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2025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변동불거(變動不居)’를 뽑았다. 이 단어는 세상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뜻이다. 교수들이 ‘변동불거’를 선정한 이유는 단순한 단어 선택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직면한 급격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물결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자성어는 교수들의 집단 지성이 2025년 한 해 동안 경험했던 한국 사회의 혼란스러운 현실을 어떻게 진단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 사자성어의 선정 배경과 유래, 본래 의미 그리고 현재 한국 사회의 변화와 미래의 전망을 더 깊이 살펴보자.
교수신문은 지난해 12월 8일 전국 대학교수 766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추천받은 결과 가장 많은 260명(33.94%)이 변동불거를 꼽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양일모 교수는 이 단어를 선정한 이유로 정치적 소용돌이를 최우선으로 지목했다. 지난 2025년은 대통령 탄핵 정국, 조기 대선, 정권 교체, 여야 간 극한 대립이 연이어 터지며 정치 지형이 완전히 뒤집힌 해였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신냉전 격화,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 AI와 디지털 기술의 폭발적 혁신이 더해져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국내로 직격탄처럼 쏟아졌다. 교수들은 이런 ‘변화의 연쇄 반응’이 일어나는 현재 상황을 변동불거라는 단어로 요약하면서, 안정된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시대에 변화의 본질을 직시하고 적응하라는 경고를 던졌다. 이것은 단순한 시사성을 넘어,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드러낸 선택으로 평가된다.
변동불거의 출전은 중국 4대 경전 중 하나인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이다. 《주역》은 단순히 점을 치는 책이 아니라, 고대 동아시아 사유 체계에서 변화의 원리를 가장 체계적으로 설명한 철학서다. ‘변동불거(變動不居)’의 한자를 풀이하면, ‘변할 변(變)’, ‘움직일 동(動)’, ‘아닐 불(不)’, ‘살 거(居)’로, 직역하면 “변화하고 움직이니 머무르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주역》에서 이 말은 우주의 근본 법칙인 ‘변화의 불변성’을 강조한 것이다. 세상 만물이 영원히 고정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며 흘러간다는 철학적 통찰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의미는 부정적 혼란이 아니라, 변화에 순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라는 긍정적 지혜의 가르침이다. 고전적으로는 “하늘이 움직이듯 세상도 정지할 틈 없이 흘러간다”라는 우주론적 관점을 제시하며, 인간이 그 흐름에 저항하지 말고, 조화를 이루라는 가르침을 전한 것이다.
그러나 2025년의 한국 사회는 주역이 말한 ‘질서 있는 변화’보다는, 방향성을 상실한 변동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교수들은 변동불거를 단순한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언어로 끌어올렸다고 할 수 있다.
교수들이 이 사자성어를 선택한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해 보자.
첫째, 한국 사회의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화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위기는 “지나가면 회복될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조차도 언젠가는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했다. 그러나 2025년의 변화는 다르다. 이제 ‘임시적 비상 상황’이 일상이 되었다.
둘째, 변화의 속도와 범위가 개인의 적응 능력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기술의 변화, 제도의 개편, 사회적인 규범의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개인은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거나 계획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이는 학문·교육·노동 시장을 연구하는 교수들에게 특히 명확하게 관찰되는 현상이다.
셋째, 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은 변화인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공통의 기준이 사라졌다. 변화는 많지만, 그 변화가 공동체를 어디로 이끄는지에 대한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무질서한 변화의 축적이 바로 변동불거라는 말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2025년 한국 사회의 변동불거적 현실은 어떠했나?
첫째, 2025년 한국 정치의 현실은 변동불거의 전형이었다. 정권 교체, 정치적 갈등, 사법적 판단, 여론의 급변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정치적 안정성은 극도로 낮아졌다. 제도는 유지되지만, 제도에 대한 신뢰는 흔들린다. 선거로 권력을 부여받았더라도, 그 권력의 정당성을 의심받는 구조가 굳어졌다. 정치는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국가 운영의 방향성은 정체되었다. 이것은 변동이 있으되, 머무름도, 전진도 없는 상태—바로 변동불거의 정치적인 모습이다.
둘째, 2025년 한국 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불확실성의 상시화’였다. 경제적으로는 고물가·고금리의 지속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중산층을 압박하며, 청년 실업률이 10%를 웃돌고 있고, 노인 빈곤율이 50%에 육박했다.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불안과 고령화 가속(65세 이상 인구 20% 돌파)이 사회 전체를 흔들고 있다. 금리, 환율, 부동산, 고용 시장 어느 하나 안정된 영역이 없었다. 기업은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고, 개인은 미래 소득을 예측할 수 없었다. 특히 청년세대에 경제는 더 이상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아니라, 계속 형태가 바뀌는 움직이는 바닥에 가깝다.
셋째, 준비할 시간도 없이 변화하는 기술과 노동 문제였다. AI와 자동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노동의 의미 자체를 바꾸고 있다. 문제는 변화의 방향보다 속도다. 교육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노동자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 변화에 노출된다. 어떤 직업은 사라지거나 변형되지만, 그 대안을 제공할 제도는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일상화한 불안’으로 나타나고 있다.
넷째, 가치관과 인간관계의 변화였다. 사람들의 세계관과 가치관 역시 머무르지 않는다. 가족, 결혼, 종교,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며, 개인은 더 자유로워졌지만 동시에 더 고립되었다. 전통적 규범은 약화하였으나, 새로운 규범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것은 자유와 불안이 동시에 증폭되는 변동불거적 현상이었다. 그럼, 이제 한국 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그 미래에 대해 전망해 보자.
한국 사회의 변동불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래의 한국 사회는 변화 자체를 통제하기보다, 변화를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치에서는 제도적 안정성과 책임 윤리가 회복되어야 하고, 경제에서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안전망이 강화되어야 한다. 교육은 변화에 뒤쫓는 체계가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핵심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주역》이 말한 변동불거는 절망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변화를 인정하고, 변화 속에서 길을 찾으라”는 강력한 요구다. 2025년 교수들이 이 성어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26년 한국 사회는 저성장(예상 성장률 1% 미만)과 구조적 양극화 속에서 ‘변화의 다음 물결’을 맞이할 전망이다. 경제적으로는 반도체·바이오·AI 산업 재편이 기회로 떠오르지만, 보편적 안전망 미비와 생산성 저하가 도전 과제다. 사회적으로는 고령화와 저출산이 가속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변동불거의 교훈처럼, 미래는 고정된 예측이 아닌 유연한 적응력에 달려 있다. 정치의 안정화, 디지털 전환 가속, 지속가능 발전이 이뤄진다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이 사자성어는 한국 사회에 “변화는 피할 수 없으니 그 속에서 방향을 재설계하라”는 영감을 주고 있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멈출 수 없지만, 그렇다고 방향 없이 흘러가게 해서도 안 된다. 변동불거의 시대일수록, 더 분명한 기준과 더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이 현실 사회 속에서 한국인은 변화의 파도에 휩쓸리기보다는 파도 타는 법을 연구, 모색해야 한다. ♣
*이 글은 챗지피티의 자료를 참고로 하였다.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