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복음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주>의 이번 호(2023년 6월호)는 통권 250호입니다. 월간지가, 더구나 한때는 격월간지였고, 한때는 계간지였던 <중주>가 통권 250호 발간을 기록하게 된 것은 보통 일이 아니지요.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 <중주> 가족들의 사랑, 실무진의 수고, 이 셋이 합력하여 맺은 열매입니다.
<중주>가 여기까지 오면서 결호(缺號)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중주>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결호(缺號)는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아주 적었습니다. 월간지들 가운데는 한여름인 7월과 8월에는 합병호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중주>는 오래전부터 그렇게 하지를 않고 매달 빠짐없이 발행해오고 있습니다.
<중주> 250호의 ‘발행인 통신’을 쓸 준비를 하면서 저는 벽에 걸려 있는 <중주>의 ‘잡지사업등록증’을 내려 책상 위에 놓고 잘 살펴보았습니다. <중주>가 정식으로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것은 근 30년 전인 1994년 2월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3월에 중국어문선교회 본부가 제주로 이전한 다음에는 발행지 변경신청을 해서 2020년 4월 8일 자로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명의의 등록증을 새로 교부받았습니다. 저는 <잡지사업등록증>의 ‘발행목적’란에 먼저 눈을 주었습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중국 복음화를 위하여 중국의 종교와 문화, 선교내용 등 중국 상황을 국내에 소개하여 중국복음화에 기여”
이것을 좀 더 온전한 문장으로 바꾼다면 끝이 “중국복음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가 될 것입니다. 이 발행목적을 보며 <중주>가 이를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중주>가 태어나게 하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주님, <중주>가 이 발행목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옵소서!” 기도했습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께서도 함께 기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잘 만들어진 제호 잡지사업등록증 첫째 줄에는 등록번호와 제호란이 자리잡고 있는데 제호란에는 ‘웹진 중국을주께로’라고 찍혀 있습니다. 저는 이 제호를 한참 보며 여러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우선 ‘참 잘 만들어진 제호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주> 가족들 가운데는 <새벗>, <학원> 등 이런 잡지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새벗>은 어린이 잡지의 대표격이었고, <학원>은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잡지의 대표격이었습니다. 이들 잡지의 이름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잘 지어진 제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는 ‘중국을주께로’라는 이름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중국을주께로’라는 제호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중국을 주께로 잘 인도할 수 있을까?’ 한참 동안을 생각했습니다. 제호에 어울리는 잡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그랬나 본데요, <중주> 가족 여러분은 앞의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주시겠습니까?
저는 결국 ‘지름길은 없다. 그저 기도하며 꾸준히 이 길을 걷는 것이 답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에 민족복음화운동이 일어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화여대 총장이셨던 김활란(金活蘭) 박사님이 중심이 되어 일으킨 운동인데 이 운동의 표어가 “삼천만을 그리스도에게로!”였습니다.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말을 들으며 지금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표어입니다.
그때 그 표어는 달성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의 민족복음화운동을 통해 한 자리 숫자에 머물고 있던 우리나라 기독교 인구의 비율이 최초로 두 자리 수대에, 다시 말해 10%대에 들어섰고 그 뒤로 꾸준히 증가해서 기독교 인구가 천만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중국을 주께로 인도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해 애쓰다 보면 중국의 복음화가 언제인가는 이루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중국을 주께로는 이 웹진을 발행하고 있는 중국어문선교회의 핵심 가치입니다. 중국어문선교회가 변함없이 이 핵심 가치를 붙들고 행진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실 것을 또한 부탁드립니다.
역설일까요? 지금 한국감리교회는 원산부흥 120주년 기념행사를 여럿 진행하고 있습니다. 1903년 여름에 원산에서는 선교사들의 사경회가 열렸습니다. 감리교 의료선교사였던 하디(R. A. Hardie)가 강사로 초청받았습니다. 그 사경회에는 중국에서 선교하다가 의화단의 난을 피해 한국에 온 선교사들도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하디는 그들의 간증을 들으며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당시 하디는 한국에서의 선교사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과 침체를 겪고 있었는데요, 성령께서 그의 오만 때문에 그렇게 되었음을 깨우치며 사람들 앞에서 잘못을 고백하라고 했습니다.
하디가 이에 순종하여 공개적인 참회를 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원산부흥이 일어난 감리교에서는 이를 ‘하디 영적 대각성’이라고 부르며 지금 그 120주년 기념행사를 여럿 진행하고 있습니다. 1903년 원산부흥에 이어 1907년 평양대부흥, 1909년의 백만인 구령운동이 계속해서 일어났는데 이 부흥운동은 모두 어렵고 힘든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일들만 꼽아보아도 1894년의 동학란과 청일전쟁, 이듬해의 명성황후 시해 사건, 콜레라 유행, 1904년의 러일전쟁, 그 이듬해에는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었고, 1910년에는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습니다. 한마디로 암울(暗鬱)했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중국교회는 많은 어려움을 계속해서 겪고 있는데요, 이것이 중국교회 부흥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고 하면 역설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난 5월 1일부터 3일까지 제주시 오등동에 있는 난타호텔 그랜드볼륨에서는 ‘2023 이주민선교포럼’이 열렸는데, 주제는 ‘지역교회 이주민선교와 다문화 목회’였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총회세계선교회(GMS)가 주최하고, GMS이주민선교연합회가 주관했습니다. 이 포럼은 세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중주>는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그 내용을 특집으로 실으려고 합니다.
이번 호에는 1세션에서 발표된 ‘지역교회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 중에서 세 편을 수록했습니다. ‘지역교회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 ‘다민족 사역 활성화를 위한 지역교회의 역할과 전략’, ‘이주의 시대, 창의적 선교 방법’ 등 여러 문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주민선교, 다문화 목회 모두 우리의 현안 과제들입니다. <중주>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베풀어주신 사랑과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중주> 가족 여러분의 강건을 기원합니다.
사진 설명 및 출처 | 120년 전 한국교회 부흥의 진원지 역할을 한 교회들 중 하나인 원산 남동감리교회의 모습 (K기독신문)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웹진 <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