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분류보기 > 전체보기 
북쇼핑
2026.3.4  통권 283호  필자 : 신용인  |  조회 : 1597   프린트   이메일 
[특별 코너]
제주 사람들의 삶과 꿈
Ⅰ. 아라민주원탁회의와 천년의 꿈, J-로드맵

1. 광야에 길을 내는 새로운 시도
제주연구탐라 2026 학술심포지엄에서 “제주 사람들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강연 요청을 받았을 때, 내심 무척 놀랐습니다. 마침, 지난가을 학기 제주대학교 <헌법의 정신> 수업에서 진행했던 ‘대학생 풀뿌리 원탁회의’가 바로 제주 사람들의 삶과 꿈을 오롯이 담아낸 사례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에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저는 10년 넘게 제주대학교에서 교양수업으로 <헌법의 정신>을 강의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거듭할수록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보통 중간고사 이전에는 이론 강의를, 이후에는 주제별 발표와 토론을 진행해 왔는데, 교양수업의 특성상 학생들의 참여가 다소 수동적인 점이 늘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이에 헌법이 텍스트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체가 되도록 하는, 이른바 ‘살아 있는 헌법교육’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아이디어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풀뿌리원탁회의를 구성하고 숙의 과정을 거쳐 직접 개헌안을 성안해 보는 것입니다. 그 경우 학생들이 단순한 이론 강의보다 훨씬 더 헌법의 정신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헌법적 소양을 이미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로스쿨에서 먼저 시도하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 시험 준비에 매진하는 로스쿨 학생들이 과연 이러한 실험적 시도에 몰입할 마음의 여유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를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헌법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 거의 없는 대학 저학년 학생들이 스스로 원탁회의를 운영하고 심도 있는 숙의를 거쳐 개헌안을 성안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인간적인 우려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그 심경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번 학기 제주대학교 교양수업 <헌법의 정신>에서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직접 원탁회의(Roundtable)를 구성하고 운영하여, 수업시간에 배운 헌법 지식을 바탕으로 헌법개정안을 제안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주대학교는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여 이 원탁원탁회 명칭은 <아라○○원탁회의>로 하면 되겠지요? 과연 대학 1, 2학년 학생들이 스스로 원탁회의를 구성·운영하고 심도 있는 숙의의 과정을 거쳐 헌법개정안을 성공적으로 제안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저는 “광야에 길과 사막에 강을 내시는(사43:19)” 주님의 능력을 신뢰하며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변방의 풀뿌리 미래세대의 연약함이, 도리어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이 세상을 다시 세우는 거룩한 모퉁잇돌로 쓰임 받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 아라민주원탁회의와 AI의 결합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저의 기우를 말끔히 씻어 줬습니다. 학생들은 대학생 풀뿌리원탁회의인 ‘아라민주원탁회의’를 창립하기로 하고, 약 두 달간의 준비 끝에 2025년 11월 4일 창립총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대표와 사무국장, 운영위원, 감사를 선출하며 민주적 자치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창립 전후로 총 6개 팀(드림팀, 헌도팀, 삼균주의팀, 포에버팀, 5팀, 도약팀)을 구성해 팀별로 개헌안 준비 작업을 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전문 지식의 장벽을 창의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AI를 정보 수집과 성안의 파트너로 마음껏 활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 결과 도출된 팀별 개헌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드림팀: “연방적 지방분권 - 한국형 모델을 찾아서”
* 헌도팀: “지방분권과 주민자치의 강화”
* 삼균주의팀: “지방분권과 자주적 입법권 확보를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보장”
* 포에버팀: “풀뿌리원탁회의형 국민발안제 도입”
* 5팀: “지역대표형 상원제 도입”
* 도약팀: “한국 민주주의의 재설계 - 헌법 제41조 개정과 단기이양식 투표제(STV) 도입을 통한 양당제 혁파 방안”

3. 숙의를 통한 통합: <천년의 꿈, J-로드맵>
AI를 활용한 6개 팀의 개헌안은 전문 교육 과정을 거친 로스쿨생 못지않은 깊이를 보여주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라는 말씀처럼 6개 팀 개헌안이 숙의 과정을 통해 하나로 통합되었다는 것입니다. 드림팀이 제안한 연방적 지방분권 개헌안이 나머지 5개 팀의 개헌안 내용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포괄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자, 아라민주원탁회의 운영위원회는 드림팀의 안을 바탕으로 각 팀의 제안 내용을 창의적으로 통합하여 <제주 선도 모델, 대한민국 국가 시스템 대전환 3단계 로드맵(약칭: J-로드맵)을 작성했습니다. 3단계(6개 세부 단계) 실행 전략의 대강은 이렇습니다.

