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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2  통권 274호  필자 : 변성래  |  조회 : 1618   프린트   이메일 
[책 속의 중국]
《현대 중국의 이해》
_Kerry Brown / 명인문화사

현대 중국사 관련 도서들을 여럿 소개해 드렸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복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중국사의 큰 틀은 변화가 없으나, 세부적인 항목에 들어가면 약간씩 결이 다름을 느낍니다. 저자가 중국인인가(같은 중국인이라도 중국 내 거주자와 외국 거주자의 시각이 각기 다름을 느낍니다) 외국인인가에 따라 다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지은이 케리 브라운은 호주 시드니대학교 중국 담당 교수 겸 중국연구소 소장으로 소개됩니다. 지은이는 이 책에 ‘중국은 왜 중요한가?’의 서론을 시작으로, 중국은 어떤 국가인가? 현대 중국의 형성, 공산당(共産黨)과 정치, 중국은 어떻게 통치되는가? 중국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세계 속의 중국을 담았습니다. 이 중에서 종교와 관련된 것만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중국인들은 무엇을 믿는가?
17세기 중국에서 활동했던 서구 선교사들이 가졌던 의문 중 하나는 “중국인들이 실제로 믿는 것은 무엇이냐?”였습니다. 중국인들은 조상을 신봉하는가? 중국인들은 유교주의자인가, 불교도들인가? 이러한 질문에 모범답안은 없다고 합니다. 참고로 옛날 중국 왕실에서는 유교를 신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혹 어떤 이들은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 또는 자본주의 국가, 또는 유교 국가라고 주장합니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처럼 지배적인 종교를 판별해 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중국의 ‘신념’의 범주에 가장 근접한 이념은 ‘유교’입니다. 하지만 유교의 근본적인 교리를 해석하는 데 있어 고도의 논쟁이 존재합니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유교의 근본적인 교리 중 하나는 수직적 질서에 대한 필요성입니다. 지배자들을 위한 논리입니다. 유교의 교리에 의하면 지배자들은 올바른 국가의 의식(儀式)을 준수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한편 유교의 근본적인 교리 중 하나는 ‘천하에는 질서가 있다’라는 이념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공자(孔子)가 소환됩니다. 논어(論語)가 종교적 경전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유교는 시대적 변화(주로 위정자의 취향에 따라)로 배척당하기도 했습니다. 진시황제의 분서갱유 사건으로 억압받았다가, BC 1세기인 한나라 때 국가이념으로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 후 11세기 신(新)유교주의자들에 의해서 유교는 또다시 중용(重用)됩니다. 

중국에서 유교의 경우와는 상반되게 불교는 종교적인 실천적 성격이 강한 종교로 이해됩니다. 최근 종교적 의미로서의 불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지역으로는 내몽골자치구가 있으며, 상하이(上海)와 광저우(廣州)와 같은 핵심 도시 지역도 그러합니다. 현재 중국인들 사이에는 물질주의적이며, 황금 만능주의적 풍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상당 부분 서구의 자본주의를 강력하게 도입한 것에 기인합니다. 지금 중국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인간의 존재가 이 지구에서 갖는 궁극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등에 대해 생각하기에는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정부의 종교에 대한 시각은 복잡합니다. 1949년부터 1980년대 초반 사이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중국이 따라야 할 이념적 사상으로서 변증법적 물질주의와 무신론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 기간에 종교적 인물과 종교행위 그리고 사원(寺院)에 대한 광범위한 박해가 있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 중국에는 이전보다는 더 진보적인 지도부가 들어섭니다. 과거의 지배 형태가 혹독함이었다면, 신지도부는 이전의 지도부가 그랬던 것처럼 공식적으로는 중국 내 종교를 장기간에 걸쳐 근절할 것이라고 공언합니다. 하지만 한편 신지도부는 적어도 단기간에 중국 내에서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종교행위를 묵인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입니다. 기독교 이야기로 넘어가 봅니다(참고로 이 책의 초판은 2014년도에 출간되었고, 2020년에 개정판이 나왔지만 이 부분의 내용 변화는 없습니다). 지은이는 기독교의 경우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신자가 줄면서 교세도 약화하고 있다고 적습니다. 유독 중국에서 기독교가 르네상스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가요? 책에 실린 통계를 보면, 기독교인으로서 일정한 종교 생활을 하는 중국인의 수는 약 6,000만에서 1억 5,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Gardam, 2011). 본문 글을 그대로 옮깁니다. “개신교 중국인 신자들의 종교 활동은 소위 ‘집 교회(household church)’라는 곳에서 이뤄진다. 집 교회는 전국에 걸쳐서 존재하며, 소규모의 비공식적 모임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곳에서 신자들은 성경봉독을 하고, 찬송가를 부르며, 설교를 듣는다. 이러한 신자들의 수는 엄청나다. 그리고 이들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모두에게 의심받고 있다. 그 결과 단속도 자주 이루어지고 있다. 단속은 중국공산당이 개신교에 대해 행하는 통제의 형태 중 하나이다. 중국공산당은 개신교 조직과 네트워킹 파워에 대해 확실히 단속하기를 원하고 있다.” 

