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9월 16일, 중어권한인선교사협의회(KMAC) 정기 모임에서 “중국인 선교사 멘토링 사역과 중국교회 선교동원 현황”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었다. 강연자는 대부흥을 경험한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를 향한 열정은 중국 전역에 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한다. 2011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중국선교대회는 태국을 선교기지로 삼는 출발점이 되었는데, 이제 중국교회가 단순히 ‘선교를 외치는 교회’에서 벗어나, 실제로 ‘선교를 실천하는 교회’로 한걸음 더 크게 내딛는 선교의 주체가 되기를 바란다. 글을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황 목사님과 도움을 주신 중어권한인선교사협의회(유황수 회장)와 글을 정리하고 번역해 주신 사무총장 천요한 선교사님께 감사드린다.
목차
들어가는 말
중국교회와 한국교회의 학습 관계 규모 지향적 흐름의 영향과 문제 2011년 치앙마이선교대회의 전환점 성경 속 선교에 대한 성찰 (사도행전) 태국이 안디옥 선교기지로서 갖춘 조건 중국교회의 선교 전략 제언 방콕에서의 실제 사역 사례 한중 선교사 협력과 미래 전망
맺는말
들어가는 말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저는 중국교회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중국 도시교회는 1980~90년대에 주로 한국교회를 모델로 삼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국교회는 대부흥을 경험하며 수많은 선교사를 중국으로 파송하였고, 중국 전역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국교회가 보여준 놀라운 성장과 헌신은 중국교회 목회자들에게 큰 도전이 되었고, “우리도 한국교회보다 더 큰 교회를 세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자”라는 열망을 심어주었습니다.
저 또한 처음 한국교회를 방문했을 때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수천 명이 함께 예배드리는 장면을 보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때 저는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영광이구나!’라고 느꼈고, 언젠가 백만 명이 모이는 교회를 세워 주님의 이름을 높이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당시 많은 중국 목회자의 공통된 열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교회가 사실은 미국교회를 본받아 성장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교회 지도자 중 한 명이 “이제 미국교회가 중국 농촌교회로부터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을 때, 우리는 큰 혼란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누구를 본받아야 하는가?”
“중국교회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지금도 우리 앞에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중국교회와 한국교회의 학습 관계 중국교회는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반(半) 공개 혹은 전면 공개의 형태로 변화해 왔습니다. 중국 정부가 한동안 교회 활동에 비교적 큰 자유를 허용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많은 교회가 한국교회의 모델을 따랐습니다.
당시 중국교회가 추구한 것은 ‘큰 교회’였습니다. 예배당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가, 몇천 명, 몇만 명이 모일 수 있는가가 자랑이자 영광이 되었습니다. 목회자들은 교인 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여겼습니다.
예를 들어, 제 신학교 동료 한 명은 400여 명이 모이는 교회를 섬겼습니다. 그런데 그는 4천~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예배당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교인이 그만큼 채워지지 않아 결국 지하실(약 500명 규모)에서 모임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이렇게 ‘규모 확대’ 자체가 목표가 되면서 교회 운영과 신앙생활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런 추세가 신앙생활과 공동체에 여섯 가지 변화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1. 신앙생활의 종교화 2. 신앙 실천의 의식화 3. 공동체의 내향화 4. 신앙의 개인화 5. 신앙 전수의 피상화 6. 사역의 기관화
결국, 교회의 초점은 규모와 형식으로 기울었고, 하나님 나라의 본질적 사명은 희미해졌습니다.
규모 지향적 흐름의 영향과 문제 중국교회가 ‘더 크고 더 화려한 교회’를 추구하면서 우리의 신앙과 공동체는 본질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규모 지향적 흐름은 단순히 건축과 인원수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과 선교적 사명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무엇보다 신앙생활이 점점 종교화하고 형식화하였습니다. 예배와 기도가 하나님과 인격적인 교제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절차를 밟는 의식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또한 교회의 관심은 외부보다 내부로 향했습니다.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모으는 데만 힘쓰고, 교회 밖 세상 속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은 점차 약화하였습니다. 교회 프로그램과 제자훈련은 많았지만, 정작 복음 전파와 선교에는 소홀해졌습니다. 게다가 신앙은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교회에 나와서 “내가 어떤 은혜를 받았는가?”, “내가 어떤 축복을 받았는가?”에만 집중했고, 하나님의 뜻과 교회 공동체 전체를 향한 계획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이런 흐름은 다음세대의 신앙 계승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많은 자녀가 주일학교에서는 자랐지만, 중·고등학교 혹은 대학에 진학하면 교회를 떠났습니다. 부모세대의 믿음이 자녀세대로 이어지지 못했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회의 사역이 기관화·외주화하였습니다. 선교, 제자훈련, 가정 문제 상담과 같은 핵심 사역을 전문 기관에 맡기고, 교회는 단지 외형적인 성장과 프로그램 운영에 치중했습니다.
요약하자면, 규모 중심의 성장 추구는 단기적으로는 화려해 보였으나, 장기적으로는 중국교회의 신앙을 피상적이고 취약하게 했습니다.