◇ 1단계: 제주지방선거 주요 후보 핵심 공약화(1-1) 및 풀뿌리 원탁회의 방식 개헌절차법 제정(1-2)
◇ 2단계: 제주정부 헌법적 지위 확보(2-1) 및 제주 민주주의 고도화 개혁(2-2)
◇ 3단계: 대한민국 선거·정당제도 개혁(3-1) 및 연방적 분권국가 완성(3-2)

나아가 J-로드맵의 역사적 정당성과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기 위해 ‘제주 2천 년의 서사’를 추가하여 최종 버전인 <천 년의 꿈, J-로드맵>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단순한 개헌안 성안의 수준을 넘어 제주와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로드맵의 생명력은 나중에 추가된 ‘제주 2천 년의 서사’에 있습니다. 만약 이 서사가 없었다면, 이 로드맵은 그저 하나의 정책 대안에 머물렀을 것이나 2천 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서사가 더해짐으로써, 비로소 제주 사람들의 삶과 꿈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천년의 염원을 넘어 새로운 천년을 열며”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여는 말을 담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탐라국 멸망 이후, 제주도민들은 억압과 수탈 속에서 천 년의 고난을 견뎌왔습니다. 그러나 그 긴 세월 동안 단 한 순간도 자치의 씨앗을 잃지 않았으며,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려는 강인한 염원을 이어왔습니다.
<천 년의 꿈, J-로드맵>은 바로 이 도민들의 오랜 염원을 딛고 일어서는 새로운 시대적 좌표이자 담대한 선언입니다.
도민 주체로 자존과 번영의 위대한 제주시대를 열고, 대한민국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이 로드맵은 새로운 천 년의 서막을 알리는 역사적인 선언입니다. 이는 단순히 지역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시스템 전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국가 시스템 대전환 3단계 실행 전략의 청사진입니다.
제주가 스스로 빛을 내어, 대한민국을 밝히는 위대한 여정이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제주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이처럼 제주 사람들의 삶과 꿈을 담은 제주 2천 년의 서사가 더해지자, 이 로드맵은 제주를 향한 소명을 발견하는 역사적 선언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지역의 이익을 구하는 정책을 넘어, 적대와 대결의 정치로 상처 입은 국가 시스템을 치유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회복하려는 거룩한 청사진이 된 것입니다.

