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동산 거품 붕괴와 지방정부 재정 적자 급증이라는 중국 경제의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은 각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대규모 개발 투자를 확대한 결과다. 특히 부동산 개발 투자가 그 중심에 있었다. 지방정부는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국유지 사용권을 판매해 주요 정책 재원을 확보해 왔지만, 부동산 거품이 전국적으로 붕괴하면서 지방정부는 재원 조달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정난으로 인해 지방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개발을 위한 토지 사용권 매각을 통해 주요 재원을 마련해 오다가 이제는 각종 인프라까지 매각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재정 상황이 악화하자 지방정부가 제공하던 사회보장제도와 복지 관련 지출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중국의 전체 조세 수입에서 중앙정부의 비중은 약 55%, 지방정부는 약 45%를 차지한다. 하지만 공공교육과 의료서비스와 일반적인 사회복지 정책을 위한 재정지출 대부분은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재정난은 중국 사회 전반의 복지 지출 감소로 이어져 또 다른 사회적 불안 요소를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 미국 등 서방과 무역 갈등,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중국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그동안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시장이 다소 활기를 띠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취득세 인하 등 대책이 발표된 결과라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대출우대금리(LPR)를 비롯한 다양한 금리 인하와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 해소에 약 10조 위안(한화 약 1,926조 원)을 투입했다. 중국부동산공사(CRIC)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30개 도시에서 신규 주택 거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1선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의 신규 주택 거래는 같은 기간 57% 늘었다. 지난 12월 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연속 50을 웃돌았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벌이는 조사로 체감 경기지표로 활용된다. 기준인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이고, 50을 밑돌면 위축 국면임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7개월 연속 40대에 머물다가 10월 50.1로 반등한 이래 체감 경기가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비제조업 PMI도 11월 50.0으로 전월보다는 0.2%포인트 하락했지만 회복 국면이다. 그러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약 5%로 제시하고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경기 침체 속 수요가 부족한 디플레이션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 폭은 4.8%로 연 5%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역대급 경기 침체와 구직난은 청년의 심각한 취업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는 중국 공무원 시험 ‘궈카오(國考)’의 역대 최고 경쟁률 86 대 1. ‘궈카오’에는 총 3만 9,700개 이상의 일자리가 나왔다. 모집 직군 중 가장 인기 있는 직책인 직업교육협회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자리에는 1만 7,0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상상 밖 경쟁률 1만 6,700 대 1이다. 민간 기업 취업이 만만치 않자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일보의 지난 2일 보도에 따르면 궈카오 필기시험 응시자는 총 34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약 40만 명 늘어났다. 2022년 68 대 1, 지난해 70 대 1의 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역대 최고치다. 사실 중국에서 공무원은 고용 안정성과 정규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는 탓에 인기 직업으로 꼽혀왔다. 낮은 임금 탓에 대기업 선호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중국 내수 경기 침체가 깊어진 최근 수년 새 청년 구직자들의 공무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몇 년 동안 많은 기업이 채용을 줄였기 때문에 대졸자들이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0월 청년(16∼24세) 실업률은 17.1%로 집계됐다. 체감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2월 재학생 실업률을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통계 방식을 도입하고도 올해 내내 17∼18%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궈카오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먼저 심사해 심사를 통과한 사람만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궈카오 응시 자격의 경우 대졸자는 18세 이상 35세 미만이다. 석박사의 경우 40세 미만이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번 궈카오에서 올해 대학을 갓 졸업한 응시자를 우선 선발하기로 했다. 이 역시 청년실업률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방편으로 보인다. 취업난 심화로 상승했던 대학원 진학률은 주춤세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석사 연구생 입학시험 지원자는 388만 명으로, 지난해(438만 명)에 비해 약 50만 명 줄었다. 2023학년도에는 474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2년 연속 감소했다. 취업난 심화로 대졸 입사를 포기하고 석사 취업을 택한 이들이 잠시 증가했지만, 석사 졸업장 역시 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대학원 진학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한편 중국은 비자 면제 확대를 통해 외국인의 중국 입국을 늘리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관영 일간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비자 면제 확대 정책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관광업이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관광, 사업, 친지 방문을 위해 중국에 입국하는 경우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대해 무비자, 최장 15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브루나이, 싱가포르만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었다. 현재까지 한국을 비롯해 38개국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 11월 22일 중국 정부는 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에게 적용하고 있는 무비자 입국 기간을 현행 15일에서 30일로 늘리고 일본인에게도 비자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린젠(林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 등으로 명시된 무비자 방문 목적에 ‘교류 방문’을 추가할 뿐 아니라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린 대변인은 “중국과 외국의 인적 교류를 더 편리하게 하려고 비자 면제 국가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라며 내년 12월 31일까지 불가리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몰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일본 등 9개국 일반 여권 소지자도 비자 면제 대상이라고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종전 38개 무비자 국가에도 같이 적용된다.
