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연출하고 2024년 춘제(春節)에 상영하여 24억여 위안의 티켓파워를 과시하며 중국영화사에서 수익이 28위에 랭크되었다. 2024년 제37회 중국 대중영화 백화상(大眾電影百花獎)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특히 코믹한 단막극 형태의 샤오핀(小品)으로 연출하여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였다.
중국의 검찰원 영상 홍보팀은 중국 5세대 영화 대표 감독 장이머우와 손잡고 정당방위에 관한 홍보 영화를 제작하였다. 영화에서 정당방위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를 다루었다.
검사 한밍(韓明, 雷佳音 분)은 융언(永恩)시 지방 검찰원으로 발령을 받아 임시로 근무하게 된다. 여기서 대학 후배이며 연인이었던 뤼링링(呂玲玲, 高葉 분)과 재회한다. 한밍과 뤼링링은 고리대금업자 류원징(劉文經, 阿如那 분)를 살인한 왕융창(王永強, 潘斌龍 분)에 대해 공소 기한 이내 기소할 것을 명받는다. 류원징의 가족과 일행이 검찰원에 수시로 찾아와서 시위하며 기소를 압박하였다.
고등학교 3학년인 한밍의 아들 한위천(韓雨辰, 劉耀文 분)은 교내 화장실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장커(張科, 史彭元 분)의 무리들과 싸움을 벌이다가 장커의 코가 골절되어 형사 구류의 위기에 처한다.
버스 운전기사 장구이성(張貴生, 楊皓宇 분)은 여성 승객이 남성에게 성희롱당하는 것을 보고 말리다가 가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게 되는데,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곳곳을 찾아다니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촌민 왕융창은 청각 장애가 있는 딸의 거액 치료비를 위해 류원징에게 고리대금을 빌리고 돈을 갚지 못하자, 류원징은 왕융창의 청각 장애인 아내 하오슈핑(郝秀萍, 趙麗穎 분)을 성폭행하고, 왕융창에게 아내 포기각서를 쓰게 하고 이혼하게 하였다. 왕융창은 류원징이 자기 목에 잠가놓은 쇠사슬 자물쇠를 풀고 화가 나서 류원징에게 반항하자, 류원징은 차에 있는 칼을 가지러 갔다. 왕융창은 겁이 나서 그를 제지하려고 가위로 류원징의 복부를 여러 차례 찔렀다. 정당방위에 대한 물증인 류원징의 칼을 찾지 못해 검찰은 왕융창에 대한 기소를 미루고 있었다. 류원징의 아버지 류빙런(劉炳仁, 范偉 분)은 류원징의 칼을 개골창에 버리게 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조폭이 무서워 증인을 거부하고 있었다.
검찰이 류원징을 죽인 왕융창을 공소시한이 다 되도록 공소하지 않자, 류원징의 아버지 류빙런은 사람들을 시켜서 검찰원 입구에 대형 트럭들을 세워놓고 시위하게 시켰다. 류빙런은 자기 큰아들이 촌민을 홍수로부터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희생하여 국가에서 열사로 지정된 것을 들먹이며 검찰에게 서둘러 왕융창을 기소하라고 위압을 가하였다.
왕융창의 아내 하오슈핑과 딸은 류빙런이 보낸 사람들에게 위협을 느껴 도망 다녔다. 류빙런은 아들 류원징이 하오슈핑을 성폭행하지 않았다는 문서에 서명을 해주면, 부채를 탕감해 주겠다며 하오슈핑에게 감언이설로 위협하였다.
하오슈핑은 자신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라 인식하고 자신이 없어지면 해결될 거라고 말하고,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져 승합차에 떨어진다. 마을 사람들은 하오슈핑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류원징의 칼이 버려진 위치를 알려주고, 경찰은 수십 명을 동원하여 류원징의 칼을 찾아냈다.
융언시 지방 검찰원에서 ‘왕융창 고의 상해 사건’이란 제목으로 공청회를 마련한다. 한밍은 왕융창에 대한 기소 의견에 반박하며 자신과 왕융창 주변 사람들의 말과 고충을 언급하며 열변을 토해냈다.
영화 끝부분에 왕융창이 구치소에서 나올 때, 정당방위는 법률이 공민에게 부여하는 신성한 권리로, 2020년 9월 3일에 발표된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의 정당방위 제도의 적법한 적용에 관한 지침 의견’에 따라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 옳다”거나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옳다”는 과거의 폐단을 바로잡고 “법이 불법에 양보해서는 안 된다”라는 법치 정신을 단호히 수호한다고 자막을 올렸다. 왕융창에게 형사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였다.
장구이성은 버스 운전기사로 한 여성 승객이 두 남성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를 저지하다가 차 안 소화기로 한 남성의 머리를 다치게 하였다. 법원에서 3년 유기징역형을 선고받아, 장구이성의 아내는 남편을 위해서 항소하러 다니다가 세상을 등졌다.
출옥한 장구이성은 억울해서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는데 미성년 딸이 호소문을 대신 써주었다. 한밍은 장구이성이 베이징 검찰원에 진정서를 내러 가는 것을 만류하며, 장구이성의 생계를 위해 직업을 찾아주려고 하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마지막으로 베이징에 진정서를 내러 가던 장구이성은 트럭과 충돌하여 목숨을 잃었다.
