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2035년’ 지난 7월 15∼1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는 ‘진일보한 전면적 개혁 심화 및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련 중국공산당 중앙의 결정(中共中央關於進一步全面深化改革、推進中國式現代化的決定, 이하 결정)’을 채택했다. ‘결정’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80주년이 되는 2029년에 개혁 임무를 완수하되 2035년까지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한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결정’은 “당의 영도는 개혁을 더욱 심화시키고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근본적인 보증”이라며 “당의 영도 수준과 장기 집권 능력을 향상해 개혁을 계속 전진시키겠다”고 했다. 모든 것이 당의 장기 집권 목표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017년 19기 당대회 이후 중국공산당은 현대화 경로로 ‘두 개의 백년(창당 100년인 2021년, 정권 수립 100년인 2049년)’을 선언했다. 2035년은 그 중간 시점이다. 특히 이번 ‘결정’의 개혁 임무를 2029년에 완수하겠다고 밝혔기에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의 4번째 임기가 2029년에도 계속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3기가 2022년부터 2027년까지라는 점에서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2029년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80주년 의미 외에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의 초기 단계 완성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발휘해야 할 시기로 21기 3중전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해이다. 2035년은 시 총서기의 집권 2기에 제시한 장기 목표 달성 시점이다. 2020년 19기 5중전회에서 중국은 2035년을 장기 목표 완수의 해로 정했다. 2021년 3월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4.5규획(14차5개년계획·2021∼2025년)과 2035년 장기 목표를 내세웠다. 당시 설정한 목표를 이번 3중전회에서 다시 강조하면서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경제 제도, 과학기술 자립, 대외 개방, 공동부유(다 같이 잘살자는 의미), 녹색사회를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내년 5중전회는 새로운 장기 경제·사회 개발계획 목표를 밝힐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공산당은 전통적으로 3중전회를 통해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해왔다. 장칭(江青)을 비롯한 사인방(四人幫) 세력에 이어 화궈봉(華國鋒) 등 보수 세력을 점진적으로 물러나게 하여 덩샤오핑(鄧小平) 시대를 열게 한 역사의 대전환점인 1978년에 중국공산당은 11기 3중전회를 통해 개혁·개방 노선을 공식화했다. 1984년 12기 3중전회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1988년 13기 3중전회에서는 ‘가격·임금 개혁 방안’, 1993년 14기 3중전회에서는 ‘국유기업 개혁, 대외 개방 확대 방침’ 등을 확정했다. 시진핑 집권 1기 초반인 2013년 18기 3중전회에서는 ‘전면적 개혁 심화’를 선언했다. 집권 2기인 2018년 19기 3중전회에서는 웬일인지 별다른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보통 3중전회는 당대회가 열린 뒤 1년 정도 지나 10∼11월에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8∼9개월이나 지연됐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즉 2022년 10월 20기 당대회가 열렸기 때문에 3중전회는 2023년 10∼11월에 열리는 것이 관례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와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 문제,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소비시장 등 여러 악재를 해소할 해법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주도로 서방 국가들이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관세 폭탄을 투하하는 등 날로 강화되는 대중국 견제에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로 덧붙였다.
