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에서 자주 듣게 되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정서가치(情绪价值)’이다. 이 단어를 중국어로는 ‘칭쉬자즈(情绪价值, qíngxù jiàzhí)’라고 한다. 이 단어를 직역하면 “정서적 가치”라는 뜻이지만 더 자연스럽게는 “상대에게 주는 감정적 효용” 또는 “정서적으로 주는 만족과 위로의 가치”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2023년 12월, 중국의 유명 생활잡지 〈야오원자오쯔(咬文嚼字)〉’가 발표한 10대 유행어에도 이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이 단어는 원래 마케팅 분야에서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느끼는 감정적 보상과 비용의 차이를 뜻하는 표현으로 쓰였지만, 최근 중국의 일상 언어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말로 널리 확장되었다. 이 단어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오늘날 중국인들의 마음을 가장 잘 설명하는 ‘사회·문화적 키워드’라고 말할 수 있다.
‘정서적 가치’의 핵심은 단순히 성격이 좋다는 뜻이 아니다. 이 표현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상대의 감정 상태를 얼마나 잘 보살피고 조율하는가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말투가 부드럽고 공감 능력이 높으며, 갈등을 키우지 않고,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은 “정서적 가치가 높다”라고 여겨진다. 반대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함께 있을 때 불안, 피로, 긴장, 소모감을 주는 사람은 “정서적 가치가 낮다”라고 평가한다. 이 신조어는 인간관계를 기능적 효율보다 정서적 체험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여기서 말하는 정서적 가치란 비싼 선물이나 경제적인 도움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오늘날 중국 사회가 감정, 관계, 심리적 만족을 얼마나 중요한 화두로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신호이기도 하다.
정서적 가치라는 표현이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첫째, 빠른 도시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많은 사람이 학업, 취업, 직장, 결혼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높은 압박을 경험하게 되었다. 둘째, 모바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사람들은 더 빠르게 연결되지만, 동시에 비교와 피로, 고립감도 더 많이 느끼게 되었다. 셋째, 소비 패턴 역시 단순한 기능 중심에서 감정과 경험 중심으로 이동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젊은 세대가 뭔가를 선택할 때, “성능 대비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칭자비(情价比: 정서적 가치의 비율, 또는 감정 만족도 대비 효율)”을 따진다고 한다.
정서적 가치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변화는 중국 사회가 물질적 풍요의 단계에서 심리적 풍요와 정서적 보상에 더 민감한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생계, 주거, 취업 그리고 가족 부양 같은 현실적 문제가 중심이었다면, 오늘날 특히 청년층은 “무엇을 소유하느냐”보다 “그것이 나를 얼마나 기분 좋게 하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변화는 소비, 연애, 친구 관계, 직장 문화 그리고 콘텐츠 등 소비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또한 이 단어는 중국 청년 세대가 관계를 평가할 때도 심리적 안전감과 정서적 회복력을 훨씬 더 중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로 상처를 주는 관계보다 편안한 관계를, 과도한 의무보다 상호 존중을, 무조건적인 희생보다 감정적으로 건강한 상호작용을 선호한다. 이를 통해 중국 사회에서 개인의 내면 감정이 공론화되었고, “감정 노동”과 “정서 관리”가 일상 언어의 핵심 요소로 이미 들어왔음을 읽을 수 있다.
현재 중국 청년들이 정서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여러 자료가 분명히 보여준다. 2025년 중국 청년 대상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청년이 ‘정서적 가치’를 인정했고, 약 60%가 이를 위해 돈을 쓰는 데 동의했다. 또한 “즐거운 소비(快乐消费)” 또는 “정서적 가치 대비 소비(情价比消费)”가 확산하고 있으며, 청년들의 월평균 정서를 위한 소비 지출도 상당한 수준으로 보고되었다. 2025년의 관련 보도는 젊은 세대가 단순히 저렴한 상품보다 기분을 좋게 해주는 상품, 관계를 위로해 주는 서비스, 자기 자신을 달래는 경험에 돈을 쓰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실제 예시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인형, 굿즈, 전시, 공연, 카페, 체험형 콘텐츠, “인공지능 동반(AI陪伴)” 서비스, 감정 상담형 콘텐츠 그리고 친구 역할을 해주는 각종 온라인 서비스 등이 모두 정서적 가치를 판매하는 사례로 언급된다. 중국 청년들은 “물건 자체”보다 그 물건이 주는 위로, 재미, 안정감, 소속감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상품의 기능적 효용뿐 아니라 정서적 체험 자체가 구매 이유가 되고 있다.
