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독교협회(中國基督教協會) 회장이자 진링셰허신학원(金陵協和神學院) 원장인 우웨이(吳巍) 목사가 지난 7월 28일 중국 난징(南京)에서 한국교회총연합 대표단과 만났다. 그는 이날 “양국 간 기독교 교류는 정부 관계의 영향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신앙만 보고 서로 교제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자”라고 했다. 나무 하나하나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큰 숲을 보면서 한국교회와 교류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우 목사는 중국교회의 상황에 대해 “중국 신학교의 경우 전국적으로 22개가 있고, 교회의 경우 6만여 교회 그리고 약 3,800만 명의 교인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우리(중국) 신학교의 경우 올해 9월 학기에도 400명의 학생이 입학하며, 470명이 기숙하며 수업을 받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서 공부한 교수진을 포함해 20여 명이 가르치고 있다. 중국 내 신학교들은 외국과 교류보다는 중국 내 학술 교류를 권장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좋은 목회자를 기르기 위한 좋은 학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교회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게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종교의 중국화’운동을 통해 중국 특색의 종교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각종 종교 관련 법규를 내놓으면서 중국 내 종교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해 왔다. 정부가 인정하는 교회든 인정하지 않는 교회든 중국 정부의 칼날을 피해 갈 수 없다. 지난 2024년은 ‘기독교 중국화 5개년 업무 계획 강요(2023∼2027)’를 시행한 지 두 번째 되는 해였다. ‘사기죄’ 혐의로, ‘국가 정권 전복 선동죄’로, ‘불법 경영죄’로, 구금 기간 초과, 재판 지연이나 선고 지연으로, 위챗을 통해 신앙 간증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사교(邪教)죄’ 적용 사례까지 목회자나 교인들은 각각의 혐의로 모진 박해를 피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중국교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중국 정부 입장을 고려하고 한국교회의 그동안 노하우를 접목하되 창의적으로 접근한다면 그 길이 보이지 않을까? 그럴 때 중국교회가 중국 사회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인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별개로 정신적·문화적 갈증을 경험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고 있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기독교 문화가 중국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축적한 영성·지성·감성의 통합적 접근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교회가 중국인의 심성에 맞는 기독교 문화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안하면 어떨까?
삼자교회든 가정교회든 교회는 중국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중요한 것은 교회의 형태가 아니다. 얼마나 중국인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느냐이다. 이를 통해 기독교가 단순히 서구에서 온 종교가 아닌, 중국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중국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정신적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마음의 평안과 내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명성과 묵상의 융합을 시도하면 어떨까?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명상 전통과 기독교적 묵상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정좌(靜坐) 문화와 기독교의 관상기도를 결합해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내적 평안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이는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기독교적 가치인 사랑, 용서, 희망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방법이다. 구체적으로는 ‘동서양 영성의 대화’, ‘현대인을 위한 침묵 수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단순히 교회 안에서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서 실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야 한다. ‘직장에서의 기독교적 가치 실천’, ‘가정생활 속 사랑의 실천’, ‘이웃과 화목한 관계 맺기’ 등을 통해 기독교 영성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풍요롭게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중국 사회가 직면한 고령화, 환경오염, 사회적 신뢰도 저하 등의 문제들에 대해 기독교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영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독교가 중국 사회의 현실적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기독교 영성이 단순한 개인적 체험을 넘어 사회적 책임감과 연결돼 있음을 드러낼 수 있다. 기독교 사상과 중국 전통사상의 대화도 시도할 수 있다. 중국의 깊은 철학적 전통과 기독교 사상 간의 건설적 대화를 촉진하는 학술 프로그램이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등 중국 사상가들의 핵심 개념들과 기독교 신학의 주요 주제들을 비교 연구하는 세미나 또는 강좌를 통해, 중국인들이 기독교를 외래 종교로서가 아니라 중국 문화와 깊이 대화할 수 있는 사상 체계로 인식하도록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맹자의 성선설과 기독교의 하나님 형상 개념, 노자의 무위자연과 기독교의 겸손과 순종, 공자의 인(仁) 사상과 기독교의 사랑 개념 등을 비교 분석하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기독교가 중국 문화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중국 문화와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 학문과 기독교 세계관의 통합도 가능할 것이다. 과학, 기술, 인문학, 사회과학 등 현대 학문 분야에서 기독교적 관점이 어떤 독특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과학과 신앙의 대화’, ‘기독교 윤리학과 현대 사회 문제’, ‘기독교 경제관과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주제로 정기적인 강연회나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생명공학, 환경 문제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이슈들에 대해 기독교 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기독교가 단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현재적 지혜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식인들과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과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고려할 만하다.