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모든 미전도 방언종족을 주께로!’라는 주제로 열린 ‘2023 THN KOREA GLOBAL CONFERENCE’의 폐회예배 설교를 싣게 되었습니다.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라는 질문에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본문: 왕상 19:9-14 제목: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엘리야의 사역을 돌아보면 사역의 큰 부침이 발견됩니다. 갈멜산에서의 영적 전투, 3년 반 동안 비를 내리지 않게 하고 또 기근을 끝장내는 비를 내리게 한 일 등은 대표적인 승리의 사역으로 소개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엘리야는 자기의 생명을 빼앗겠다고 하는 이세벨의 말 한마디에 두려워하여 도망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도리어 하나님께 “죽기를 원하니…내 생명을 거두어 달라”고 완전히 우울증 증세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엘리야의 좌절과 탈진 상태를 말해줍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엘리야를 탓하지 않고 로뎀나무 아래에서 쉬게 합니다. 천사의 돌봄으로 먹고 자고 하도록 안식을 베풀어줍니다. 힘을 얻은 엘리야는 40주, 40야를 걸어서 호렙산에 이릅니다. 그 호렙산 동굴에서 만난 하나님의 일을 본문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1. 엘리야의 동굴 절망과 두려움과 탈진이 되어 동굴 속 깊이 들어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를 구하고 있는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왕상 19:9) “엘리야가 그 곳 굴에 들어가 거기서 머물더니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그 곳 굴’은 원어로 직역하면 ‘거기(샴) 그(함) 굴(메아라)’이다. 특별히 굴 앞에 정관사를 붙여 그 굴이라 호칭한 것을 보면 그 굴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익히 아는 특별한 장소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호렙산 하면 누가 연상이 됩니까? 바로 모세의 그 굴을 지칭한다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당연히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모세가 출애굽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던 바로 그 굴, 그 굴이 히브리어로 ‘함메아라’입니다. 엘리야는 하나님이 모세를 불러서 만났던 그 산에 올랐습니다. 그곳에서 자기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를 원하였습니다. 그 당시 성경은 구약 말씀이었습니다. 구약 말씀 중 핵심은 모세오경이었습니다. 모세오경의 저자는 모세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만나주었던 장소 바로 그 장소, 그 곳 (그) 굴에서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말씀하십니다.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절망, 두려움, 사역에 지쳐 있고 하나님과 사람에 대하여 미움과 섭섭함이 있습니까? 우울하십니까? 여러분은 어찌하여 왜 여기 와 있습니까?
여러분도 엘리야가 느꼈던 것처럼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맞이한 새로운 시대에 주께서 내 인생을 향한 말씀이 갈급한 것이 아닙니까? 저와 여러분도 절망에 빠졌던 엘리야처럼 또한 새로운 인생에 관한 엄청난 도전 앞에 선 바울처럼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말씀을 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하나님이 이곳으로 여러분을 인도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이곳 진새골이 엘리야의 그곳 굴이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2.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과거 부흥의 양식 엘리야는 호렙산 동굴에서 바람, 불, 지진으로 여호와의 임재를 경험했습니다. 기적적인 외적인 현상을 통하여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습니다. (왕상 19:11)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가서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에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바람 후에 지진이 있으나 지진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왕상 19:12)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왕상 19:13) “엘리야가 듣고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가 굴 어귀에 서매 소리가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여기에서 바람, 지진, 불은 하나님의 임재의 구약적인 표현입니다. 하나님의 임재 방식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더 엘리야의 사역은 그러한 기적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엘리야는 그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과거에 내가 만났던 하나님의 임재 방식을 구합니다. 그리고 자꾸만 외적인 현상에 치우치려고 합니다. 끊임없이 우리의 사역에 바람, 지진, 불같은 기적의 역사를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도 분명히 있습니다.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불을 체험했잖습니까? 엘리야는 하늘에서 3년 반의 기근을 종식시키는 비를 내리게 하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엘리야는 도망자가 되었고 이스라엘은 여전히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좌절과 두려움에 싸여 있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방식으로는 엘리야를 일으켜 세울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도 아닙니다. 엘리야가 지금 이 시기에 해야 할 다른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엘리야는 그런 과거에 경험했던 기적적인 방식에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엘리야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굴 어귀’라는 단어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엘리야가 여전히 얼굴을 가린 채로 굴 어귀로 나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단어를 통하여 엘리야가 얼마나 철저하게 굴 속 깊은 곳에 머무르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엘리야를 ‘굴 속’에서 ‘굴 어귀’로 걸어 나올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그것은 엘리야가 들었던 세미한 소리였습니다.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사랑하는 선후배 동역자 여러분! 이번 콘퍼런스를 통하여 여러분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으셨습니까?
“000아,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3. 세미한 소리 ‘세미한 소리’를 통해 하나님은 엘리야의 남은 인생을 향한 계획을 말씀하십니다. 엘리야가 들었던 세미한 음성은 15, 16절에 있습니다.
