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분류보기 > 전체보기 
북쇼핑
2024.7.3  통권 263호  필자 : 유관지  |  조회 : 2194   프린트   이메일 
[발행인통신]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중국교회는 의화단 사건도 겪었습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을 맞으면서 7월에 중국교회 안팎에서 있었던 일들을 알아보다가 124년 전인 1900년 7월에 중국의 교회가 의화단 사건 때문에 집중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화단은 원래 의화권(義和拳)이라는 무술을 수련하던 집단이었습니다. 이들이 청 왕조를 받들어 외세를 물리치겠다면서 부청멸양(扶淸滅洋)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들고 일어난 것이 의화단 사건입니다. 

보통 ‘의화단의 난’이라고 하는데 중국기독교양회(兩會: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와 중국기독교협회)에서 중국기독교신학원 통일 교재로 2019년에 발간한 《중국기독교사》에는 ‘의화단반제애국운동(義和團反帝愛國運動)’이라고 나옵니다. 그 점을 참고해서 ‘의화단 사건’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중국기독교사》는 장로회신학대학 출판부에 의해 작년 6월에 한국어판이 나왔는데 안표지 뒷면에 “이 책의 내용은 장신대 출판부의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인쇄되어 있네요.

의화단 사건 때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의화단은 외국인을 다마오쯔(大毛子)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중국 기독교인들과 외국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얼마오쯔(二毛子)라고 하면서 “모든 마오쯔(毛子)들을 없애자!”고 외쳤습니다. 의화단은 기독교에 대한 반발 때문에 등장했다고 말하는 역사학자도 있고 의화단 사건을 아예 반기독교운동으로 규정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입니다. 

의화단은 1898년 9월부터 교회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1900년 6월 24일에 의화단은 베이징(北京)성에 있는 모든 교회당을 공격했습니다. 이때 베이징의 교회당 18개, 전도학당 4개가 불탔고 톈진(天津)에서도 창먼커우(倉門口), 시먼리(西門里), 전시쳰(鎭西前), 톈허우궁베이(天後宮北), 왕하이러우(望海樓), 마자커우(馬家口) 등 여러 교회당이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교회의 피해는 7월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습니다. 7월 4일에는 산시(山西)성에서 34명의 선교사가 희생당했고, 7월 20일에는 산둥(山東)의 다퉁(大同)에서 교인들이 집단으로 학살당했습니다. 몽골, 동북삼성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세운 학교들과 병원들도 많이 파괴되었습니다. 의화단 사건 때 피살된 기독교 선교사가 188명이고 신도가 5,000명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압록강변 산속에 있었던 이양자교회(裡陽子敎會)라는 동포교회도 이때 의화단의 방화로 소실되었습니다. 십여 년 전에 그 자리를 돌아보고서 ‘아니 의화단이 이렇게 변경지대의 산속에 있는 교회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단 말인가?’ 하면서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본웹진 2021년 5월호(통권 225호)에 자세히 쓴 일이 있으니 한번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 설명 | 중국 지린성 지안시 양쯔구 산속에 있었던 이양자교회 자리에 세워진 자연석 기념비(초립비) ‘耶蘇敎 初立 1898 됴선人’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양자교회는 의화단에 의해 파괴되었다.


의화단 사건을 꺼낸 것은 ‘중국교회는 이런 일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중국교회는 참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의화단 사건을 겪었고, 비기운동을 겪었고, 신중국 초기의 혼란을 겪었고, 저 무서운 문화대혁명도 겪었습니다. 큰 시련들이었지만 모두 지나갔고 복음의 강물은 마르지 않고 때로는 중국 대륙을 적시며 흘러오고 있습니다. 때로는 지하로 흘렀지만, 그때 수량이 더 풍성해졌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부흥과 확장이 있었고 지금은 다시 채찍을 맞고 있는데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성경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이 말은 성경에 있는 말이 아닙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다윗왕이 큰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서 보석세공인에게 반지를 하나 만들라고 하면서 “내가 큰 전쟁에서 이겨 백성들이 환호할 때도 교만하지 않게 하며, 큰 절망에 빠져 좌절할 때도 낙심하지 않고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글귀를 반지에 새겨 넣어라”고 명령했다고 합니다. 보석세공인은 어떤 말을 새겨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솔로몬 왕자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솔로몬 왕자가 가르쳐준 말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였다고 합니다. 요즘 중국선교와 관련해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울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청포를 입은 손님은 복음화한 중국

7월이 되면 저절로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이육사(李陸史) 시인의 ‘청포도(靑葡萄)’입니다.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이 시의 주제는 ‘기다림’입니다. 이육사 시인은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분입니다. 그의 본명은 이원록(李源祿)인데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대구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죄수번호가 264번이었습니다. 그는 이 죄수번호를 필명으로 삼았는데 본명보다 필명이 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평생 열일곱 번이나 감옥생활을 하였고 끝내 베이징에 있는 일본 영사관의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육사 시인이 그토록 기다린 것은 조국의 광복이었습니다. ‘청포도’에 나오는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오는 손님은 광복을 찾은 조국을 의인화한 것입니다. 우리는 중국의 복음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우리는 식탁에 은쟁반과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중국복음화의 꿈을 이뤄주실 줄로 믿고 그때를 바라보며 소망 가운데 보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번 호에는 ‘세계와 함께하는 화인 디아스포라선교’라는 제목의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이 특집은 8월호에도 이어질 것입니다. 2021년에 코로나19로 인해 중어권 선교사님들이 매월 1회 줌으로 권역별 사역 모임을 가졌는데 그때 발표한 자료들을 묶어서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를 위한 가이드 북》을 출판했습니다. 이 책의 출판감사예배와 세미나가 지난 6월 18일 중어권 한인선교사협의회의 주최로 열렸습니다. 본웹진에서도 2021년에 4개월간 ‘세계 속의 중국인선교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화인 디아스포라선교에 대한 특집을 엮은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번 호에는 먼저 ‘왜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인가?’, ‘화인 디아스포라 선교의 중요성’ 그리고 그 외 글 하나로 특집을 엮었습니다. 화인 디아스포라선교는 최근 중국 사역의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이 특집이 <중주> 가족들에게 큰 유익이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7월 8일부터 11일까지 제10차 한인세계선교대회(KWMC)가 미국 LA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열립니다. 세계 여러 곳의 한인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회인데 저도 참석합니다. 중국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돌아오겠습니다.

여름은 휴식과 재충전의 절기이기도 합니다.
이 여름이 <중주> 가족들에게 여러모로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 사진 출처 | (위) 픽사베이
▩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웹진 <중국을주께로> 발행인,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
    인쇄하기   메일로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