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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3  통권 260호  필자 : 문영걸  |  조회 : 1108   프린트   이메일 
[책 속의 중국]
《찾아오신 예수》_21일간의 성탄 묵상
_유빈 저/ 문영걸 역/ 쿰란출판사

찾아오신 예수를 맞이하는 중국 기독교인의 마음
필자는 중국선교사로 십여 년 동안 사역하면서 특히 중국 기독교 역사와 중국 지식계층의 선교전략에 대해 집중하여 연구하였다. 

역사 속에 남겨진 중국교회와 중국 지식계층 기독교인들의 신앙고백에 대해 그나마 관점이 다양한 역사적 기록을 통하여 희미하나마 시대별로 그림이 그려지지만, 20세기 중후반부터는 급격하게 줄어든 자료 탓에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지 못해 좀처럼 구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특히 중국교회가 처한 시대적·정치적 상황 속에서 중국 지식계층 기독교인들의 신앙실태를 살펴보는 데는 매우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이런 제약에 부딪혀 길이 막혔을 때 유빈 교수가 출판한 《찾아오신 예수》는 필자의 중국선교 연구에 매우 좋은 참고 자료가 되어 주었다. 

이 책은 종교학 전공자가 쓴 학술서가 아니라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중국 지식인의 신앙고백서다. 250쪽 분량의 이 책은 21일간의 대강절 기간에 성탄을 기다리며 묵상하는 자기 성찰의 묵상집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또 수백 년을 이어 온 중국교회의 신앙고백적 전통뿐만 아니라 수천 년의 기독교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오늘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예수를 바라보는 중국 지식인의 신앙고백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중국에서 오늘날도 신앙고백은 순교적 결단이다
중국선교사로 사역하면서 저자와 깊은 교제의 시간을 가져왔던 필자는 기독교 신앙을 억압하는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신앙고백을 한 유빈 교수의 ‘순교적 결단’에 감동하여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간하게 되었다. 저자는 중국 유명 대학의 현직 교수로서 학술적 분야에서도 인정받은 전도가 유망한 젊은 학자다. 그가 기독교인이라는 신분을 공개했을 때 닥쳐올 예기치 못할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담대히 공개적으로 선언하였다. 가히 순교적 결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주께서 저자의 이런 순교적 결단을 기뻐 받으신 줄로 믿는다. 현재 중국의 기독교 관련 학술 논문도 발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탄묵상’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정부 출판관리부처로부터 ISBN 고유번호까지 허가받고 출판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사건이다. 유빈 교수의 이 신앙고백을 당대 중국 지식인들에게 선포하시려는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라고 확신할 수밖에 없는 기적이다.

오늘날 중국 지식인의 신앙고백
이 책은 유빈 교수의 개인적인 신앙고백만 담은 것이 아니다. 신앙의 근본이 되는 구약과 신약의 생생한 증언을 풍성하게 담았고, 본인의 학구적인 은사를 활용하여 2천 년 동안 기독교 신앙의 전통을 논리적으로 심도 있게 다루었다. 오리겐, 어거스틴, 안셀무스와 같은 교부들뿐만 아니라 프란시스, 보나벤투라, 로렌스 형제, 성 십자가의 요한, 소화 테레사 등 정교회, 가톨릭, 개신교와 같은 다양한 기독교 전통의 지혜를 편견 없이 담았다. 그래서 이 책은 전 세계적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중국 기독교인들의 그리스도에 대한 갈망과 이해가 담겨 있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주희, 왕양명과 같은 유교 정통 사상가들의 삶의 지혜도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한국적이다. 한국과 같은 문화 배경을 가진 중국 그리스도인들의 복음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와 같은 점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면서 우주적인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말씀을 붙잡고 묵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조로 되어 있는 이 책은 21일간의 대강절에 매일 중점적으로 묵상할 성경 본문과 함께 그날 삶 속에서 적용할 질문을 던진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주제를 깊게 탐구하는 묵상 내용이 나온다. ‘역사 속에 태어난 그리스도’, ‘세상에 태어난 그리스도’, ‘우리 안에 태어난 그리스도’ 이 세 부분은 저자가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삶의 폭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자연 세계와 현재의 환경 위기를 포함하여 하나님께 더 열린 사람, 다른 사람에게 더 열린 사람, 하나님이 사랑하는 세계에 더 열린 사람으로 그리고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초대된다. 

마지막은 묵상을 통해 하나님과의 교통으로 인도하는 짧은 기도문이 있다. 이 기도문이 혹시 독자 개개인의 기도 방식과 다르다면 오히려 균형 잡힌 영성의 기초가 될 수도 있다. 초신자에게는 그리스도의 문으로 들어가는 평안의 길이 될 것이고, 신앙의 경륜자에게는 신앙이 더 확장되는 영역으로 더 깊이 끌어당기는 능력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리스도의 탄생’에 관한 책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예수님의 탄생, 소년기, 세례받음, 가르침, 영광스러운 변모, 십자가 수난, 죽음, 부활을 통합적으로 아우른다. 또한 예수님의 생애 안에 있는 그리고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생명 안에 있는 성령의 역사를 특별히 강조한다. 독자들은 성경적 상상력을 갖고 성경과 기독교 전통에 기반하여 현대 생활에 반응하는 세계관에 따라 우리의 삶과 공동체 그리고 사회를 형성하도록 인도한다. 이 책을 통한 대강절 묵상이 오늘날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품고 사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깊게 알고 싶어 하는 모든 한국교회 그리스도인에게 귀중한 성탄 선물이 될 것이다. 


* 저자 유빈(游斌)은 베이징(北京)대학교 철학과에서 종교학(Ph. D.)을 전공하였고, 현재 중앙민족대학교 철학 &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국 정부의 ‘장강 학자(Chang Jiang Young Scholars)’이다. 현재 중앙민족대학교 종교연구원 원장, 비교경전학과 종교 대화 연구센터 센터장, 중국종교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역자 문영걸은 목원대학교 대학원에서 교회사(Ph. D.)와 베이징대학교 철학과에서 종교학(Ph. D.)을 전공하였다. 12년 동안 중국선교사로 사역하다가 귀국하여 현재 제주반석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미도중국선교연구소(美道中國宣敎硏究所)를 운영하고 있다. 





문영걸 | 미도중국선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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