4. 발표회 개최 및 지역사회 등 반응
<천 년의 꿈, J-로드맵>은 그동안 제주 사회에서 논의된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보장 방안 중 가장 정교하고 체계적인 모델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성과를 도민사회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 2025년 12월 23일 제주특별자치도 도민카페에서 공식 발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에 프레시안에서는 “제주대 아라민주원탁회의 '천년의 꿈, J-로드맵' 제시... 연방 분권 전환 ”필요”1) 라는 헤드라인으로 보도했으며, 제주N뉴스에서는 “제주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탐라 이후 1천 년 역사 재정립, ‘연방제 수준 자치권’ 위한 3단계 전략 제시”2)라고 발표회 성료 소식을 전하는 등 지역사회가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편 제주 정치권과 전국 개헌단체들도 학생들의 발표에 깊이 공감하며 그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모색하고자 2026년 1월 29일 오후 2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천년의 꿈, J-로드맵 토론회>를 열었습니다.3) 이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은 "탐라사 기억과 제주의 미래비전"을 주제로 제주의 역사적 정체성이 갖는 자치적 가치를 조명했습니다. 이어 정두환 헌법개정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제주에서 시작되는 대한민국 대전환"을 주제로 제주 선도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정 토론에는 이남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윤원수 제주연구원 도민행복실 연구실장, 김은주 시민주도헌법개정전국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홍윤기 아라민주원탁회의 운영위원이 참여하여 청년들의 제안을 구체화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제주가 지역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의 구조적 전환을 견인하는 선도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5. 천년의 꿈을 여는 사람들 출범과 1004 선언 추진
탐라국 천년의 독립 시대와 중앙정부 지배의 천 년 예속 시대를 넘어, 이제는 주님이 주신 자유와 공의 안에서 제주도민의 손으로 제주의 운명을 결정하는 새로운 천 년의 자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이에 대학생들의 뜨거운 비전을 실현 가능한 현실로 바꾸고, 도민이 중심이 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사회적협동조합 제주로 산하 단체인 '천년의 꿈을 여는 사람들(약칭: J-천사)'이 2026년 1월 19일 출범했습니다. J-천사는 청년의 열정(이나경 아라민주원탁회의 대표), 주민자치의 지혜(고정학 제주시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회장), 그리고 전문가의 통찰(신용인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을 하나로 모아 제주의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J-천사는 다가오는 2026년 제주지방선거를 제주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봅니다. 이번 선거에서 J-로드맵이 주요 후보들의 핵심 공약으로 채택되지 못한다면, 로드맵 전체가 동력을 잃고 좌초될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J-천사는 후보들이 J-로드맵을 공약화하도록 이끄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그 실행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J-로드맵 실현을 위한 1004(천사) 선언’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제주도민 704명과 다른 지역 국민 300명의 뜻을 모으는 이 선언은, 후보들의 공약 채택을 견인하고 로드맵 완성을 향한 강력한 추진체가 될 것입니다(단, 선언자가 1004명을 초과하는 경우 선언 명칭을 ‘천년의 꿈을 여는 사람들 0000명’으로 표기합니다).

이 선언은 4월 말경 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선언을 위한 공동제안자를 100명 이상(제주도민 70명 이상, 다른 지역 국민 30명 이상)을 구성하기로 했는데 2월 23일 기준으로 139명(제주도민 97명, 다른 지역 국민 42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공동제안자 모임은 3월 12일 (목) 오전 11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1004선언 공동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6. 풀뿌리원탁회의 실험

(1) 풀뿌리원탁회의란?
J-로드맵의 핵심적 실천 조직은 ‘풀뿌리원탁회의’입니다. J-로드맵을 설계한 ‘아라민주원탁회의’는 대학생 풀뿌리원탁회의입니다. 앞으로 J-로드맵을 실천해 나갈 주체 역시 주민(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풀뿌리원탁회의입니다. 

풀뿌리원탁회의란 읍면동에 주소 또는 연고가 있는 주민 5명 이상이 모여 입법과 정책을 의회나 행정에 제안하는 비법인 사단 성격의 자율적 민간단체를 말합니다. 설립은 자유이며. 하나의 읍면동에 복수로 설립할 수 

제안 절차에 있어 특징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법과 정책을 의회나 행정에 바로 제안하지 않고 주민자치회(주민자치위원회)를 거친다는 것입니다. 주민자치회의가 심의해서 가결하면 그때 의회와 행정에 제안하는 

예컨대 개헌안의 경우 풀뿌리원탁회의에서 안을 마련하면 해당 주민자치위원회→ 행정시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 국회 제안 절차를 밟는 것입니다. 

법률안의 경우 풀뿌리원탁회의에서 안을 마련하면 해당 주민자치위원회→ 도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 국회 제안 절차를 밟는 것입니다. 

조례안의 경우 뿌리원탁회의에서 안을 마련하면 해당 주민자치위원회→ 행정시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안 절차를 밟는 것입니다. 

(2) 애월읍의 실험
J-로드맵은 2026년 정기국회 때 풀뿌리원탁회의 방식의 개헌청원을 담은 개헌절차법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 정기국회 전 발의를 목표로 애월읍에서 첫 실험을 시작합니다.

