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시온 교안(10.9 锡安教案)’이 발생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 간다.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구금 중에 있는 진밍르(金明日) 목사와 시온교회 동역자들 그리고 슬픔에 잠긴 가족들과 함께 있다. 2018년 ‘12.9 이른비 교안(12.9 秋雨教案)’ 이후 최대 규모의 이번 핍박은 중국 가정교회가 직면해야 하는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고통받는 지체들을 위해 애통해 하며 기도할 뿐만 아니라 이 고난의 현실 속에서 주께서 각 교회에 주시는 뜻이 무엇인지, 앞으로의 길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1. 환상을 버리고, 갈수록 강경해지는 ‘기독교 중국화’를 직시하자. 먼저, 우리는 앞으로의 정교(政教)관계에 대해 더 불리해지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너무나도 분명한 배경 속에서 발생한 이번 10.9 시온 교안은 기독교의 중국화 정책이 과거보다 더 강경하고, 더 체계적인 방식으로 중국 전역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확고한 정치 의제로, (그리스도의) 교회를 당의 이념에 순응하도록 만들고, 성도들을 세뇌하고 통제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만들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독교에 대해 지속되어 온 고강도 압박, 교회 지도자들에게 ‘사기죄’, ‘불법경영죄’ 등 각종 죄명을 적용해 탄압하는 행태, 일련의 종교 관련 규정들 그리고 일선의 경찰력을 동원하여 ‘불법종교활동’을 더 쉽게 단속할 수 있도록 ‘치안관리처벌법(治安管理處罰法)’을 개정한 것까지 이러한 징후들은 당국이 가정교회를 허용하는 공간을 급격히 축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회의 규모나 역사와 상관없이, 우리는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10.9 시온 교안과 ‘10.12 쉰청(郇城) 교안’ 외에도 매우 이례적인 현상들이 발생하였다.
9월 5일, 안후이(安徽)성 벙부(蚌埠)의 활석개혁(活石歸正)교회 장로 쉐사오창(薛少强)과 완춘친(萬春琴) 자매는, 이미 1월 8일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법정에서 석방되었지만, 법원이 집행유예를 취소하고 다시 수감해 형을 집행하도록 했다.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선양(沈陽) 싸이얼터(塞爾特) 공동체의 왕샹차오(王相超) 형제, 사오(邵) 형제, 류(劉) 자매, 구(顧) 자매는 이미 보석으로 풀려 났다가 다시 체포되었다.
11월 2일, 시안(西安) 펑성교회(豐盛教会)의 롄창녠(廉長年) 목사, 롄쉬량(廉旭亮) 목사, 푸쥐앤(付娟) 전도사는 이미 4월 12일 보석으로 풀려 났으나, 다시 사기죄로 체포되어 구치소에 구금되었다.
이 사건들은 발생 지역이 각기 다르고, 집행한 부문(部門)도 서로 다르다. 우리는 중앙 차원에서 여러 부문 간에 연동하고 협조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더 강경한 기독교 중국화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통전부가 총괄하고, 국가종교사무국이 집행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다.
심지어 해마다 11월과 12월은 본래 교안이 빈번히 발생하는 시기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중국 내에서 규모가 비교적 크고 전국적으로 지교회를 둔 교회들은 이 시기에 특히 대비해야 한다. 다만 올해 연말까지는 더 이상 큰 교안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유비무환(有備無患)으로 폭풍이 몰아치고 나서야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을 준비하지 않았음을 뒤늦게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2. 핍박 가운데 하나 되어 서로 사랑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복음을 흥왕케 하자. 다음으로, 바로 이러한 핍박 속에서 교회의 하나 됨과 서로 사랑함이 더욱 소중하고 절실하다.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고전 12:26a)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날 우리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명령이다. 10.9 시온 교안 이후 우리는 하나님 나라 사역들이 부흥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보았다. 주께서 일부 교회의 고난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온 세상의 교회는 한 가족(天下教會是一家)’임을 알게 하셨다고 믿는다.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의 서로 다른 은사를 받은 것처럼, 각 교회도 서로 다른 ‘은사의 조합’을 이룬다. 핍박 가운데 우리는 서로 사랑할 뿐만 아니라, 주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다양한 사명과 비전을 보아야 한다. 비록 같은 복음의 전장에 있지만, 교회마다 맡은 전투적 사명은 서로 다르다.
사명 지향적 교회, 자원이 풍부한 교회, 경험이 많은 교회, 교인이 많은 도시교회는 하나님 나라 안에서 자기가 맡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런 교회들은 더 무거운 책임을 지고, 더 많은 ‘전투력’을 감당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미 시험받고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온 교회들, 예를 들어 베이징 시온교회, 청두(成都) 이른비언약(秋雨聖約)교회, 샤먼(廈門) 쉰쓰딩(巡司頂)교회, 광저우(廣州) 성경개혁(聖經歸正)교회 등은 각 교회의 처지와 특유의 사명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들의 고난은 단지 각 교회의 연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 중국교회의 유익을 위한 것이다. 그들은 많은 교회를 대신하여 ‘전투력을 감당’하여 인내와 간증을 통해 상대적으로 약하고 아직 주목받지 못하는 다른 교회들이 숨을 돌리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은 일종의 최전선 의식이며, 또한 하나님 나라를 품는 것이다.
