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후 권력 승계와 중국 정치의 변화
안치영 저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6년 04월 26일 | 260쪽 | 정가 25,000원
시진핑의 후계자는 어떻게 선정될까? 중국 정치에 관한 비공식적 담론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넘쳐나고 있다. 시진핑 시기 중국의 언론 통제 강화로 인하여 그렇지 않아도 알기 어려웠던 중국 정치의 내부를 알기가 더욱 어려워진 데다, 승계 규범의 변경으로 시진핑이 임기를 언제까지 지속할지와 누가 시진핑의 후계자인지가 불확실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
이 책은 ‘시진핑 체제 이후 권력 승계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질문의 노정은 단순한 인물 예측이나 권력 암투의 추측을 넘어서, 개혁개방 이후 형성된 승계 규범과 제도적 장치가 시진핑 시기에 어떻게 변형되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분석에 입각하여, 중국 정치의 복합 구조를 보여주는 데 이른다. 또한 개혁 시기의 승계 규범과 해체, 인사 결정 구조의 형식과 실질의 이중성, 중국 특유의 퇴직제도와 원로 정치 분석, 시진핑 장기 집권의 조건과 한계를 다루고 있다. 특히 권력의 승계 문제를 ‘인물’이 아닌 ‘제도 분석’의 틀로 접근함으로써 개혁 시기 규범의 형성과 해체를 보여주며, 퇴직제도와 원로 정치의 정치사회학적 의미를 제시하고, 권력 집중문제를 구조적 맥락 속에서 짚어낸다. 현재 시진핑은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돌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의 중국 사회는 마오쩌둥 시기의 신민 사회가 아니다. 게다가 중국의 간부들도 덩샤오핑의 가장 큰 공헌이 종신제 폐지라고까지 말한다. 중국 언론에서 임기 제한 폐지가 종신제 폐지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 또한 이러한 내부적 반발과 부담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혐중’과 ‘탈중국’을 넘어서 저자는 ‘혐중’과 ‘탈중국’을 외치면서 중국에 대한 이해를 소홀히 하는 세태를 경계한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와 가장 인접한 초강대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공장이며, 우리의 번영과 평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삼십 년 하동(河東), 삼십 년 하서(河西)”라는 중국 속담처럼, 다시 강의 저편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개혁개방 이후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식 ‘신시대’가 무엇인지 분석한 이 책은,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새로운 한중 관계를 모색하는 독자들에게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파벌의 중국정치 마오쩌둥에서 시진핑까지 LI Hao 저 | 양갑용·이혜경 공역 | 이희옥 감수 | 솔과학 | 2026년 04월 23일 | 596쪽 | 정가 35,000원
중국 정치에서 일당독재 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국공산당(이하 중공)의 파벌은 오랫동안 주요한 관심사로 자리해 왔다. 문화대혁명기 ‘린뱌오 집단’에서부터 장쩌민의 ‘상하이방’, 후진타오의 ‘공청단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벌이 중국 정치를 극적으로 형성해 왔다. 파벌 간 권력 투쟁은 중국 정세 보도의 핵심적 소재로 여겨진다. 사람들은 5년마다 개최되는 중공 전국대표대회(이하 당대회)가 다가오면 파벌 구도를 중심으로 차기 지도부 인선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중국의 향방을 전망한다. 그러나 중공은 분파 활동을 금지하는 레닌주의적 조직 원리에 따라 당내 파벌의 형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파벌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는 비공식적 행위이기 때문에 그 활동의 실태가 외부에 드러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파벌을 둘러싼 논의는 종종 인상론이나 추측에 근거한 수준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중공의 파벌은 실제로 어떠한 존재이며, 어떠한 활동 양상을 보이고 있고, 중국 정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쳐 왔는가.
본서는 중공의 파벌에 주목하여 그 영고성쇠의 과정과 정쟁과의 연동을 분석함으로써, 파벌이 당내에서 권력 기반으로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정치적 행위로 기능해 왔음을 밝힌다. 또한 파벌의 활동이 중공 내부에 일정한 다양성을 창출하고 중국 정치 변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하여 일당독재 체제의 강인성을 제고해 왔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중공 성립부터 2023년에 이르기까지 100년이 넘는 당의 전 역사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비교역사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대표적 파벌을 선정하고, 사례 연구를 통해 각 파벌의 성쇠 과정과 정쟁과의 연동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중국 정치에서 파벌이 수행해 온 기능과 그 중요성을 규명한다. 아울러 본서는 중공의 파벌에 대해 상세한 실증 분석을 수행하지만, 단순한 정치사 연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나아가 일당독재 체제하에서의 정쟁과 체제 지속의 메커니즘을 해명함으로써 이론적 차원에서 기여하고자 한다.
중국의 정치전 전략 싸우지 않고 이기기 | 증보판 이일환 저 | 인트루스 | 2026년 4월 1일 | 340쪽 | 정가 15,000원
《중국의 정치전 전략》이란 책을 편역한 지 3년째가 되었다. 그간 국제 정세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가자 전쟁과 2026년 2월 28일 이란전쟁에 이르기까지 분쟁이 일상화되고 있다. 2025년 한 해에 크고 작은 지구상 분쟁이 60여 회나 발발했을 정도다. 인정하든 하지 않든 중국은 이제 미국과 더불어 세계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패권국에 가깝다. 그래서 중국의 속내와 전략을 알아보는 것은 생존 차원에서 긴요하고 중요하다.