먼저 애월천사원탁회의를 구성하여 풀뿌리원탁회의 방식의 개헌청원을 담은 개헌절차법안을 마련합니다. 이어 [애월읍주민자치위원회 → 제주시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 → 제주특별자치도의회]를 거쳐 국회 건의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밟고자 합니다. 이러한 실험이 성공하면 장차 주민의 실생활에 필요한 조례 제정 등 주민 주도의 자치 입법의 길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7. 지방선거 이후 일정

(1) 1단계 마무리
J-로드맵을 공약한 후보들이 당선되면, 도지사와 도의회가 중심이 되어 ‘범도민협의회’를 공식적으로 구성하여 개헌절차법 제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입니다. 범도민협의회는 다음의 세 가지 전략을 통해 J–로드맵의 동력을 확보합니다. 

첫째, 전국 순회 토론회를 통한 공론화
범도민협의회 주도로 전국의 개헌운동단체 등과 연대하여, 제주를 시작으로 매월 1회 전국 순회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이를 통해 J–로드맵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둘째, 평화자치대행진 전개
2026년 10월 초순, 범도민협의회가 전국 개헌운동단체 등과 연대하여 J-로드맵 실현을 위한 평화자치대행진을 실행합니다. 이 대행진은 이재수의 난 진군 경로를 모티브로 하여 서귀포에서 동진/서진으로 나누어 출발한 뒤 제주시에서 합류하는 대장정으로 기획합니다.

셋째, 43개 읍면동 풀뿌리원탁회의 구축
43개 읍면동마다 풀뿌리원탁회의를 구성합니다. 이는 향후 제주정부의 헌법적 지위 확보하고 제주 민주주의를 고도화하는 실질적인 토대가 될 것입니다. 

전국 순회 토론회와 평화자치대행진을 통해 결집된 민의를 동력 삼아. 43개 읍면동 원탁회의 모두 풀뿌리원탁회의 개헌청원 방식을 담은 개헌절차법 제정 건의안을 마련합니다. 이 건의안은 각 주민자치위원회와 제주특별자치도 의회를 거처 국회에 공식 제안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26년 정기국회 때 개헌절차법을 제정함으로써 J-로드맵 1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합니다.

(2) 2단계와 3단계 추진 
이어 2단계로 들어가 제주 43개 읍면동마다 구성된 풀뿌리원탁회의가 제주 선도 모델 개헌 청원을 읍면동 주민자치회, 제주시ㆍ서귀포시주민자치협의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단계를 거쳐 국회 개헌특위에 제출하고, 전국적인 연대를 통해 개헌을 성취합니다. 이때 ‘대한민국 개헌 대장정’을 전격 추진합니다. 전국의 개헌 버스와 제주의 개헌 비행기가 서울 4대문을 향해 물밀듯이 모여듭니다. 4대문을 거점으로 집결한 민심의 목소리는 광화문을 향한 거대한 도보 행진으로 이어집니다. 길 위에서 시작된 이 발걸음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뜨거운 개헌의 함성으로 하나 되어 대장정의 대미를 장식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주 선도 모델 개헌이 이뤄지고 제주정부가 수립되면 제왕적 도지사제 혁파, 선거제 개혁, 지역정당제 도입, 주민자치 강화, 읍면동 대표형 상원 도입, 남녀 동권 실현 등 제주지역 민주주의를 고도화하는 자치법률을 제정하여 시행합니다. 

이어 제주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3단계를 진행합니다. 전국 3,500개 읍면동마다 풀뿌리원탁회의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입법 및 개헌 청원을 하고, 전국의 주민자치회, 지방의회의 각 단계를 거쳐 국회에 제출하고, 범국민적 연대를 통해 J-로드맵을 완성하게 됩니다.

Ⅱ. 제주 2천 년의 서사: 독립, 예속 그리고 새로운 자치 시대

이제 J-로드맵의 백미이자, 제주 사람들의 삶과 꿈이 응축된 '제주 2천 년의 서사'를 소개합니다. 이 서사는 독일의 문예평론가 발터 벤야민이 그의 글 《역사철학테제》 제2번에서 나오는 구절로 그 문을 엽니다.

