을 이루어 원서강독의 방법도 유익합니다. 실례로 사역지에서 6명의 강독 멤버를 구성해 2년 반 동안에 얇은 중국어 신앙원서를 읽어가는 모임을 진행했는데, 단순한 강독모임에서 가족예배모임을 넘어 느슨한 형태의 사역적 모임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출발이 어렵지 작은 수고로 시작된 강독모임은 큰 유익과 즐거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이 모든 첫걸음은 좋은 문고판 서적의 만남과 영향이었습니다.
문고판형의 특징과 유익을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문고판은 나룻배입니다. 저자들의 경험과 지식을 나르고 공유하는 일에 언제든지 가볍게 배를 띄울 수 있는 유용한 서적입니다. 둘째 문고판은 나침반입니다. 올바른 방향을 보여주기 위해 시의적절한 시점과 내용을 가지고 신속히 출간될 수 있기에 시대의 주제와 방향을 읽어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문고판은 나이테입니다. 작은 동심원의 한 권으로 시작되지만, 결국엔 모이고 쌓여 백과사전이 부럽지 않은 각론적 성격의 총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새로운 영역을 향해 첫 발걸음을 떼어 보십시오. 팀을 이루고, 꾸준함으로 이루어 가십시오. 단 한 가지 조건은 누구에게도 손쉽게 잡히고 읽히고, 사용될 수 있는 겸손한 문고판의 마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
♣ 이관 | 전 중국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