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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쇼핑
2026.8.6  통권 288호  필자 : 유관지  |  조회 : 1397   프린트   이메일 
[발행인통신]
천지(天池)에서 배운 것

덥습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서운 여름 더위가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한 더위를 두고 오래전부터 ‘폭서’ 또는 ‘폭염’, 아니면 ‘찜통더위’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극한 더위’라는 말이 등장해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초극한 더위’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일본에서는 최근에 ‘고쿠소바’라는 말이 공식적인 기상 용어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고쿠소바는 한자로는 ‘혹서일(酷署日)’이라고 적는데 번역하면 ‘잔혹한 더위의 날’이 됩니다. 일본 기상청은 폭염의 심각성을 잘 알려서 국민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려고 기온이 40도가 넘는 날에 공식 명칭을 부여 하기로 하고 적합한 명칭을 찾기 위해 애썼다고 합니다. ‘땀범벅의 날’, ‘사우나의 날’, ‘위험한 더위의 날’ 등 여러 이름이 검토되었는데 최종적으로 고쿠소바가 채택되어 지난 7월 22일부터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오늘은 ‘고쿠소바’가 될 것입니다”라는 예보가 나가면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더위의 피해를 줄이기 위 힘써 더위로 인한 사망자와 일사병 환자가 줄어드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살펴보았는데 공식적인 용어 제정 같은 조치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7월 초에 선전(深圳)의 보건당국이 수은주가 높이 올라가자 ‘바비큐 모드’라는 말을 사용한 일은 있다고 합니다. 그때 선전에서는 일사병으로 62명이 구급차 신세를 졌는데 그 가운데 2명은 목숨을 잃었다고 하네요.

<중주> 가족 여러분, 더위 잘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국의 성도들이 더위로 위험이나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기도해 주실 것도 부탁드립니다. 여기에서 ‘더위’는 기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중국 당국의 여러 조치를 의미한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입맛이 써진 이유
저는 최근에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한 선교단체로부터 그 지역을 방문하려고 하는데 현장에서 중국과 북한선교에 대해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서였습니다. 저는 이 강의에 “백두압(白豆鴨) 현장 강의”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백두압’은 백두산, 두만강, 압록강의 첫 글자를 따 모아서 만들 말입니다. 

백두압 현장 강의의 대부분은 버스 안에서 이뤄졌는데 강의를 시작하면서 “여러분, 중국선교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인터넷에 <중국을주께로>라고 입력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했지요.

중국 방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었는데 선양(沈陽) 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입맛이 써지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아, 안전 문제 때문에 무슨 어려움을 겪었나?’ 하실지 모르겠는데 그것이 아니고 IT 때문이었습니다.

전에는 입국할 때 입국 신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는데 이제는 핸드폰으로 보내준 양식에 적어야 할 것들을 적어서 입국 심사대의 직원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것들을 핸드폰에 입력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원래 저와 같이 나이가 많은 세대에게는 그런 일 자체가 친근하게 여겨 지지가 않습니다.
 
애써 하나하나 적어 나가는데 제가 서툰 것도 문제지만 시스템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예로 ‘입국공항’ 항목에 ‘ShenYang’이 없어서 쩔쩔매는데 다시 보면 어느 사이에 나타나 있곤 하더군요. 결국 일행 가운데 한 분의 도움을 받아서 작성을 마치고 카메라 앞에 서서 촬영하고 지문을 찍고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심사대를 벗어나면서 중국의 IT가 크게 발전했다는 것을 실감 나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교회에서는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입맛이 써진 것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중국에서는 몇 해 전에 교회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법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때 <중주>에서는 이 법의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계속해서 다루기도 했습니다. 지금 교회가 이 법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가서 중국은 발전한 IT를 교인들과 중국선교에 뜻을 둔 외국인들을 감시하는 데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듣고 있고 겪은 분들도 많습니다. 중국에서 IT가 교회를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편리와 유익을 주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새로워지네요. 그렇게 되면 이번에 써졌던 입맛이 몇 배로 달아질 것으로 생각하며 공항 광장을 벗어났습니다.

“기다려요!”

                         ◥ 용정성결교회당의 야경(촬영 필자)


백두산에는 관광객들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백두산에 오르는 길은 동파(東坡), 서파(西坡), 남파(南坡) 그리고 북파(北坡) 네 갈래가 있는데 그 가운데 동파는 북한에 속해 있습니다. 중국에 속한 세 갈래 길 가운데 북파를 택해 올랐는데 이 길이 유난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일행 중의 한 분이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네요. 이름을 ‘바글바글산’으로 바꿨으면 좋겠어요” 할 정도였습니다.

천지에 올랐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 천지는 안개로 덮여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변화무쌍한 일기 때문에 백두산에 올라도 천지를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백 번 올라야 천지를 두 번 볼 수 있어서 이름이 백두산이 되었다’라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일행은 실망하고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저는 천지에 여러 번 왔고 여러 가지를 체험했기 때문에 일행에게 비가 와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좀 기다려보자고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그치고 안개가 걷히고 맑은 하늘 밑에서 천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일행은 환호성을 지르고 사진 찍기에 바빴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일행 중의 한 분이 마이크를 잡고 내게 감사의 말을 하면서 “중국교회나 북한교회가 지금 비바람과 안개 속에 있지만 오늘 우리가 체험한 것처럼 밝은 모습을 드러낼 날이 곧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일행은 박수로 그 말에 화답했습니다. 저는 “그것 하나 깨달은 것 가지고도 여러분 오늘 빗속에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백두산에서 내려와 옌지(延吉)로 가는 길에 룽징(龍井)에 들러 용정성결교회당을 찾았습니다. 중국 당국은 선양의 서탑(西塔)교회 옛 교회당과 용정성결교회당을 문물 보호 단위(单位)로 지정해서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지를 찾을 때마다 중국 당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 머리를 숙여 감사를 드리곤 합니다.

용정성결교회당을 찾는 것은 일정상 참 무리한 일이었지만 이번 탐방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강행한 것인데, 일행은 그 앞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숙연한 모습으로 손을 잡고 기도를 했습니다. 버스에 오르자 한 분이 “어둠 속에 서 있는 빈 교회당의 모습을 보니까 더 의미 있고 깨닫는 것이 많았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이번 호에는 원핑 목사님의 “<천풍(天風)>을 통해 살펴보는 중국교회 이슈들 (3) _2025년 7〜9월호를 중심으로”를 기획 글로 다뤘습니다. 세 번째이기 때문에 글의 성격이나 내용은 잘 파악하고 계실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광복의 달 8월입니다. 이달을 의미 있게, 유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사진 설명 및 출처 | (위) 천지 (촬영 필자)
♣유관지 | 본웹진 발행인,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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