과거 세대와 우리 세대 사이에는 묵계가 있다. 우리는 이 땅에서 기다려졌던 사람들이다. 우리는 앞서간 모든 세대처럼 연약한 메시아의 힘을 받았고, 과거는 이 힘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요구를 값싸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 발터 벤야민 -

‘연약한 메시아의 힘’이라는 말이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비록 우리는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이나,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이 땅을 치유하고 회복시킬 ‘메시아적 사명’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J-로드맵은 제주의 역사는 독립 시대(탐라 왕국 천 년)와 예속 시대(중앙정부 지배 천 년)를 거쳐 자치 시대(21세기)로 나아가는 장대한 2천 년의 서사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2천 년의 서사는 단순한 연대기를 넘어, 과거의 간절한 염원을 완수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이 땅에 실현해야 할 ‘역사적 소명(Calling)’이 아닐까요?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그 부르심 앞에 서 있습니다.

J-로드맵이 말하는 제주 2천 년 서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독립 시대: 탐라 왕국 천 년 (기원 전후~1105년)
제주의 옛 이름인 탐라는 기원 전후에 건국되어 천 년 동안 독립국으로 존속한 자주적인 왕국이었습니다.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바탕으로 탐라국은 삼국시대부터 백제, 신라, 그리고 중국, 일본과 교류하며 독자적인 해양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탐라의 군주들은 주변 강대국의 세력 변동 속에서도 유연한 외교를 펼치며 내부적으로 왕국으로서의 자주성을 확고히 지켰습니다. 그러나 1105년, 탐라국은 고려에 복속되며 독립국의 지위를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탐라국을 멸망시킨 고려 왕조는 탐라라는 이름을 제주(濟州)로 바꿨습니다. ‘건널 제(濟)’, ‘고을 주(州)’의 합성어인 이 이름은 ‘물 건너 있는 고을’이라는 뜻입니다. 제주라는 이름은 이후 천 년 동안 섬의 자주성과 주체성이 거세된 변방의 지위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세의 압력 속에서도 독자적인 문화를 지켜내고 독립 왕국을 유지했던 탐라의 역사는 제주도민의 강인한 자주정신과 자치 염원의 정신적 원류가 됩니다. 

2. 예속 시대: 억압과 수탈의 천 년 (1105년~20세기)
고려 복속 이후 20세기까지 천 년 동안, 제주는 중앙정부의 지배를 받으며 끊임없는 억압과 수탈을 겪는 예속의 시대를 보냈습니다. 특히 진상마(馬)와 특산물 공납 부담이 제주도민들을 짓눌렀습니다. 

* 극심한 수탈과 인구 격감: 15세기 이후 중앙집권체제가 확립되자 세금 수탈이 극심해졌고, 이를 견디지 못한 제주도민들은 육지로 도망쳤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1435년 63,093명에 달했던 제주 인구는 1601년에는 21,200명으로 급감했습니다.

* 감옥이 된 제주 섬: 인구 감소로 세수가 줄자 중앙정부는 1629년 출륙금지령을 내렸고, 이 명령은 1823년까지 200년 동안 지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 도민은 육지 왕래는 물론 해상 활동에 사용되는 선박조차 건조할 수 없었습니다. 제주도민은 사실상 하나의 커다란 감옥에 갇혀 중앙정부의 수탈을 견뎌야 했습니다.

* 민중 저항: 이러한 억압과 수탈에 대해 제주도민은 양제해의 난, 강제검의 난, 방성칠의 난, 이재수의 난 등 장두를 앞세워 민란을 일으키며 저항했습니다. 이는 불의에 굴하지 않고 자주성을 지키려 했던 제주도민의 강인한 정신을 보여줍니다.