라오스와 접경한 모한(磨憨)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비자 면제 시행 1년을 맞은 6개국 입국자는 지난 11월까지 5,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4.3% 급증했다. 이들 가운데 77.2%가 무비자로 입국했다. 국가별로 말레이시아, 프랑스, 독일 순이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출입국관리소는 지난 1일 외국인 입국자가 올해 들어 30만 명을 넘겼으며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84.8%로 집계됐다고 했다. 특히 무비자 입국자는 9만 4,000여 명으로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31.3% 이상으로 나타났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도 11개월 만에 48만 명을 넘겨 123% 급증했다. 이 가운데 비자 면제 혜택을 받은 입국자는 18만 명 이상으로 작년보다 6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가별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한국, 독일 순이었다. 상하이(上海) 푸둥(浦東)공항을 이용한 출입국자는 11월까지 약 2,9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약 900만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0% 늘었다. 후난(湖南)성 장자제(張家界)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관광객 수는 129만여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5.5% 증가했다. 이에 따른 관광 수입은 3억 5,854만 달러(한화 약 5천31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6% 늘었다.
중국의 무비자 정책은 일방적이었다. 이는 외국인 관광과 소비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변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있다. 비자 면제 대상이 주요 유럽 국가와 한국·일본·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기간을 늘리고 일본인 비자 면제 조치를 함께 내놓은 것은 한국·일본과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라는 풀이다. 중국 지도부가 일본의 이시바 총리의 대중 기조를 온건하다고 평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비자 면제 조치와 더불어 항상 유념해야 하는 점은 사이버 스파이 행위, 국가 안보나 이익에 관련된 문건, 자료, 물품까지 확대하고 간첩 행위와 대상 적용 범위와 해석권을 독점한 중국의 ‘반간첩법’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따라서 비자 면제 범위가 아니면 반드시 관련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무비자 범위와 비자 취득이 필요한 경우를 혼동하면 일순간에 간첩 활동이 될 수 있다. 특정 시설물이나 시위 현장 촬영, 예상에 없던 지인 접촉 등은 ‘중국식 해석에 따라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무비자 입국이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민의 입국 거부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과거 중국에서 결핵 확진을 받은 이력이 있는 우리 국민이 완치됐음을 증명하지 못해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있었다.
중국 각지에서 교회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1월만 해도 체포, 구금, 소환, 교회 습격과 재판 사건이 8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11월 3일 오전 10시쯤 난징(南京)의 여러 가정교회에 경찰, 종교국 관계자 등 50여 명이 들이닥쳐 아무런 설명 없이 목사, 장로, 성도들을 체포했다. 같은 밤 10경 모두 석방됐지만 경찰은 다시 모일 때는 강력한 처벌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후난성 창사(長沙)에서도 50여 명의 경찰과 종교국 관계자가 예배 중이던 언광(恩光)교회를 급습했다. 언광교회의 또 다른 4개 예배처소에서도 강제로 예배가 중단됐고 다시는 모임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11월 4일 오후 닝샤(寧夏) 인촨(銀川)철도운송법원에 마옌(馬彥) 목사의 아내와 변호사가 마옌 목사 체포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정식 절차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옌 목사는 지난 8월 9일 예배 중 체포돼 현재까지 재판이나 조사 없이 구금 상태에 있다. 법적 절차에 따라 11월 26일은 마옌 목사 사건의 조사 마감일이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검찰로 송치하겠다고 통보만 했다. 마옌 목사는 윈난(雲南)성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닝샤에 교회를 세우고 목회해 왔다.
11월 5일부터 12일까지 청두(成都) 이른비언약(秋雨聖約)교회의 약 10명의 성도가 지역사회로부터 협박을 받았다. 특히 새 신도들이 주요 대상이었다. 9월 1일 주일예배에 참여했던 이들은 불법 종교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받았다. 서명한 한 신도는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회개했다. 일부 노년 여성 신도들은 경찰과 지역사회 관리들의 가정 방문으로 인해 가족과 갈등을 겪었다. 11월 6일 산시(陝西)성 싱핑(興平)시에서 판옌민(範彥民) 목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의 집에 있던 교회 소유의 컴퓨터와 전자기기들이 압수됐다. 종교 명의를 이용해 사회를 위협했다는 혐의로 15일간 구금됐다. 11월 10일 푸젠(福建)성 푸톈(莆田) 푸광(普光)교회의 성도 6명이 경찰서에 연행됐다가 당일 저녁 석방됐다. 11월 18일 상하이 공안국이 기자 장잔(張展)을 소란죄 혐의로 체포했다. 2020년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취재했던 그녀는 4년 형을 선고받았고 2024년 5월 석방됐다. 시안(西安)의 한 기독교인을 도와주었다는 혐의로 다시 체포돼 현재 상하이 푸둥신구 구치소에 구속돼 있다.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안후이(安徽)성 방부(蚌埠)시 훠스구이정(活石歸正)교회의 만창춘(萬長春) 등 4명의 기독교인이 사기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들의 가족은 법원 출입이 허락되지 않았다. 법정에서는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이들을 칭찬하며 오히려 자신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수많은 가정교회는 여전히 억압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면서 성도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복음의 본질을 잃지 않고 소금과 빛의 중국교회의 열정과 헌신,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가기가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게 될지라도 변함없도록 이어지기를 전 세계교회가 중보기도를 해주기를 바란다. ▩
▩ 사진 출처 | (위) 바이두>사진캡처[https://baijiahao.baidu.com/s?id=1796294998215910442&wfr=spider&for=pc](2024.12.3. 접속함) (가운데) 바이두>사진캡처 [https://www.sohu.com/a/348513065_733477](2024.12.3. 접속함) (아래) 바이두>사진 [https://www.bijingdi.com/news/561.html](2024.12.3. 접속함) ▩ 쑨양 | 중국인 사역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