파룬궁(法輪功)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잠깐 적습니다. 여러 해 전 서울 구로구에 있는 고대구로병원에 병문안차 가던 길에,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대림역에 내렸습니다. 대림역은 매스컴을 자주 타는 곳입니다. 대림역 주변은 중국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중국 동포가 개입된 사건 사고가 연일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철역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누군가 불쑥 전단지를 내밀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중국 동포였습니다. 전단지는 ‘파룬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파룬궁에 대한 글과 사진이 도로 바닥에 전시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전단지를 대충 훑어보니, 두 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중국 동포들에게 파룬궁을 권유하는 목적과 파룬궁이 중국 내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중국공산당은 어떤 종교나 단체가 지나치게 확장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합니다. 잠재적으로 위험한 정치적 성격을 지녔을 때는 강경 노선을 취하기도 했는데, 그중 특별하게 그 대상이 된 집단으로 파룬궁을 들 수 있습니다. 파룬궁이 처음 설립된 시기는 1990년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북부의 퇴직 군인인 리훙즈(李洪志)에 의해서 창시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년 만에 상당한 수의 추종자가 생겨났으며, 추종자 중에는 심지어 중국공산당 고위 간부도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은 파룬궁을 파룬다파(파룬대법, 法輪大法 : ‘회전하는 바퀴의 원리’라는 뜻)라고 부릅니다. 파룬다파의 종교행위는 기공(氣功), 심신수련법. 명상기법과 같은 방법에 집중됩니다. 하지만 1999년 약 일만 명의 파룬궁 추종자들이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앙정부 청사를 에워싸면서 파룬궁은 더 위협적인 사회적, 정치적 색채를 갖는 종교단체로 인식 받게 됩니다. 파룬궁 신도들이 이런 행동을 보이게 된 이면에는 전년에 학계가 관영 신문을 통해서 파룬궁은 미신적이며 과학적 신뢰가 부족하다고 공격했기 때문입니다(종교와 과학적 신뢰 사이에는 무슨 연관이 있지요?). 비록 시위자들은 평화적으로 해산되었지만, 중국공산당은 파룬궁 조직이 그토록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동원될 수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게 됩니다. 동북 지역과 같이 파룬궁 조직이 강성한 교외지역에서는 그 추종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응이 벌어집니다. 신도들은 비밀 요원들에 의해 고문도 받습니다. 심지어 때로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포기하는 것을 거부하는 파룬궁 신도들이 죽임을 당하기까지 했다는 고발이 이어집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어떻게 파룬궁이 중국공산당에 주요 문제로 인식되었는지에 대해 두 가지 강력한 이유를 제시합니다. 첫 번째, 파룬궁 조직이 외딴 교외지역까지 깊숙하게 침투하였기 때문입니다. 중국 교외지역, 즉 시골 지역은 중국공산당이 인식하기에 스스로 권력의 천성적인 기초이자, 그들의 가장 충실한 추종자들이 존재한다고 여기는 곳입니다(요즘 국내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스팔트 지지층’이라는 용어가 생각납니다). 따라서 중국공산당은 교외지역 거주 인민들이 정부에 관한 생각을 바꾸거나, 영향을 주려는 움직임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 파룬궁 조직이 중앙정부에까지 침투했기 때문입니다. 파룬궁을 둘러싼 여러 소문 중 정부의 고위 관리가 파룬궁에 입교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며, 심지어 중앙정치국 위원 중에도 추종자가 있다는 말이 돌았습니다. 파룬궁에 대해 벌어진 정부 차원의 근절 운동은 이전 중화인민공화국 역사에서 존재했던 ‘올바른 계급사회 정립’과 ‘사상운동’을 떠오르게 합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접한 ‘파룬궁’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대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우 심각합니다. 과연 그럴까? 싶을 정도입니다. 파룬궁 신도들이 교도소에 들어오면 우선 혈액검사를 비롯한 건강검진을 시행한다고 합니다. 과연 그들의 건강을 염려해서 그럴까요?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은 ‘강제장기적출’ 입니다. 이 과정에는 교도소 간부들, 의사, 공산당 간부들 등이 포함된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인권에 관해 열심인 미국 의원들이 미국 하원에서 파룬궁 신도들과 중국 내외 인권 운동가들의 증언을 듣고 미국에서 입수한 정보를 공개하는 회의 장면을 유튜브를 통해 시청한 적도 있습니다. 파룬궁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중국공산당의 인권침해를 알리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







▦ 변성래 | 중국을 알고 싶은 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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