* 4·3의 비극과 좌절: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에서 발생한 4·3 사건은 이념 대립과 중앙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이 겹친 결과였습니다. 이는 제주 역사상 가장 깊고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자치공동체를 건설하고자 했던 제주도민의 염원을 짓밟고 자주적 발전의 기회를 장기간 가로막는 결정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처럼 천 년 동안 제주의 운명은 언제나 중앙정부에 의해 결정되었고, 제주도민은 주체적인 발전의 길을 차단당한 채 변방의 예속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3. 자치 시대: 2천 년 서사의 완성으로(21세기)
20세기 말 민주화 운동의 결실은 제주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지방자치가 본격화하면서 제주도민 사이에 자치에 대한 열망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이에 힘입어 1997년 홍콩과 유사한 ‘1국 2체제’의 경제특별자치구 구상이 제시되었고, 2006년 7월 1일 고도의 자치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제주특별법이 제정되어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습니다. 이는 지난 천 년 예속의 역사를 끝내고 도민의 자존과 번영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자치 시대를 열고자 하는 역사적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제주특별법을 통해 국가로부터 많은 권한을 이양받았음에도, 자주적 입법권 미비 등 고도의 자치권 확보 측면에서는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로 인해 '무늬만 특별자치도'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제주도민이 염원하는 완전한 자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4. 천 년의 꿈,  J-로드맵: 새로운 천 년의 선포 
<천 년의 꿈, J-로드맵>은 미래 세대를 향한 중대한 발걸음이자, 제주도민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는 역사적 전환점입니다.

이 로드맵의 핵심은 도민 주도로 고도의 자치권을 확보하는 '제주 선도모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존과 번영의 위대한 제주 시대를 열어갈 것이며, 나아가 대한민국 미래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천 년의 꿈, J-로드맵>은 제주 2천 년 서사의 완성이자, 새로운 천 년을 여는 위대한 선언입니다. 이는 제주의 제(濟)자에 담긴 ‘구제하다(구원하다)’라는 깊은 뜻을 실현하는 길입니다. <천 년의 꿈, J-로드맵>이 성취된다면 제주는 더 이상 ‘물 건너 있는 고을’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는 고을’로 우뚝 설 것입니다.

Ⅲ.  탐라의 DNA에서 찾은 제주의 미래: 해민·자유·상생

제주학의 거목 고(故) 송성대 교수는 제주인의 정체성을 해민정신(海民精神)과 개체적 대동주의로 정의했습니다.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며 일궈온 제주만의 독특한 정신적 자산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그의 통찰에 깊이 공감하며, 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체적 대동주의를 자유와 상생이라는 보다 명확한 실천적 가치로 구체화하고자 합니다. 즉, 제주의 정신은 해민, 자유, 상생이라는 세 줄기의 강물로 흘러옵니다.

​이 3대 정신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곳에는 천년 왕국 탐라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주의 정신은 단순히 섬이라는 고립된 환경이 만든 산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탐라라는 국가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선택했던 역사적 DNA의 발현입니다.

​첫째, 해민정신은 해상왕국 탐라의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기상에 그 바탕을 둡니다. 탐라는 바다를 장벽이 아닌 통로로 삼아 주변국과 교류하며 독자적인 문화를 일궈냈습니다. 이러한 진취적 기상은 오늘날 제주가 폐쇄적인 변방이 아니라, 세계를 향해 열린 글로벌 자치의 섬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입니다.

​둘째, 자유정신은 독립국가 탐라가 천 년 동안 지켜온 주체적인 생명력의 발현입니다. 외부의 거센 풍랑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스리며 운명을 개척해 온 자존의 역사는, 고결한 자유 의지의 발현이며 오늘날 제주가 천 년의 예속을 끊고 고도의 자치를 구현해야 하는 강력한 정신적 동력이 됩니다.

​셋째, 상생정신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지혜롭게 일궈낸 공존공영의 철학입니다. 주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주변과 조화롭게 공존하고자 했던 탐라의 외교적 지혜는,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나아가는 현대적 상생의 모태가 됩니다. 이는 제주의 완전한 자치가 지역 이익만을 챙기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살리는 선도 모델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해민·자유·상생이라는 제주의 3대 정신은 제주인에게만 국한된 특수한 정서가 아닙니다. 이는 현대 문명이 마주한 위기를 해결할 인류 보편적 가치로 승화될 수 있습니다. ​이제 제주는 더 이상 물 건너에 있는 변방의 섬이 아닙니다. 탐라로부터 이어져 온 이 유구한 정신적 자산을 바탕으로, 21세기 새로운 인류 문명의 모델을 제시하는 지혜의 섬으로 거듭나야 한다. J-로드맵이 이 정신적 토대 위에서 굳건히 세워질 때 제주는 비로소 세계에 영감을 주고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Ⅳ. 마치며
이번 심포지엄의 대주제인 ‘제주 사람들의 삶과 꿈’을 가슴에 되새기며 이 글을 맺고자 합니다.