다니엘서에는 지역마다 다른 악한 영들의 군대가 있고, 에베소서에는 마귀의 군대의 조직은 복잡하며 공격도 전략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교회는 주님에게서 중앙에서 싸우도록 선택을 받았고, 또 어떤 교회는 지방 전투에 참여하도록 선택을 받았다. 우리는 각자의 사명에 충실하고 각자의 전투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우리는 주님의 교회가 오직 그분께만 속하며, 교회 지도자나 교회 성도들에게 속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만약 한 군대가 전장에서 사상자를 줄이고 전력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그것은 통솔자를 배반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교회가 영적 전쟁에서 자기 임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왕이신 그리스도를 배반하는 것이다.
일부 교회는 이미 주님께서 여러 전장에 배치되어 복음의 전선을 지키고 더 많은 영혼을 얻기 위해 가장 치열하고 힘든 전투를 감당하고 있다. 또 다른 교회들은 주님이 주신 ‘지상 명령’이 여전히 가장 일상적인 전투 임무임을 우리는 믿는다.
비록 상황이 긴박해 보이지만, 이것이 복음의 공간이 사라졌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반대로 시대가 혼란스럽고 불안할수록 복음의 공간은 더욱더 확장된다. 중국 당국의 핍박이 거세지만 그 힘은 사실상 제한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현재의 핍박 양상은 상당 부분 여전히 ‘일벌백계’식의 선택적 집행에 가깝다. 전국에 분포된 수천만 그리스도인을 전면적이고, 지속적으로 억압하는 것은 행정과 사회안정에 유지되는 비용이 매우 많이 들기에 이는 사실상 수천만 명을 상대로 내전을 벌이는 것과 다름이 없다. 게다가 지방 재정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중국 당국은 모든 국가 기관을 동원해 ‘모든 그리도스도인’을 상대로 지속전을 벌일 능력도, 충분한 동기부여 장치도 부족하다. 그래서 법 집행은 종종 일시적인 ‘운동’일 뿐 지속적이지 않다.
이것은 우리에게 복음을 널리 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 여전히 힘이 있는 교회들은 복음 전파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모든 주일예배, 모든 소그룹 교제 그리고 한 분 한 분에게 구체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는 것이다.
시온교회 목회자들과 동역자들이 겪은 고난을 헛되이 하지 말 것이며, 감옥이나 구치소에 갇혀 겪는 지체들의 고난을 헛되이 하지 말기를 바란다. 교안이 발생할 때마다, 누군가 당신을 대신해 감옥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주님을 잘 믿고 사랑하며, 잘살아가며, 열심히 복음을 전해야 한다.
3.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중국교회들도 핍박에 직면하여 자체적으로 모델을 찾으며, 조정하고(가다듬고) 있는데, 이는 바로 하나님이 당신의(그의) 교회를 단련하고 빚어 가시는 것이다.
베이징 시온교회의 진밍르 목사가 제안한 ‘도시교회 3.0 모델(城市教会3.0模式)’,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고,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며, 탈중심화한 네트워크 모델은 지금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시온교회와 유사한 모델을 시도해 교회들에 있어서 지금은 계속 빠르게 확장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전 교회와 각 지교회(分堂)는 내실을 다지고, 일꾼을 양성하며, 성도들 간 삶의 유대감을 강화하며, 미래 사역을 위해 힘을 비축해야 할 때이다.
10.9 교안이 ‘3.0 모델’의 끝이 아니듯이, 12.9 교안 역시 이른비언약교회의 ‘삼화 비전(三化異象)’과 ‘교회의 공개화(教會公開化)’ 비전의 끝이 아니다. 지난 7년 동안 왕이(王怡) 목사가 감옥에 갇혀 있었음에도 우리는 이른비언약교회가 여전히 공개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보고 있다. 다만 지금은 문화와 교육 등 여러 공적 사역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때가 아니라, ‘공개화’의 현재 초점은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핍박받는다는 것이다.
중국 전역을 둘러볼 때, 여러 도시의 대표적인 교회들은 계획적으로 사역과 계층을 나눌 필요가 있다. 자원에 유리하고, 인재가 마련되어 있으며, 제도적으로도 성숙한 교회들은 담대히 앞으로 나아가 그 지역 안에서 사명적 교회가 되어야 하며, 여러 교회를 위해 더 많은 위험과 압력을 담당해야 한다. 그 외의 많은 교회들은 기초를 견고히 다지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한다.
또한 우리는 서로 중보하는 네트워크, 더 나아가 자원을 공유하고, 서로를 지지하는 네트워크를 세워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짐을 지고, 서로 사랑하여 다층적이고 풍성한 내용을 갖춘 영적 대가족을 세워 가야 한다.
10.9 시온 교안은 고통의 증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부르심이다. 이는 우리가 환상을 내려놓고, 우리의 사명을 짊어지도록 부른다. 그것은 핍박의 잔혹함을 일깨워 주며, 복음의 소중함을 드러낸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 속에서 우리가 소극적으로 다음 타격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 됨과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계속 전진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세상을 이기신 주님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섬김은 만왕의 왕이신 그분이 이미 죄와 죽음을 이기셨으며, 장차 다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실 것이라는 이 복된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 ♣
* 본 글은 ‘성풍평론(聖風評論)’(https://t.me/shengfengpinglun)에 처음 게재되었으며, 전재 시 출처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 사진 설명 | 시온교회 자료사진 ♣ 출처(사진 포함) | <차이나에이드> (2025/11/7) ♣ 번역 | 장요한·자원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