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논단 통신】 한 청년이 기분이 나쁘다며 전화를 걸어와 작별 인사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학생 자살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교회는 어떤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청년들에게 어떤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청년 자살 문제에 관심을 두는 단체 구성원들과 목회자들이 한 간담회에서 효과적으로 동행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해 나누며, 젊은이들이 상처받았을 때 교회는 방관자였는지 혹은 2차 가해자가 되지는 않았는지 성찰을 촉구했다.
어떤 학생이 전화를 걸어 “당신과 작별 인사를 하고 싶어요. 당신은 제게 제일 잘 해줬으니까요……”라고 말하였을 때, 당시 중학교 교목이었던 린이쥔(林一君) 목사는 주저하지 않고, “너, 지금 어디니?” 하고 물었다. 학생이 어떤 건물의 옥상에 있다고 하자, 그녀는 다급히 외쳤다. “너 죽으려면 나랑 같이 가!” 그러고 나서 곧장 편의점으로 가서 청량음료 Jolly Shandy 두 캔을 사서 급히 옥상으로 올라가 옥상 난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학생을 찾았다.
린이쥔은 학생과 함께 옥상 가장자리에 앉아 한 손으로는 학생의 어깨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떨어지지 않게 뒤로 붙잡은 채, 학생의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녀는 학생이 사실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기의 말을 들어줄 누군가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학생이 먼저 나서서 밥 먹으러 가자고 말했고, 그들은 함께 옥상을 내려왔다. 지금 그 학생은 크리스천 교사가 되었고, 린이쥔 목사에게 “다시는 옥상에서 누군가를 붙잡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믿지 않아요” – 동행 ‘삼불이동(三不二同)’ “젊은이들이 가장 위급한 순간에 왜 저를 찾아 이야기할까요? 그것은 과거에 제가 그들 곁에서 어떻게 함께했는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저 꾸짖거나 가르치기만 했던 게 아니었거든요.” 한때 교사였고, 현재는 목사인 린이쥔은 여러 중학교에서 교목(校牧)과 교감으로 일할 때 학생들이 자살로 세상을 떠난 적이 있다고 나누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자살을 고민하는 나이가 십 대가 아니라, 몇 살 안 된 어린아이들이라고 밝혔다.
린이쥔 목사는 현재 다섯 곳의 유치원 원감을 맡고 있다. 그녀는 “유치원생들조차 막연하게 자살 생각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이들로 하여금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또한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사람들을 대할 때 자기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더 어렵다며, 주변에 밀을 만한 사람은 있는지 물었다.
린이쥔 목사는 “이 세대는 믿음이 없는 세대예요. 젊은이들은 우리를 신뢰하지 않아요.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꼰대스럽게 거침없이 이야기하면, 오히려 그들에게 부담된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그녀는 목회자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젊은이들은 대개 목회자를 단순히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예수를 믿어라’라고 요구하는 사람으로 여긴다고 했지만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들이 예수님처럼 그들과 동행하며, 그들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으로 생각했다. 사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자신을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그들이 천국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신다고 했다.
린이쥔은 자기가 지키고 있는 ‘삼불이동(叁不二同)’ 원칙에 대해 나눴는데, ‘삼불(三不)’은 ‘설교하지 않기(不說教), 부정하지 않기(不否定), 비판하지 않기(不批判)’이며, ‘이동(二同)’은 ‘공감하기(同理心), 동행하기(同行)’이다. 그녀는 젊은이들을 돌보는 목회자들과 청년 사역자들에게 젊은이들과 동행한다는 것은 원래 힘든 일인데, 그들과 동행하는 것은 몇 년만 동행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동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의 목자가 되었다면, 평생 그들의 목자라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방향 동행, 순수한 동반자 청년 자살 문제에 집중하는 비정부기구(NGO) 소속이자 학생 사회복지사인 양카이퉁(楊鎧彤)은 관련 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2023년 학동(學童) 자살이 급증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 초까지 최소 129명의 24세 이하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과 동행하며,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까요? 양카이퉁은 관련 이론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동행자와 동반자의 자질이라고 강조한다.
그녀는 자기의 성장 과정에는 선생님이자 친구 같은 어른들이 늘 곁에 있었는데 그들을 신뢰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 동행이 바로 ‘양방향’이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들이 그녀와 단순히 동행하였을 뿐 아니라 그들 또한 그녀와 동행을 허락해 준 것이다. 비록 그들은 위로하는 법을 잘 몰라도 그녀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었다. 이는 젊은이들과 동행할 때는 ‘기술’보다 동행자의 ‘개인적 특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양카이퉁은 만약 당신이 그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여기면, 여러 가지 기교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그런 접근은 사람들을 어색하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젊은이들은 ‘가식’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을 섬길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을 ‘한 사람’으로 존중해야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같은 공간에서 진심으로 함께 해야지, 처음에는 게임 등을 하며 관계를 쌓고, ‘다음엔 학업이나 가정 이야기를 꺼내 도우려는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순수하게, 그들과 함께 삶의 기쁨과 슬픔을 겪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조직의 또 다른 구성원이자 같은 학생 사회복지사인 징촨룽이(井川龍一)는 중학교 후배들과 동행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내어 동문회에 참가하여 학생들을 돌보며 학교의 일부 관행을 바꿔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학교가 학생들의 ‘편향 행위’에 대해 대개 ‘먼저 처벌부터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작 학생의 필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학생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문제가 있는 학생을 ‘구제 불능’이라고 단정해 버리고, 정작 그 학생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또는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다.
교회는 지지자인가, 방관자인가? 그렇다면 학생 자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조직의 또 다른 구성원이자, 믿음의 2세대 사회복지사인 황민링(黃敏靈)은 청소년들이 친구관계를 소중히 여기지만, 가족관계와 어른들의 지지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청소년들의 인간관계는 다양하다고 강조하며 친구가 무너져도, 가족이 든든하다면 쉽게 무너지지 않지만 가족도 무너지고, 친구도 무너지고, 어른(기성세대)과 관계도 무너지면, 그 사람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카이퉁은 학생 자살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며, 그중 한 측면, 예를 들어 교회가 그를 지탱할 수 있다면 젊은이들은 살아가는 동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누군가가 괴롭힘과 자살 문제의 관계에 관해 묻자, 황민링은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면 반드시 괴롭히는 사람,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 그리고 방관자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했다. 그런데 교회는 때로 문제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며, 오히려 덮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방관자가 되는 것은 아닐지, 그리고 더 안타까운 것은 때로 교회가 방관자일 뿐만 아니라 2차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했다.
그녀는 교회에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하면 “너무 예민한 것 같다”, “조금만 참아라” 하는 반응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이는 사실상 2차적인 가해라고 했다.
황민령은 자기는 교회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바로 그 기대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실망한다며, 당시 참석한 목회자들에게 교회 젊은이들이 왜 떠나는지, 그들이 왜 떠났는지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촉구했다. 그들이 상처받은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는지, 만약 도움을 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면 어쩌면 우리도 그에게 상처를 준 것일 수도 있다. 마음이 아픈 사람을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강조했다,
청년목양 간담회는 “마음속 어두운 감정을 직시하며: 청년과 함께 감정의 골짜기 건너기”라는 홍콩기독교협진회 청년사역 소그룹 주최로, 지난 4월 23일 ‘The Ripples 一滴 (大角咀沐恩浸信會)’에서 개최되었다. ♣
♣ 출처 (사진 포함) | <시대논단(時代論壇)> (2025/6/27) ♣ 번역 | 장요한·자원봉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