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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6  통권 288호  필자 : 이일형  |  조회 : 1390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2차 메단 적응기 _언어의 한계보다 더 큰 다음세대를 향한 사랑

샬롬! 무더운 여름, 동역자 여러분 모두 평안하신지요? 여기도 무덥고 습한 여름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희 가정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가정은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16일까지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파송교회와 후원교회에 가서 선교보고를 하고, 여러 동역자와 만나서 선교현장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 병원 진료와 막내 찬유의 간단한 시술도 받고 왔습니다. 여러 곳에서 불러주시고 동역자분들과 만남이 계속 이어져서 한 달 동안 쉬는 날이 거의 없었지만, 이렇게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많은 섬김과 새 힘을 받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 일정을 마치고 7월 16일 아침 7시 공항으로 출발하여, 인천공항에서 오전 11시 비행기로 출발했습니다. 6시간을 날아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다시 메단행 비행기로 갈아탔고,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였습니다(시차 2시간, 한국 시간으로는 자정). 긴 여정이었지만 짐과 가족 모두 무사히 도착한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곰팡이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집 안 곳곳이 먼지와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한 달 가까이 집을 비우면서 벌레가 들어올까 봐 문을 다 닫아두었는데, 이 습한 지역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곰팡이를 키우는 온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층을 대충 정리하고 짐을 들고 2층 안방으로 올라갔는데, 화장실에 들어간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습니다. 바퀴벌레였습니다.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라, 아예 그곳에 집을 지어놓은 것 같았습니다. 곧바로 바퀴벌레 스프레이를 들고 뿌렸는데 여러 마리가 튀어나왔고, 그렇게 한 시간 넘게 바퀴벌레와의 전쟁을 치렀습니다. 그날 저녁에만 잡은 바퀴벌레가 서른 마리는 넘었던 것 같습니다. 짐도 풀지 못한 채 잠자리만 겨우 정리하고 누우니 새벽 1시가 넘어있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가정의 ‘2차 메단 적응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난장판이 된 집을 청소하고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 온 짐을 정리하다가, 가족 모두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곰팡이와 먼지를 많이 마신 탓인 듯합니다. 그래서 토요일 아침 약국에서 항생제와 감기약을 사다 먹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숙제가 더 남아 있었습니다. 메단에 도착한 바로 그 주일(19일)에 설교를 해야 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일정이 워낙 빡빡해 메단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까지 설교를 준비했고, 금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겨우 통역자에게 원고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에는 집 정리와 청소를 마무리했고, 저녁이 되어서야 설교 준비에 들어가 결국 뜬눈으로 새벽을 맞았습니다. 그렇게 피곤함 속에 찬양을 들으며 피곤해서 잠시 눈을 감고 있는데, 주님께서 제 마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메단에 다시 와줘서 고맙다.” 그 순간 저는 펑펑 울었습니다. 주님은 제 마음을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다. 저희가 있어야 할 곳이 이곳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늘 힘들고 버거웠습니다. 

반대로 오랜만에 찾은 한국은 날씨도, 음식도, 이동도, 잠자리도 모든 것이 편안했습니다. 아이들은 메단으로 돌아가기 싫어했고, 그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차라리 한국에서 사역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안고 돌아왔는데 집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고, 감기까지 겹치니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저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주님께서 위로해 주셨습니다. 저의 형편과 마음을 헤아리시고 함께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렸고, 저희가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희 가정은 주님의 은혜 안에서 다시 메단에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거의 한 달 만에 섬기는 화인교회로 돌아오니 몇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목회자들과 평신도 임원단 회의가 열려 앞으로 6개월간의 행사와 일정이 정해졌고, 저는 새롭게 Youth 부서(중고등부·청년부 연합)를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저의 기도 제목이었습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부터 “언젠가 다음세대를 섬기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드디어 그 문이 열린 것입니다. 다만 이 사역을 맡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은 대부분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세대이다 보니, 작년에 목사님께서 저에게 이 사역을 제안하셨을 때 저는 언어의 벽 때문에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목사님께서 제안하셨을 때 비록 언어가 부족하지만, 이제는 해야 할 때임을 느꼈고, 이번 8월부터 제가 이 부서를 맡게 되었습니다.

아직 인도네시아어가 많이 부족한 저에게는 분명 큰 도전입니다. 하지만 다음세대를 향한 사랑이 언어의 한계보다 더 크다는 것을 믿기에, 이렇게 주어진 자리를 기쁨으로 섬기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주일예배 후에는 Youth 임원들과 첫 회의를 열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소통은 가능했지만, 막상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려니 쉽지 않아 결국 번역기를 켜놓고 한 문장 한 문장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어눌한 언어로 소통하는 그 시간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임원들이 저의 서툰 인도네시아어를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고 도와주었습니다. 이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진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믿음의 다음세대로 든든히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부터 더 부지런히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문화와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려 애쓰려 합니다. 이 사역을 위해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 한 가지 기쁜 소식은 드디어 8월부터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이 성경공부는 사실 지난 4월 초에 목사님이 먼저 제안하셨는데, 그래서 계획안을 제출한 뒤 몇 달 동안 목사님의 별다른 답을 듣지 못해 마음이 답답할 때도 많았습니다. ‘혹시 흐지부지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했지만, 사람의 때가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구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넉 달 만에 마침내 그 문이 열렸습니다.

성경공부는 매월 첫 수요일 저녁기도회 시간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뿐이라 매주 진행하는 것에 비해 연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감사했습니다. 교재는 보통 새신자 양육 때 사용하는 교재를 바탕으로, ‘구원’이라는 주제 하나를 붙들고 10주 과정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8월 5일, 드디어 첫 시간이 시작됩니다.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지만, 구원의 확신 없이 막연한 신앙생활을 이어온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많은 성도가 참석해서 이번 성경공부를 통해 진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구원의 확신 위에 굳게 서서,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맛보며 살아가는 화인 성도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사진 설명 | (위) 메단 입국 (아래) Youth 토요모임
♣이일형 | MDC 화교감리교회 협력목사, 인도네시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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