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아랍의 봄이 시작될 때 많은 사람들이 아랍권에 민주 정권이 들어서고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복음의 문이 좀 더 열리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는 유일하게 튀니지 밖에 없다.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예멘은 아직도 혼란스럽고 민주화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2014년부터 이라크, 시리아에서 맹위를 떨치던 이슬람국가(IS)도 사실상 궤멸되었다고 미국이 발표하였지만 시리아에서는 여전히 바샤르 알 아사드의 정부군과 반군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시리아난민의 숫자는 2018년 현재 1,300만 명을 넘어섰다.1) 아랍의 봄 7년이 지난 그 후의 그 결과물들은 그야말로 절망적이다.
“주님은 그때 어디 계셨는가?”
“왜 이런 일들을 이 땅에 허락하셨는가?”
그러나 그 절망의 이면에도 소망이 있음은 바로 우리에게 았는 그리스도 예수로 인함이다. USA TODAY2)에 의하면 레바논의 한 시리아 정교회의 주교 조지 살리바는 2011년 이후부터 2017년 3월까지 약 100명의 시리아난민에게 세례를 베풀었다고 한다. 또한 이 교회에는 난민들로 구성된 수십 개의 성경공부그룹이 있다고 했다. 이것은 오직 한 교회에서 회심한 사람들의 숫자이다. 레바논은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로 수많은 교회가 있고, 레바논이 받아들인 시리아난민의 숫자가 100만 명3)을 넘어선다는 것을 감안하면 회심자의 수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언론 가디언4)에 의하면 독일에 있는 트리니티교회는 난민으로 인하여 2016년 2년 동안 150명에서 700명으로 교인이 약 4.7배 증가했고, 오스트리아의 한 가톨릭교회는 2016년 3개월 동안 300명에게 세례를 주었는데 이중 70%가 난민이었다고 한다. 미국의 브레이크포인트5)에 의하면 자바드라는 이란 출신의 무슬림 회심자는 지난 8년 동안 자신이 매일 나가는 난민센터에서 2,000명 이상의 무슬림이 회심했다고 말했다. 베를린에 있는 한 교회에서는 3년 동안 약 1,200명의 무슬림이 회심했다고 한다.
아랍의 봄에서 시작된 파괴, 전쟁, 혼란의 불확실성, 수많은 무슬림들의 죽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경험한 난민들이 회의감, 환멸로 인해 역설적이게도 그리스도께로 나아오는 무슬림들의 전례 없는 추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들의 회심의 현장에는 항상 박해가 있다. 박해 당하는 MBB(무슬림 배경의 신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흔히 우리는 박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성경에서 바울을 포함한 주님의 제자들은 박해가 오지 않게 기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해 가운데에서도 담대히 하나님이 말씀을 전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행 4:29).
또한 예수님은 박해하는 자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셨다(마 5:44).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가? 박해받는 그리스도인, 교회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하지만(행 12:5), 박해하는 무슬림들, 정부, 무슬림공동체, 그리고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리스트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박해하는 자들에게 가장 큰 축복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영생을 얻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박해하는 자들을 향한 기도에서부터 시작된다. 예수님의 관심의 초점은 바로 잃어버린 자에게 있기 때문이다(눅 19:10).
왜 이슬람권에 이와 같은 대규모의 회심과 복음운동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나님의 크신 뜻을 우리가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는 주님이 우리에게 약속을 주셨고 그 약속의 성취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을 세우셨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회복하시겠다는 약속을 놓고 다니엘과 예레미야, 에스겔과 같은 선지자들이 이를 위해 기도하게 하셨고 그 기도를 통해 약속을 이루셨다.
그리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전 세계적인 비전(계 7:9-10)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고 그 비전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우리는 이러한 소식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나는 25년 동안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을 위해 기도하고, 이슬람권에서 이런 대규모의 회심이 일어나고 있는 그 중심에는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운동’ 6)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약속을 주시고 그 약속을 위해 기도하게 하시고 또한 그 약속을 우리를 통해 성취해가시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 중국 리수족선교에 헌신하여 한 종족이 복음화가 되어 어떻게 온전히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던 제임스 프레이저는 ‘믿음의 기도’라고 부르는 기도를 시작했다. 그것은 명백하게 초점을 맞추어 확실한 믿음으로 구하면 구체적으로 응답되는 그런 기도를 말한다. 이것은 자기가 계획을 세워놓고 축복해 달라고 떼를 쓰는 그런 기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분의 계획을 알기 위해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제임스 프레이저는 믿었다.7)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의 약속을 묵상하며 그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믿으며 그 약속을 붙잡고 기도하여야 한다. 전 세계 무슬림들을 향해 바로 이런 기도가 필요하다. 훨씬 더 긴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믿음의 기도’를 끈기 있는 믿음으로 시작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미주
1) www.unhcr.or.kr
2) USA TODAY, 2017년 3월 3일.
3) UNHCR Global Trends 2016.
4) The Guardian, 2016년 6월 5일.
5) BREAKPOINT, 2016년 11월 4일.
6) ‘2018년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는 2018년 5월 15일부터 6월 13일까지 진행된다.
7) 에일린 크로스만, 《산비》, ㈜로뎀.
* <프론티어스>(vol. 45 | 2018 Spring)의 게재된 글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싣습니다.
주긍휼 | 프론티어스코리아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