영화 끝에는 최고 검찰원은 융언시 인민 정부에게 ‘의인상과 보장 조례’에 따라 장구이성에게 의로운 시민 칭호를 추서하여 장구이성 자녀가 생활과 교육과 취업 등에서 정책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권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밍의 아들 한위천의 교내 화장실에서 교무주임(張主任, 張譯 분)의 아들 장커와 싸움으로 교무주임은 한위천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만 한위천은 왜 사과를 해야 하냐고 부모에게 되물었다. 장커는 동네 조폭 네 명을 교사해서 학교 밖에서 한위천을 구타했지만 한위천은 맞기만 하고 싸우지 않았다. 한위천은 전에 장커를 때려서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위천의 엄마 리마오쥐안(李茂娟, 馬麗 분)은 교무주임을 찾아갔지만, 교무주임은 아들 장커의 폭력 교사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아들을 두둔하였다. 한위천의 엄마는 교무주임과 몸싸움을 벌여 장 주임의 손목이 골절되어 고발당하고 구치소에 가게 된다.
영화의 끝에 장커는 학교폭력이 사실로 판명되어 중과실 기록과 경고 등의 처분을 받고 2021년 10월 23일에 공포된 ‘중화인민공화국 가정교육 촉진법’에 따라서 공안기관은 보호자인 교무주임을 훈계하고 가정교육 지도를 받도록 명령했다.
영화의 끄트머리에 세 건의 정당방위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어 관중에게 통쾌한 느낌을 선사하였다. 의로운 자를 법으로 보호하고 불법을 강력히 제지하겠다는 중국 검찰의 의지를 인민에게 보여주는 영화다.
베이징 인라이트 픽쳐스(北京光線影業有限公司)가 중화인민공화국 최고인민검찰원 영화와 텔레비전 센터(最高人民檢察院影視中心)와 손잡고 이 영화를 제작했다. 중국 검찰원 영화와 텔레비전 센터 제작자 장팅팅(張婷婷)은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중국의 헌법 제20조 정당방위 조항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밝혔다.
2018년 7월 11일 저녁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라이위안(淶源)현에서 발생한 ‘7·11 허베이 라이위안 사건(7·11河北淶源反殺案)’은 남성 왕레이(王磊)가 평소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에 침입하여 일가족 3명에게 죽음을 당한 사건이다.
2018년 8월 27일 장쑤성 쿤산(昆山)시에서 발생한 ‘8·27 쿤산 살해 사건(昆山持刀砍人案)’은 조폭 류하이룽(劉海龍)이 공사장 인부 위하이밍(於海明)에게 칼을 휘두르다 죽은 사건이다.
2018년 12월 26일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에서 발생한 ‘푸저우자오위 사건(福州趙宇案)’은 퇴역군인 자오위(趙宇)가 이웃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을 제지하다가 상해죄로 고발된 사건이다. 이상의 사건들은 후에 정당방위로 인정받았다.
중국은 1978년 3중전회(三中全會)에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하고 1979년 형법에 정당방위 조항을 처음 제정하였다. 1997년 정당방위에 대한 세부 규정을 수정, 세부화하고 ‘정당방위 제도의 적법한 적용에 관한 지침 의견’을 통과시켰다. 18년 만에 정당방위에 좀 더 권한을 부여했다.
2020년 9월 3일에는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의 정당방위 제도의 적법한 적용에 관한 지침 의견’을 공표되었다. 2024년 3월 중국 양회(兩會)에서 최고인민법원 업무 보고에서 2021년에서 2023년까지 인민법원에서 77명이 정당방위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하였다.
이 영화는 2편의 중국 법정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영화 끝부분에서 한밍이 공청회에서 6분간 열변을 토하는 장면은 《나는 약신이 아니다(我不是藥神, Dying To Survive, 2018)》와 닮았다. 복제약을 밀수해서 백혈병 환자를 도왔던 청융(程勇, 徐崢 분)의 법정 변호 내용과 구치소로 이송하는 클라이맥스 장면이 본 영화와 겹친다.
《나는 반금련이 아니다(我不是潘金蓮, I Am Not Madame Bovary, 2016)에서 산아제한정책으로 낳은 아이 때문에 거짓 이혼을 하고 나서 남편이 바람을 피우자, 아내 리쉐롄(李雪蓮, 範冰冰 분)은 10년간 상급기관을 찾아다니며 고소 고발한다. 이는 버스 운전기사 장구이성과 그의 아내와 딸의 이야기와 닮았다.
장이머우는 춘제라는 명절에 상영하는 가족영화로 연출하여 한밍과 뤼링링을 옛 애인으로 설정하는 등 코믹한 에피소드들을 삽입하여 맥락이 끊어지고 긴장감을 떨어뜨리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최근 보기 드문 현실주의 색채를 지닌 중국 영화로 고리대금, 학교폭력, 성희롱, 성폭행, 조폭, 납치, 살인, 자살, 협박 등 사회 문제를 다루었다.
가해자가 죽거나 다치면 법의 보호를 받고, 정당방위를 행사한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는 법적인 부조리를 고발한다. 범법자는 일반 민중이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것을 꺼리는 심리를 이용해서 약자를 짓밟는다. 그래서 오늘의 방관자는 내일의 방관자에게 절망의 위기를 맞게 될지 모른다. 중국 검찰은 사회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인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 영화를 제작했다.
한국에도 형법 제21조에 정당방위 규정이 있다. 하지만 사회나 법조계에서 강력범죄가 꾸준히 늘어나, 정당방위에 대한 인정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다. 정당방위가 인정될 수 있는 요건이 추상적이고 주로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미국과 같이 적극적으로 정당방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법령의 강화와 완화만으로 정당방위의 희생자나 피해자, 강력범죄를 줄일 수 없다.
신약성경 누가복음 10장 30~37절에서 유래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Good Samaritan Law)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적극 구조하도록 독려한다. 우리 사회의 착한 사마리아인이 불법과 정의의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되길 바란다. ▒
▒ 사진 출처 | 바이두>사진 캡처 ▒ 김영철 | 한양대학교 중국학과 부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