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리더들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창의성, 도덕성, 사회적 책임감을 겸비한 인재들을 기르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기독교 교육의 우수성을 사회에 알릴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창의적 사고력 향상 프로그램, 대학생들을 위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직장인들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관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문화예술을 통한 마음의 치유도 가능하다. 음악과 찬양의 현지화다. 중국 전통음악의 선율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기독교 음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구적 찬양곡들을 단순히 번역하는 것을 넘어서, 중국인들의 정서에 맞는 새로운 기독교 음악을 창작해야 한다. 전통 악기인 얼후(二胡) 등을 활용한 찬양곡들과 현대적 팝 스타일을 접목한 곡들을 동시에 개발해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정기적인 음악회나 콘서트를 통해 기독교 음악의 아름다움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고,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독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지역의 음악가들과 협력해 기독교 음악의 창작과 연주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기독교 문화가 중국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갈 수 있다. 회화, 서예,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시각예술을 통해 기독교 메시지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중국의 전통 서예나 수묵화 기법을 활용해 성경 내용이나 기독교 주제를 표현하는 작품들을 전시해 기독교가 중국 문화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현대 중국 사회의 모습을 기독교 관점에서 해석한 예술 작품들을 통해, 기독교가 중국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중국인들의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할 수 있다. 정기적인 전시회나 아트 페스티벌을 통해 일반 시민들이 기독교 예술을 접할 기회를 늘려나가야 한다. 중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기독교 가치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 역사와 문화 배경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 소설이나 수필, 시 등을 창작하고 출간해 문학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전파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중국인들이 겪는 일상적 고민(가족관계, 직장생활, 사회적 압박 등)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을 통해 기독교적 해답을 제시해 기독교가 중국인들의 실제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독서클럽이나 문학토론회 등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적인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통합적인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즉 장기 비전을 갖고 단계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각 지역 상황과 특성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부터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초기에는 비교적 부담이 적고 참여하기 쉬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점차 영성과 지성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각 프로그램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영성·지성·감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적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악회에서 시작된 관심이 철학 강좌나 영성 수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간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
물론 교회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학교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이고 참여자들의 접근성을 향상할 수 있다. 또한 지역의 예술가, 학자, 교육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과의 관계에서는 사회적 기여와 문화적 교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피하면서도 기독교 문화의 긍정적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다.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이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역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 참가자 중에서 잠재력 있는 인재들을 발굴하고 리더로 양성해 프로그램의 지속적 발전과 확산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교회 중심의 운영에서 점차 시민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문화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통합 시각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중국교회가 영성·지성·감성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중국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인들의 마음과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서구 기독교 문화의 단순한 이식이 아니라, 중국의 역사와 전통, 현재 상황과 미래의 비전을 고려한 창조적 접근이 요구된다. 기독교가 중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중국인들의 일상적 필요를 채워 주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실질적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 문화의 우수한 전통들을 존중하고 계승하면서, 기독교만의 독특한 가치들을 자연스럽게 접목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본다면, 중국교회는 단순히 종교 공동체를 넘어서 중국 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중국적 특색을 가진 기독교 문화가 형성돼 전 세계 기독교계에도 새로운 영감과 모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중국교회에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자, 하나님께서 중국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더 큰 계획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중국교회의 이러한 도전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영성·지성·감성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통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기독교가 중국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고, 중국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오늘의 중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비전일 것이다. ♣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리빈 | 중국인사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