강의실의 작은 시도에서 시작된 <아라민주원탁회의>의 여정은 단순히 개헌안을 작성하는 기술적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탐라국 이래 천년의 세월 동안 억압과 수탈 속에서도 자치의 씨앗을 지켜온 제주 사람들의 끈질긴 ‘삶’을 복원하고, 그 삶의 터전 위에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고자 하는 간절한 ‘꿈’을 헌법적 가치로 승화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그려낸 <천 년의 꿈, J-로드맵>의 진정한 생명력은 그 속에 담긴 ‘서사’에 있습니다. 제주 2천 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고난과 극복의 이야기를 담아냈기에, 이 로드맵은 차가운 법률안을 넘어 제주도민의 심장을 뛰게 하는 공동체의 언약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청년들은 AI라는 최첨단 도구로 지식의 한계를 넘고, 숙의라는 민주적 도구로 마음을 모아 ‘제주다움’이 곧 ‘세계적인 소망’이 될 수 있음을 당당히 증명해 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돌아보며, 저는 이 일이 사람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라는 말씀처럼, 강의실의 작은 시도가 제주의 미래를 여는 담대한 선언이 된 것은 오직 주님의 전적인 은혜입니다.

이 땅의 무너진 기초를 다시 세우고 공의를 회복하는 역사는 높은 곳의 권세가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서 드려지는 진실한 헌신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변방의 풀뿌리 미래세대의 연약함이 도리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거룩한 청지기 사명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이제 청년들이 쏘아 올린 이 꿈은 실천적 연대를 통해 현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이 로드맵이 실현될 때, 비로소 제주는 변방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자치와 분권의 심장’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도민의 손으로 제주의 운명을 결정하고자 하는 천년의 염원이 헌법이라는 그릇에 담겨, 대한민국 전체를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척박한 땅에 자치의 씨앗을 심으신 이가 하나님이시듯, 그 씨앗을 자라게 하시고 풍성한 열매 맺게 하실 분도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제주가 주님의 공의로 새로워지고, 그 빛이 대한민국 전체를 비추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부록: 제주 정부의 헌법적 지위 보장 
 
1. 실행 방안
 국방, 외교 등 국가 존립 관련 사무를 제외한 모든 사무에 대한 자치권을 갖는 ‘제주정부’ 수립의 근거를 다음과 같이 헌법에 명시합니다.

제00조 (제주정부의 지위와 자치권) 
① 제주정부는 대한민국의 지방분권과 민주주의 고도화를 선도하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연방제에 준하는 고도의 자치권을 가진다.
② 제주정부는 외교ㆍ국방 등 국가 존립에 필수적인 사무를 제외한 모든 사무에 관하여 독자적인 자치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 
③ 제2항의 자치법률은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외교ㆍ국방 등 국가 존립에 필수적인 사무를 제외한 사무에 관하여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한다.
④ 제2항의 자치법률은 제주지역의 선거·정당제도, 직접민주제도, 지방정부 형태, 주민자치, 조세제도, 사법제도 등 고도의 자치가 필요한 분야에 관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 
⑤ 자치법률로 정할 수 있는 사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로 정한다.
⑥ 국가는 제주정부의 고도의 자치권이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제공하여야 하며, 자치법률의 제정 및 집행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유지하여야 한다.
 
2. 기대 효과
제주가 연방제에 준하는 고도의 자치권을 갖게 되어 연방적 지방분권과 민주주의 고도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됩니다. ♣

- 미주 -
1) https://v.daum.net/v/20251224091949171 
2) https://v.daum.net/v/20251224091949171 







♣ 신용인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쇄하기   메일로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