<손자병법>의 나라답게 중국은 기만과 감추기 그리고 허를 찌르는 전략에 능통하다. 1부는 전반적인 중국의 전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믿는다. 일종의 교과서다. 그러기에 증보판을 통해 모범인 교과서에서 제시한 전략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이를 바라보는 서방측의 시각에 대해 보완하고 싶었다. 증보판을 내게 된 주 배경이다. 앞으로도 계속 증보판을 발행하여 이 책을 사랑해 주시는 독자들에게 최대한 따끈따끈한 정보와 시각을 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작은 소망이다.
모옌 기담집 기기괴괴한 열한 가지 이야기 모옌 저 | 김택규 역 글항아리 | 2026년 4월 24일 | 344쪽 | 정가 18,000원
산둥성 가오미 땅에 뿌리를 둔 설화, 전설, 기담 포송령의 《요재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혼돈의 미학 거친 현실 위에 덧입혀진 화려하고 기괴한 판타지 모옌다움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환상소설
모옌은 현실과 상상을 매끄럽게 융합하는 독특한 문체로 명성을 얻었다. 이 책은 모옌의 중단편 가운데 요괴와 귀신에 얽힌 작품만 실은 특별판으로,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것들이다. 모옌의 기존 장편들이 보여준 거대 서사와 달리 여기 실린 중단편들은 이야기의 맛, 언어의 아름다움, 상징성을 부각한다.
고향은 작가에게 거대한 재산이다. 열한 편의 작품은 모옌의 고향인 산둥성 가오미시 둥베이향을 배경으로 한다. 이곳 시골 마을 출신의 인물들이 물리적으로 혹은 기억 속에서 시골로 돌아와 난데없이 요괴, 귀신, 유령 현상에 맞닥뜨릴 때 느끼는 당혹감과 새로운 발견이 작품의 전면에 내세워진다.
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귀신 이야기는 모옌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바람이 불어 수수 이파리가 사각사각 소리를 낼 때면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섰고, 강물 한 줄기,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모두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이 경험은 이 책의 기담들에서 독특한 색채와 소리를 입고 되살아난다. 늪지대가 있던 둥베이향의 강물은 그에게 전설 속 자라 귀신이 바람을 일으키고 파도를 일으키는 곳이었다. 청개구리는 커다란 연못의 색깔을 바꾸고, 거리마다 꿈틀대는 것은 두꺼비들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근대의 리얼리즘 소설의 규범에서 벗어나 계몽주의적 토착주의 전통과 초자연적 서사 전통을 되살려낸다. 이를 통해 문학적 유령들은 살아 있는 자들의 세계로 다시 합류한다. 그렇기에 모옌의 이 작품집은 현대판 《요재지이》로 불리며 짐승과 인간, 귀신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평가받는다. 이것은 독자의 상상력을 넓히면서 인간 세계의 영역을 저 멀리, 더 끝까지 확장한다.
하나님은 다른 길로 오신다 가장 초라한 일상으로 밀고 들어온 하늘의 위로 류호준 저 | 하온 | 2026년 5월 8일 | 484쪽 | 정가 24,000원
하나님은 왜 늘 우리가 예상한 자리 바깥에서 오시는가
신앙이 오래될수록 오히려 놓치게 되는 것이 있다. 하나님은 늘 크고 분명한 방식으로만 일하실 것이라는 착각이다. 우리는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는 기적, 답답한 현실을 뒤집는 승리, 즉시 알아볼 수 있는 구원의 장면을 기대한다. 그러나 누가복음이 보여주는 예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오신다. 변두리의 마구간으로, 텅 빈 그물 곁으로, 식어버린 식탁으로, 상실과 침묵이 눌러앉은 일상 한가운데로 들어오신다. 《하나님은 다른 길로 오신다》는 바로 그 낯선 복음의 결을 붙드는 책이다. 이 책은 누가복음을 더 잘 설명해주는 해설서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실패라고 부르던 자리, 너무 늦었다고 여긴 시간, 끝났다고 접어두었던 인생의 국면을 복음의 자리로 다시 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성경 지식을 하나 더 얻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해석하는 사건에 가깝다.
누가복음을 새롭게 읽고 싶은 독자보다 하나님을 다시 만나고 싶은 독자를 위한 책
이 책은 누가복음 전체를 따라가며 기다림, 침묵, 결단, 은혜, 십자가, 부활의 흐름을 하나의 큰 복음 서사로 엮어낸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기획은 구조의 정교함에 있지 않다. 그 모든 흐름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단 한 가지를 붙들게 하는 데 있다. “하나님은 늦지 않으셨다. 다만 다른 길로 오셨을 뿐이다.” 이 한 문장이야말로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며, 덮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 울림이다. 삶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사람, 기도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지친 사람, 신앙의 언어는 익숙하지만 하나님은 멀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이 책은 단순한 묵상집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놓쳤던 하나님의 발걸음을 다시 듣게 하는 책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장면도 아직 복음의 바깥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게 하는 책이다.
길 모퉁이 잠언 김종구 저 | 신앙과지성사 | 2026년 5월 1일 | 336쪽 | 정가 20,000원
분주한 목회의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삶의 굽이진 ‘길모퉁이’마다 숨어 계신 하나님의 흔적을 찾는 영적인 보물찾기
이 책에 담긴 글들은 거창한 신학적 담론이 아닙니다. 양천구 목동의 세신교회라는 신앙 공동체 안에서 성도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체득한 현장의 고백들입니다. 때로는 사회의 아픈 이면을 바라보며, 때로는 한 편의 시와 예술 작품 속에서, 혹은 미디어가 투영하는 세상의 모습 속에서 길어 올린 신앙의 단상들입니다.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모퉁이 너머에 여전히 우리를 향해 미소 짓고 계신 하나님이 계심을 믿습니다. 이 작은 ‘잠언’들이 독자들 삶의 길목마다 예기치 못한 은총의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