(왕상 19:15-16)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를 통하여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고 너는 또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고 또 아벨므홀라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
엘리야는 세 가지 사명을 받습니다. 그 사명은 -다메섹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으로 세우라!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라!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
엘리야에게 임하였던 하나님의 세미한 말씀의 핵심은 영적, 육적인 다음세대를 세우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엘리야가 마땅히 취해야 할 사역이었지만 엘리야의 사고는 과거 사역의 재연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엘리야가 이후에 행한 일은 단 한 가지 엘리사에게 기름 부어 선지자로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하사엘을 아람의 왕으로 세운 일과 예후를 이스라엘 왕으로 세운 일은 선지자 엘리사의 사역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영적인 후대에 맡겨 말씀대로 이루어질 일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엘리야는 영적인 다음세대를 세우면서 하나님의 사명을 완전하게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엘리사를 통하여 아람왕 교체와 이스라엘왕의 교체가 일어나게 되었고 그 왕들을 통하여 아합왕의 가문은 완전히 발본색원하여 전멸하게 되었습니다. 완전한 세대교체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신앙의 다음세대, 영적 다음세대에 기름 붓는 사역입니다. 그것이 엘리야에게 주신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의 실체였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25년 정도 사역을 하다가 한국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간섭하심으로 현지인과 한인교회의 이양 작업을 마쳤습니다. 사역을 이양하면서 저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못다 이룬 소수민족선교의 일이었습니다. 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중국의 소수민족 300방언종족에 제자를 세우고 교회를 세우라는, 저로서는 말도 안 되는 부담이었습니다. 저의 사역은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던 일인데 제가 사역을 이양할 때 보니 턱없이 목표에 미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저를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불충성한 결과인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사역을 위임받은 요한이라는 제자 사역자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생님, 300종족 사역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이어받겠습니다.”
저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제가 마음속으로만 간직했던 그 부담을 제자 사역자의 고백을 통하여 해결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저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편안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부분적으로만 섬겨 왔던 THN 사역으로 저의 남은 인생의 사역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THN 사역은 여러분들이 2박 3일 동안 보고 들었던 것처럼 2021년 속초 콘퍼런스와 2022년 네팔 콘퍼런스 그리고 인도, 네팔에서의 현지인 모임, 타지키스탄에서의 개척과 현장 선교사님들과 함께하는 사역으로 그 범위가 확장되고 진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중국선교사로서도 너무나 부족한 제가 이제는 인도, 네팔, 타지키스탄까지 히말라야 권역을 확대하여 섬김을 이어가게 되었으니 이 또한 놀라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이번 대회에 축사를 해주셨던 방00 회장님과 제가 며칠 전 통화하면서 THN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안데스산맥 주변 국가들의 선교사 연합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언을 드렸습니다. 목사님이 부담을 받으셨으니 이제 목사님이 그 일을 시작하십시오. Trans Andes Network를 만드십시오. 방00 회장님이 생각도 못해 본 선교적 통찰력을 얻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사이 한국에 있는 3년 동안 THN Korea 사무실이 생겼고 정기 기도회가 시작되었고 THN 글로벌의 각종 모임을 섬기고 있습니다. THN Korea 사무실은 조그만 건물 지하실에 있습니다. 어느 날 제가 지하실에서 기도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왜 나는 사역 말년에 지하 사무실에 아무도 없이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지? 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신감과 믿음이 뚝 떨어졌습니다. 그럴 때 본문 말씀이 제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제가 처한 사정이 바로 엘리야의 동굴 속에 투영되었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지?’ 아직도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한국에서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하고 있을 때 그 동굴이 제게는 더 이상 낙심의 동굴이 아니었습니다.
“아브라함아,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이 말씀이 제게 강력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곳 동굴에서 엘리야는 새로운 사역의 방향을 말씀으로 받은 것입니다. 엘리야는 동굴 밖으로 걸어나갔고 하나님의 분부에 순종했습니다. 엘리야에게서 기름 부음 받은 엘리사는 실제로 스승인 엘리야보다 갑절의 기적과 역사를 성경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엘리사에게 엘리야의 갑절의 영감이 임한 결과입니다. 여러분에게 갑절의 영감이 임하기를 축원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저는 이 대회를 위해 기도하는 중에 진새골이라는 장소가 어떤 분에게는 엘리야의 동굴과 같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골’자와 ‘굴’자가 비슷하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이곳에서 2박 3일 동안 주의 세미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여기 모신 강사님들은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인생 곳곳에서 만난 고마운 분들입니다. 저의 인생의 멘토 같은 스승, 친구 같은 멘토 그리고 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동역자들입니다. 이러한 분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실 수 있다는 것만도 제게는 더할 수 없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강사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동역자님들에게도 하나님이 강사님들을 통하여 세미한 음성을 들려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우리 중에 어떤 분들은 엘리야의 역할을 부여받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엘리사의 역할을 감당할 분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두 가지 역할, 즉 엘리야의 역할과 엘리사의 역할이 교차하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이번 참석자들은 10대부터 70대 후반 원로목사님인 분들까지 130명이 함께했습니다. 이곳은 목회자와 선교사들 그리고 사업가와 성도님들이 새 시대의 주의 음성을 듣고 기름 부음 받는 사명의 재창조가 일어나는 장소가 될 줄로 믿습니다. 엘리야 세대의 목회자 그리고 선교사님들에게는 엘리사 세대의 사명을 감당할 다음세대의 지도자들을 위한 중보와 기름 부음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엘리사 시대에 해당하는 다음세대의 주역들은 오늘 이 시간 갑절의 영감이 임하는 시간이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정아브라함 |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