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교연구원 대표 인병국 목사님이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가신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살아생전에 마지막 인터뷰가 된 지난해 7월 19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사택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투병 중에도 중국선교 관련 일이라면 어느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다니셨습니다. 이렇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목사님과 함께 중국선교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참 아프셨을 텐데도 목소리만큼은 여느 청년처럼 쩌렁쩌렁 하셨습니다. 그날 사주신 짜장면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점심이었습니다.
소천 1주년. 이제야 고인이 되신 목사님의 인터뷰를 정리하였습니다. 인터뷰 내용과 그동안 본지에 실렸던 목사님의 글들을 발췌하여 다시 한 번 생전의 중국선교를 향한 그의 외침에 귀기울여보고자 합니다. 중국선교의 길라잡이가 되고자 몸부림쳤던 인 목사님은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중국인들이 스스로 선교중국을 실현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선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인 목사님의 중국선교, 선교중국 이야기가 독자들에게도 내일의 중국선교, 선교중국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중국선교는 우리가 주도하는 선교에서 동역선교(同役宣敎)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중국인들 스스로가 계획하고 주도하는 선교중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
토닥토닥 가족 이야기
지금의 한동교회는 강동구 고덕동 이 자리에서 12년째다. 강동구 길동에서 월세를 올려달라고 해서 여기까지 왔다.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아들이 아버지가 아픈 바람에 한국에 돌아왔다. 아들네 부부가 교회건물 3층에 살면서 부친의 목회를 대신하고 있다. 아들이 이번 주부터 설교한다. ‘목사급 전도사’다 하시며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대견스러운 속내를 보이셨다. 처음에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말할 수 없는 은혜를 주실 거라는 것 밖에는 이해를 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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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8장 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을 이제는 가슴으로 이해한다 하시며 잠시 말씀을 잇지 못하셨다.
다섯 살짜리와 8개월 된 쌍둥이 손주 녀석들이 있는데 한 번 울어대면 건물 전체가 울린다며, 아이들의 웃음과 울음소리가 있어야 한다며 환하게 웃으시던 목사님의 모습이 기억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목사님의 작은 당부
그때 목사님의 건강상태는 방광암 수술 후 재발하여 항암치료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항암치료는 네 번을 3개월에 걸쳐서 진행하는데 한 번에 6시간씩 걸린다고 했다. 지금도 기력이 없어 힘든데 항암치료를 할 때면 지금보다 최소 20% 이상 체력과 기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항암주사는 맞을 때는 견딜 만한데 맞고 나서가 문제라고 한다. 과히 고통을 짐작해본다.
사모님도 몇 해 전에 위암 수술을 받았는데 그동안 건강을 잘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에 목사님 때문에 몸이 많이 쇠약해졌다 하시며……, 수술 받은 지 5년이 채 못 되기에 걱정스럽다고 하셨다. 본인보다도 사모님을 위해 더 기도해달라고 거듭거듭 당부하셨다.
다음은 그날 인터뷰 내용이다.
편: 편집부
인: 고 인병국 목사
편: 본지 2010년 9/10월호 ‘선교나침반’에 실린 ‘패러다임 전환에 직면한 중국선교’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습니다. “한국교회가 도전받고 있는 중국선교에서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원동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원인 중에 중국선교에 헌신하는 한국교회의 열정이 예전과 같지 않다.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관심도 적어지고 있다. 심지어 머지않아 중국선교에서 철수하려는 계획도 보인다. 제5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에서 러시아, 중국선교 강의 시간에 선교실무자가 ‘우리 교단은 2020년에는 중국선교에서 철수하려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하였다. 중국선교 모임이나 선교훈련 모임도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중국선교가 경험에 비추어 매력이 적어지고, 더 할 일이 무엇이 있나 하는 판단에 기인한다. 이러한 판단은 일리가 있긴 하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원동력의 급격한 저하는 중국선교에 적신호임에 틀림없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제6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Ⅵ, 2014. 7. 14 - 16)에서는 갈수록 힘들어하는 한국교회에 선교적으로 기여하고자 한국선교계가 진단하고 처방을 조심스럽게 내리면서, ‘自신학으로서의 건전한 한국신학 개발’ 그리고 ‘自선교학으로서의 한국선교학 정립’이 시대적 필요임을 알고, 이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나서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목사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인: 한국교회는 지금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다른 종교와 다른 게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 달라는 도전을 받고 있어요. 도전을 받고도 제대로 응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어요. 왜 한국교회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그것은 강단에 책임이 있어요. 선포되는 메시지가 ‘거룩’ 대신에 ‘예수 믿고 복 받기’가 힘차게 증거되었기 때문이죠. 거룩을 추구해야 하는 교회가 거룩 대신 보이는 복 추구에 정신이 없으니 세상과 다를 것이 뭐가 있겠어요.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자기들과 다를 것이 없는 교회를 향해 더 이상 ‘너의 소망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게 된 것입니다.