20기 3중전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에 대한 조치다. 친강은 지난해 7월 외교부장에서 면직된 뒤 같은 해 10월 24일 전인대 상무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국무위원 직무, 2024년 2월 27일 전인대 대표 직무를 내려놓았다. 파면(罷免)이 아닌 사임(辭去)이었다. 이번에 당 중앙위원 사임은 받아들여졌지만 당원 신분은 유지되고 동지(同志)로 호명됐다. 리상푸(李尚福) 전 국방부장이 당적 박탈 및 제명됐다는 점과는 매우 다른 조치다. 스스로 사직을 요청하고 이를 수용했다는 것은 기율과 법률 위반에 따른 감찰 조사가 아닌 개인의 의사가 반영된 사직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진다. 20기 중앙위원인 친강, 리상푸와 인민해방군 로켓군 사령관이었던 리위차오(李玉超)가 유고돼 3명이 충원되는 것이 당연한데, 중앙후보위원 서열 1위 딩상췬(丁尙群), 3위 위리쥔(於立軍), 4위 위지훙(於吉紅)이 중앙위원으로 승진한 반면 서열 2위인 딩싱눙(丁興農)은 밀려났다. 그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 주임이었다는 점에서 군 기율 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2023년 기율 위반으로 적발된 중관간부(中管干部)는 45명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36명의 중관간부가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중관간부란 ‘현관간부(縣管幹部)’나 ‘성관간부(省管幹部)’와 달리 당중앙 조직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차관급 간부를 의미한다. 한편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EU 등의 파상적인 압박으로 인해 경제 문제가 향후 G2국가로서의 중국의 위상을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기 3중전회가 미래 경제보다 현실경제 관리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경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구체적인 지표라고 할만한 것은 제시되지 않았다. 활력과 질서가 공존하는 시장질서 확립, 도농 통합과 물류 발전을 통한 전국적인 통일시장 구축, 국유·민영기업 평등경제 제도 정비, 노동·토지·자본과 같은 생산요소 시장화 등에 힘쓰겠다고 했다. 신발전이념(新發展理念)인 고품질발전(질적 성장), 신질(新質)생산력 등이 다시 언급됐지만 그동안 강조해 왔던 부동산 재고 소진, 외국에 기대하지 말고 국내 시장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 것에 불과했다. 지방정부 채무와 재정취약성에 따라 재정구조 개혁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1994년 중앙정부가 세수를 거둬 지방에 배분하는 조세제도, 즉 ‘분세제(分稅制)’ 개혁을 통해 중앙정부의 재정을 향상했지만 80%의 재정지출을 담당하는 지방정부의 재정은 만성적으로 취약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5년부터 지방정부의 채권발행이 허용됐지만 지방재정의 불투명성과 취약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따라서 중앙 지출의 비중을 늘리고 재정이전을 원활히 하고 신산업에 대한 조세면적으로 넓히고 직접세 비중과 지방세원의 비중을 높이는 개혁이 필요하다.
이번 3중전회는 도농통합 정책을 다시 강조했다. 공간적 도시화보다 사람의 도시화를 강조하는 신형도시화를 다시 언급했다. 2023년 말 현재 중국의 상주인구 도시화율은 66.16%이지만 호적 기준 도시화율은 48.3%다. 그 격차만큼 농민공이 거버넌스의 공백 상태에 있다는 의미다. 농지 사용권 임대 제도 개선, 농촌 융자 및 농촌주택 개발 활성화 등을 통해 사회 거버넌스의 도농융합이 이뤄지고 노동, 토지 등 생산요소의 평등하고 효율적인 교환 및 도농격차 축소가 시급하다. 한편 단기적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지만 정책의 지향점이 단기적 성장보다 고통 감내 구조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4.7%, 상반기 성장률이 가까스로 5.0%를 기록했기 때문에 하반기를 낙관할 근거가 부족하다. 시장의 전망치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지난 5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 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지난 6월 소비재 소매총액은 1년 6개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신축 부동산 시세도 9년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내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재정적자율 목표 3%, 일반 공공예산 지출 28.5조 위안(전년대비 1.1조 위안 증가), 지방정부의 전용채권 3.9조 위안(전년대비 1000억 위안 증가). 현 상황에서 경기부양 지출은 부동산 거품을 더 키울 수도 있다. 부동산, 지방채무, 중소금융기구 리스크는 3중전회에서 명시적으로 주목되는 항목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위기에 맞서 국가가 미분양 부동산 매입과 민간 부동산 인수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여력이 있는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미분양 부동산을 구매해 공공임대주택과 직원 숙소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적인 자산관리기구를 설립해 일부 부동산 기업을 인수하거나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 매매 지원 확대와 규제 해소, 주택담보 대출 이자 인하 등 내수와 직결된 부동산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투자(FDI)가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중국에 대한 FDI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9.6% 줄어든 5395억 위안(한화 약 102조 1300억 원)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들에 외자기업 차별 대우를 시정할 것이라며 러브콜을 보냈지만 역부족이다. 