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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2  통권 187호  필자 : 변성래  |  조회 : 2589   프린트   이메일 
[책 속의 중국]
《차이나 이노베이션》-모방에서 주도로, 중국발 혁신 세계를 앞지르다
_윤재웅 (지은이)/ 미래의창

 

 

현재 시점에서 잠시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본다. 물론 중국의 그 시간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했다. 세계 시장은 의류나 신발,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메이드인차이나’ 제품으로 넘쳐났다. 외형적으로는 중국의 제조업이 급성장했지만 질적인 개선은 더뎠다. 오죽하면 역시 중국 제품은 ‘차이 나’라는 말이 회자되었을까! 중국기업들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듯 운영되었다. 해외기업의 브랜드와 디자인을 거침없이 베끼면서 중국은 ‘짝퉁의 본산’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었다. 중국공산당 정부가 ‘짝퉁시장’을 독려한다는 소문까지 돌았을 정도다. 2015년 존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중국에서 나온 혁신적인 프로젝트, 혁신적인 변화, 혁신적인 제품 하나만이라도 이름을 대보라”라고 말했다.
 

지금은 어떤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은 현 시점을 볼 때 이제는 미국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 중국의 기술을 모방하고 있다는 외신이 심심치 않게 들려올 만큼 중국 ICT기업이 글로벌 혁신을 주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ICT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은 최근 새로운 운영체계 ‘IOS 11’에 대화하면서 송금하는 기능과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는 중국 최대 ICT기업인 텐센트(Tencent)가 이미 2013년부터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Wechat Pay)에 적용해온 기능이다.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인 코니 챈은 “이제 미국의 테크기업들이 중국기업들의 카피캣”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모바일, 가상현실, 인공지능(AI), 드론,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에 이르는 많은 분야에서 중국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상 중국과 같이 거대한 국가가 짧은 기간에 체제 변화와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어낸 경우는 없었다. 그 결과 중국은 2009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되었으며, 201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2017년 〈포춘(Fortune)〉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15개가 중국기업이었다. 미국의 132개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2000년에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중국기업이 10개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 경제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거대한 중국을 이끌어왔던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체제 안정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값싼 노동력에 의존했던 제조업은 임금 상승과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국영기업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흥청망청 투자하는 방식은 시간이 갈수록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버블과 과잉투자라는 부작용만 키웠다. 빈부격차가 커지고, 심각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은 건강한 성인의 일상생활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
 

중국의 중대한 변곡점
지금 중국은 뉴노멀 시대를 맞이해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중진국 함정’에 주의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초기 단계에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다가 1인당 소득이 통상 4.000-1만 달러인 중진국 수준에 이르면 성장이 장기간 정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진국 함정에 빠진 국가는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 지역과 계층 간 소득격차, 신성장동력 확보 실패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1960년대 이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와 포르투갈,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가 대표되는 사례이다.
 

한편 중국 경제의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인구를 보는 관점도 달라졌다. 14억 인구가 제조업 시대에는 풍부한 노동력이었다면 서비스업 시대에는 거대한 구매력을 지닌 소비자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로봇 산업 육성
중국 정부가 로봇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생산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견인해온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잠재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근로자 임금이 상승하면 노동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산업용 로봇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중앙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책에 발맞추어 지방 정부들도 잇따라 로봇산업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광동성(广东省), 장쭈성(江苏省) 등 중국 전역에 걸쳐 40여 곳의 로봇산업단지가 구축, 운영되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윤재웅은 중국 푸단(复旦)대학교에서 경제학(석사)을 전공했다. 현재 선대인경제연구소 중국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거시경제정책과 주력 산업의 동향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중국의 혁신, 무엇이 다른가?’ ‘중국의 혁신, 세계를 리드하다!’와 함께 ‘한국의 과제’ 등으로 빛의 속도로 변신하고 있는 혁신 국가, 중국의 이야기를 소상하게 들려준다. 현재 중국의 IT산업의 현주소와 경제동향을 여러 자료와 사례를 들어 소개해준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무턱대고 제로섬 게임을 펼치기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분업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기술혁신과 산업고도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마주칠 날이 멀지 않았다.”

 





변성래 | 중국을 알고 싶은 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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