정서적 가치라는 신조어와 그것이 반영하는 문화는 분명 긍정적인 면이 많이 있다. 첫째, 사람들에게 자기 감정을 돌보는 언어를 제공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전에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약함으로 간주하거나 참아야 할 것으로 여겨질 수 있었지만, 정서적 가치는 감정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게 만든다. 이는 개인의 정서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인간관계가 일방적 희생이나 무조건적 인내가 아니라 상호 돌봄을 기반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정서적 가치를 중시하면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되고, 말과 태도의 영향력을 더 의식하게 된다. 셋째, 소비 측면에서도 정서에 관련된 소비는 문화산업과 서비스 산업에 활력을 준다. 공연, 문화상품, 힐링 콘텐츠, 체험형 공간 그리고 심리 지원 서비스 등은 사람들의 정서적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넷째, 불안과 피로가 큰 사회에서 작은 위로와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는 태도는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 첫째, 가장 큰 문제는 정서적 가치가 지나치게 상품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공감, 위로, 친절 그리고 배려까지도 시장 가치로 환산된다면 관계의 진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 사람이 진심으로 소중해서가 아니라, “나를 편하게 해주기 때문”으로만 축소될 위험도 있다. 둘째, 정서적 가치에 대한 집착은 과도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청년들의 정서 소비는 점점 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감정적 불안이 바로 소비로 연결된다. 이런 경향은 일시적인 위안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소비만 반복하게 만들 수 있다. 셋째,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나에게 좋은가, 아닌가”라는 기준으로 지나치게 단순화하면 인내, 책임, 헌신 그리고 희생 같은 덕목이 약화할 수 있다. 특히 공동체나 가족과 교회 같은 관계에서는 정서적 편안함만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없어서 모든 관계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위험하다.
종합해 보면, 정서적 가치라는 신조어는 오늘날 중국 사회가 물질숭배에서 감정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언어 현상이다. 이 말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경쟁 심화, 불안 증대, 관계 피로, 소비의 감성화 그리고 청년세대의 심리적 욕구를 한꺼번에 드러낸다. 특히 중국 청년들이 정서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은 다양한 조사와 소비 행태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이 신조어는 현대 중국인의 삶을 이해하는 중요한 창이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서적 가치 자체가 아니라 그 가치가 진정한 배려와 상호성을 낳느냐, 아니면 일시적 위로만을 팔아넘기는 시장 논리로 변질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정서적 가치는 오늘날 중국 사회의 정서를 잘 설명하는 유용한 개념이지만 그것이 인간관계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신조어의 가장 건강한 의미는 사람들이 서로를 더 편안하게 하고 더 성숙하게 돌보는 방향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정서적 가치라는 단어를 단순히 세속적인 유행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것은 하나님이 중국 사회 한가운데 던져 놓은 질문일 수도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만족하는가?”,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말이다. 오늘날 중국인들과 중국의 젊은 청년들이 찾고 있는 것은 결국 마음의 안식이다. 그리고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
아무리 많은 사람에게 위로받고, 인정받아도 마음은 여전히 외로울 수 있다. 아무리 큰 성공을 이루었어도 마음이 공허하고 만족감을 못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찾는 최고의 정서적 가치는 결국 하나님 안에서만 완성된다. 하나님은 우리의 성공 때문에 사랑하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에서 정서적 가치라는 신조어가 널리 사용되는 현상은 단순한 언어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빠르게 성장한 사회 속에서 더욱 깊어진 인간의 외로움과 관계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시대의 언어이다. 그리고 우리의 눈으로 본다면, 이는 복음이 가장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접점이기도 하다. 오늘도 수많은 중국 청년이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을 찾고 있지만 어쩌면 그들의 진짜 갈망은 사람을 통해 얻는 일시적인 위로가 아니라, 자신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정서적 가치’는 시대의 유행어를 넘어 오늘 우리가 중국 청년들에게 전해야 할 복음의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다. (*) ♣
*이 글은 챗지피티(ChatGPT)+퍼플렉시티(Perplexity)의 자료를 종합한 것이다.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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