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간 숱한 어려움과 우여곡절 가운데 멈추지 않고 달려왔던 국내 유일의 중국선교 전문잡지 『중국을주께로』가 종이책으로서 이별을 고한다는 소식과 함께 전편집장으로서 소감 원고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자마자 제 머리를 스친 건“와 이제부턴 편집부 간사님들의 수고가 조금 줄어들 수 있겠다”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작업량은 웹진이 되어도 별 다르지 않다는 말에 사실 조금은‘실망’을 하였습니다.
『중국을주께로』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4년 중문과 졸업 후 자원봉사로 세미나 강의 녹취를 도와드렸던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아무 경험도 없던 제가 얼떨결에 뛰어들어 8년이나 이 잡지를 만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요.
그 당시는 한국에 본격적으로 중국선교가 꽃피기 시작하고, 많은 분들이 중국에 대해, 중국선교에 대해 알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했던 시기였습니다. 갈 바를 알지 못해 방황하는 많은 분들에게 중국과 중국선교, 중국교회의 실상을 알리고 올바른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나름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마감일이 다가오면 간사 모두가 밤을 새우면서 눈이 빨개지도록 원고교정에 매달리기도 했었지요.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실어야 할 필요성 때문에 1년에 한 두 차례 중국 각도시를 방문하여 취재하고 인터뷰했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저 역시 11년째 이곳에서 살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중국선교 상황을 담고자 애쓰는 저희와 달리, 늘 보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장 필자들의 원고를 수정하면서 단어 하나, 사진 한 컷 때문에 고민하였습니다. 때로 편집진의 실수로 여과 없이 공개된 기사를 보고 불같이 화를 내던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땐 지나치게 민감한 그분들의 태도가 섭섭하기도 했는데, 정작 중국에 살다보니 저와 관련된 지역이나 사역에 대해 실린 기사의 단어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제 자신을 보며, 그 당시 매우 긴장하고 염려하셨을 선배 선교사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여러 가지 이유로 잡지라는 지면을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보다 많은 분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웹이라는 공간에서 더욱 유익한 현장의 소리, 풍부한 지식과 정보들이 전해질 것을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웹진을 만드느라 애쓰실 간사님들께 글로나마 위로와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귀한 사명의 자리에서 흘리는 눈물과 땀방울, 그분이 아시고 수십 배로 갚아주시리라 믿습니다.
한영 | 본지 4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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