2011년 치앙마이선교대회의 전환점 2011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중국선교대회는 제 사역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당시 상하이(上海)의 최 목사, 샤먼(廈門)의 위 목사와 함께 우리 세 교회가 주축이 되어 수십 명의 성도들과 이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 대회는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조직도 잘 되었고, 많은 사람이 “선교사로 나가겠다”라고 헌신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곧 중국교회가 세계선교의 주역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자부심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저의 마음을 깊이 흔든 한 가지 도전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한 목회자가 저를 회의장 밖으로 불러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황 목사님, 치앙마이에는 전 세계에서 온 200개 이상의 선교단체가 있고, 2,600명이 넘는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중국에서 온 선교단체나 선교사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중국교회는 늘 ‘선교하는 중국’을 외치지만, 언제 진정으로 선교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까?”
그 말은 제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럽고, 깊은 자책이 몰려왔습니다.
그 목회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들이 구매한 교회 건물과 토지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중국교회가 정말 선교하는 교회가 되어 이곳에 교회를 세운다면, 우리는 이 예배당을 중국교회에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더 큰 사역이 필요하다면 이 땅까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그렇게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대회가 끝날 무렵 몇몇 한국 목회자가 함께 모여 그 교회와 토지를 중국교회에 정식으로 증여하는 서명을 했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서 서명했습니다. 이 사건은 저의 마음에 무거운 짐과 깊은 각성을 남겼습니다.
“중국교회는 왜 아직 선교의 길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나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 안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습니다.
성경 속 선교에 대한 성찰 (사도행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사도행전 1:8) 성령이 임하시면 제자들이 반드시 예루살렘을 넘어 유대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들은 여전히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스데반의 순교라는 사건을 통해 교회를 흔들었습니다. 스데반의 죽음은 또 다른 한 사람, 바로 사울(후에 바울)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는 교회를 핍박하던 자에서 이방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위대한 사도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 (사도행전 8:1) 여기서 중요한 것은, 흩어져야 할 ‘보냄 받은 자들’, 즉 사도들은 남아 있었고, 이름 없는 평범한 성도들이 흩어져 복음을 전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교회를 억지로라도 땅끝까지 보내는 분이십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 중국교회에도 중요한 도전을 줍니다. 우리가 여전히 ‘예루살렘 본부’에 안주한다면, 하나님은 다른 방법을 통해 우리를 흩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게 하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태국이 안디옥 선교기지로서 갖춘 조건 방콕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 중 하나로, 매년 3천만 명 이상이 방문합니다. 그만큼 국제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종교와 문화에 대한 포용성도 높습니다. 또한 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습니다. 비행기로 몇 시간 안에 오갈 수 있고,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로 연결되는 교통 허브 역할을 합니다. 중국인 선교사들이 해외로 나아가는 데 있어 이상적인 출발점입니다.
태국은 다양한 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의료와 교육 환경도 선교사들에게 유리합니다. 생활비도 저렴해 선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태국, 특히 방콕이 중국교회의 ‘현대적 안디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중국교회의 선교 전략 제언
중국교회가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1. 교회 중심의 선교 2. 담임목회자의 직접적 참여 3. 타문화 중심 선교 4. 선교 생태계(Ecosystem) 구축 5. 현지교회 개척
이 다섯 가지 전략은 중국교회가 단순히 ‘선교를 외치는 교회’에서 벗어나, 실제로 ‘선교를 실천하는 교회’가 되는 데 필요한 길입니다.
방콕에서의 실제 사역 사례
방콕에서 몇 년간 사역하면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길을 열어 주시는지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1. 교회 개척 – 다문화교회로 성장 2. 교육 사역 – 기독교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 교육 제공 3. 사회적 돌봄 – 이주민과 유학생을 위한 공동체 4. 현지와의 연결 – 태국교회와 협력, 공동 파송
이 경험을 통해 저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중국교회는 더 이상 안주하지 말고 나아가야 하며, 그 나아감은 반드시 타문화권 교회개척과 현지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한중 선교사 협력과 미래 전망 중국교회가 세계선교에 본격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한국교회는 지난 수십 년간 쌓은 풍부한 선교 경험과 비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교회는 인적 자원과 잠재력이 크고, 중국인의 정체성은 여러 나라에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만듭니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경험과 중국교회의 잠재력이 결합한다면, 세계선교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공동 파송·공동 훈련·공동 사역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글로벌 교회의 협력입니다.
맺는말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이제는 더 이상 머뭇거릴 때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 중국교회를 부르시는 사명은 명확합니다. 중국교회가 선교의 주체로 서고, 목회자가 앞장서며, 타문화권을 향해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
【 기도 】 ♥ 주님, 중국교회가 예루살렘을 넘어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선교적 교회로 세워지게 하소서. ♥ 한국교회와 중국교회가 함께 손잡고 아시아와 열방을 향한 주님의 뜻을 이루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황 목사 | 선교사 ♣ 정리 & 번역| 천요한 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