자신학, 자선교학 꼭 지금이어야 하는가? 세계선교를 뒷받침하고 세계선교사들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무너지고 있고 선교사로 헌신할 사람도 없는데, 나간 사람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선교사를 후원하는 후원교회가 무너지고 있는데…, 선교지에서 선교목적을 읽어버린 선교사들도 많은데….
편: 갑자기 궁금해졌는데요. 어떻게 중국선교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인: 1993년에 처음 중국선교에 발을 들여 놓았어요. 1994년 1월 중국어문선교회에서 ‘전문인선교중국어훈련세미나’가 열렸는데 토요일에 특강을 했어요. 특강이 끝나고 중보기도 시간에 중국선교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중국엘 가야 하는데 비용문제에 대해 기도제목을 내놓았죠. 그 기도의 응답으로 양 형제가 130만원, 우리 교인 중의 한 사람이 50만원, 이렇게 두 사람이 헌금한 것을 가지고 중국엘 갔어요. 첫 번째 중국선교 여행이었죠. 24일간을 쉴 틈 없이 돌아다녔어요. 중국 삼자교회를 둘러보면서 단편적이고 어렴풋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었어요. 중국 가정교회 지도자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면서 만남들이 차곡차곡 쌓여갔고요. 그것이 <조선족교회와 중국교회>(에스라서원)에 고스란히 실렸어요. 반응은 대단했어요. 나도 모르게 중국선교전문가가 되어있었어요. 나에게 왜 이런 책을 썼냐고, 네가 뭔데 썼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편: 끝으로 중국선교에 대해 한 말씀해주세요.
인: 중국선교사가 넘어야 할 세 개의 고개가 있어요. 첫째는 신분의 문제에요. 합법적인 신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중국에서 선교사가 합법적인 신분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어요. 사방이 막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 쪽은 열려 있습니다.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감동하심에 온전히 순종하라, 그러면 합법적으로 신분을 확보할 길이 열릴 것입니다.
둘째는 후원문제입니다. 현지에서의 사역비를 조달하는 문제입니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철수하는 것은 후원이 안 되서 나오는 경우가 더 많아요. 세월이 지날수록 생활비와 자녀교육비, 그리고 사역비는 늘어나는데 선교후원금은 그대로 있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 대안으로 현지에서 필요한 재정을 충당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것은 자비량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자비량의 한계는 이미 다 드러났어요. 현지교회에서 지원받으라는 의미입니다. 지금도 현지교회에서 부족한 사역비를 후원받는 선교사들도 꽤 있습니다.
셋째는 현지교회와의 문제입니다. 현지교회가 선교사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이 세 단계를 거쳐야 중국선교를 계속 할 수 있어요.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가장 난감한 것은 현지교회의 뜨악한 반응입니다. 겉으로 드러내서 말하지는 않지만 현지교회들이 한국교회나 선교사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에요. 자기들끼리 모여 한국교회나 선교사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 목도되기도 합니다. 현지 교회의 인정과 존중, 존경이 없이 중국선교를 계속할 길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어찌하든 ‘종의 마음’으로 진정성을 갖고 현지교회를 섬길 때 그들의 반응은 뜨악함이 아니라 존경과 간절함으로 동역할 길이 열릴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작은 규모로 사역을 하거나 의례적인 중국교회와 개별적인 협력을 하는 정도의 사역을 하게 될 뿐입니다.
맺는 말
인 목사님은 『중국을주께로』 2011년 7/8월호에 실린 ‘선교중국에 요청되는 중국인 선교사’라는 주제의 글에 대한 소견을 다음과 같이 피력하였다. “선교중국이 수행되는 시대는 디지털 시대이다. 선교지는 이미 디지털 시대를 걷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선교 사역을 수행하지만 온라인을 활용하여 사역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을 활용하여 복음을 전하고 현지교회들이 필요로 하는 전도와 사역 자료들을 제공하고, 사역자 훈련이나 신학교육을 독려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본국 교회와의 소통과 타국 선교사들과의 소통에도 디지털 기기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선교중국에 헌신하는 선교사들은 여러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하여 사역할 수 있는 기능적인 준비를 길러야 하며, 동시에 아날로그적 자료와 정보들을 수집하여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기능이 충분해도 콘텐츠가 부실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목사님의 혜안(慧眼)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까운 일은 중국선교연구원이 운영하던 ‘인보라닷컴’이 서버에 이상이 생겨서 고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목사님이 고쳐보려고 애를 쓰셨는데도 아직 사이트는 열려지지 않고 있다. 하루속히 복구되어서 중국선교사들과 헌신자들, 그리고 자료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구로 쓰임받기를 소망한다.
끝으로 오랜 기간 본지의 편집자문위원으로도 아낌없이 수고하며 글을 써 주신 고 인병국 목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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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 |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