유행에 따른 투자 유치(風招商), 목표 할당식 투자 유치(派招商·지방정부가 기층 간부들에 투자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 등은 비정상적 현상을 일으켰다.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외국인 투자 유치 경쟁은 별다른 효과가 없다.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넉 달째 경기 수축을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8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0.3 낮은 49.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중국 언론들이 8월 31일 보도했다. 기업 구매 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제조업 PMI는 49.5(작년 10월)→49.4(11월)→49.0(12월)→49.2(올해 1월)→49.1(2월)로 5개월 연속 기준치 5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3월 반년 만에 기준치를 넘으며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했지만 4월(50.4) 이후 5월과 6월 각각 49.5를 기록했다. 7월과 8월 들어서는 각각 전달과 비교해 0.1, 0.3 더 떨어졌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8월 대기업 PMI(50.4·전월대비 0.1 하락)는 기준치를 넘었지만 중형기업 PMI(48.7·전월대비 0.7 하락)와 소기업 PMI(46.4·전월대비 0.3 하락)는 기준치를 밑돌았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모두 기준치에 못 미쳤다. 생산 지수는 전월대비 0.3 하락, 49.8을 기록했다. 생산 지수와 함께 신규 주문 지수(48.9, 전월대비 0.4 하락), 원자재 재고 지수(47.6, 전월대비 0.2 하락), 종업원 지수(48.1, 전월대비 0.2 하락) 등 3개 지수가 전월에 비해 떨어졌다. 납품지수(49.6, 전월대비 0.3 상승)만 올랐다. 반면 8월 중국 비제조업 PMI는 전월보다 0.1 상승한 50.3으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PMI는 건설업과 서비스업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비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 50.6으로 한 달 만에 1.1이 하락했고, 11월에는 50.2로 더 떨어졌다. 12월 50.4에서 3월 53까지 올라갔던 비제조업 PMI는 4월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8월 들어 소폭 반등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소비재·생산설비 신형 갱신 등 내수 진작 정책을 내놨지만 미국 등 서방 진영과 무역 마찰이 잇따르고 부동산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 활성화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심상치 않다. 지난해 6월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7월 통계부터 발표를 잠정 중단하기까지 했다. 몇 달간 연구 끝에 중·고교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 통계를 지난 1월부터 발표하기 시작했지만 청년 실업률이 높다. 올해 1월에 발표된 지난해 12월 청년 실업률은 14.9%로 25∼29세 6.1%, 30∼59세 3.9%를 각각 기록했다. 2월 청년 실업률은 15.3%로 1월에 비해 더 심각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의 2월 실업률은 15.3%, 25∼29세는 6.4%, 30∼59세는 4.2%를 각각 기록했다. 2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월(14.6%)에 비해 0.7%포인트 높았다. 25∼29세 실업률과 30∼59세 실업률 모두 1월에 비해 0.1∼0.2%포인트 높았다. 연령대와 무관하게 고용 상황이 한 달 사이에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1월 25∼29세 실업률은 6.2%, 30∼59세 실업률은 4.1%이었다. 통계방식까지 바꿨음에도 14∼15% 대의 높은 청년 실업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 청년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국내외 경제적 압박 체감지수는 점점 높아진다는 점에서 중국의 핑크빛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기독교인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서 어떻게 일상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개인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설령 일자리를 갖고 있다고 해도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할수록 주위를 돌아볼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거칠어지게 된다는 것이 인간사라는 점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느 순간에도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사진 출처 | 바이두 ♣백석 | 중국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