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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6.3  통권 262호  필자 : 석은혜  |  조회 : 3968   프린트   이메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4불청년(四不青年)과 10불청년(十不青年)

최근 중국 인터넷에 유행하는 단어 중 하나는 ‘4불청년’이다. 이 말은 중국어로 ‘쓰부칭녠’(四不青年)이라고 읽으며, ‘네 가지를 하지 않는 청년’이라는 뜻이다. ‘4불청년’은 ‘4불세대’라고도 하는데 연애·결혼·내 집 마련·출산을 포기하는 중국 청년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의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 세대’나 ‘5포(연애·결혼·출산·취업·내 집 마련 포기) 세대’, 혹은 7포(연애·결혼·출산·취업·내 집 마련·건강·외모 포기) 세대’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이것을 통칭 ‘N포세대’라고 부르는데, 이는 N가지의 것들을 포기한 세대를 뜻하는 신조어이다. 이 단어는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2010년대 기준 청년실업 등 여러 문제로 시달리는 한국 젊은이들이 처한 암울한 현실을 일컫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최근 중국 젊은 층에서도 중국의 경기 성장 둔화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4불청년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23년 6월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21.3%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당국이 청년 실업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8년 이래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앞서 4월에는 20.4%, 5월에는 20.8%였다.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취업을 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7월부터는 실업률에 대한 통계 발표를 잠정 중단했다. 중국 관계 당국은 몇 달간 연구 끝에 중고교,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 통계를 2024년 1월부터 다시 발표하기 시작했다. 당국의 통계 방식이 바꿨음에도 2024년 4월 현재, 중국 청년실업률은 14.7%에 달했다. 3월 15.3%에서 0.6%포인트 하락하기는 했지만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중국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대학 졸업자들은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화이트칼라 직업을 얻으려 경쟁하는 상태이다.

2023년 7월 11일, 홍콩 싱다오일보(星岛日报)에 의하면, “중국의 한 지방정부가 젊은 층 중매 앱 (app)까지 운영하는 등 연애·결혼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4불청년이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청년실업률이 점점 치솟으면서 청년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22년 중국 전역에서 혼인신고 건수는 683만 건으로 2021년(763만 건)보다 80만 건 줄었다. 혼인신고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중국 당국은 혼인신고 건수가 줄어든 이유로 1990년대 이후 출생인구의 감소, 결혼 가능 인구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인구의 불균형, ‘차이리(彩礼: 결혼식 때 신랑이 신부 측에 주는 지참금)’ 문제 등을 꼽았다. 하지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3년 해 7월 10일 자에 “중국에서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정치·경제적 혼란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시진핑 국가주석 치하의 강력한 사회통제가 중국 젊은 층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인구발전연구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 중국 합계출생율(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09명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또 1.1명 미만의 합계출생율은 인구 1억명 이상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단기간에 출생율이 반등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1980년대까지 중국의 합계출생율은 2.6명에 달했지만, 1990년대 1.6∼1.7명으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1.3명까지 낮아졌다. 2021년 합계출생율은 1.15명이었고, 2022년에는 1.09명으로 떨어진 것이다. 베이징(北京)대학 의학부 주임인 차오제(喬杰)는 최근 한 포럼에서 2023년 중국의 전체 출생 인구가 700만∼800만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신생아 수가 956만 명으로 2021년(1062만 명)보다 106만 명 줄어 처음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에 이어 2023년에는 감소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연애와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해 자녀를 돌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부가 연애와 결혼 프로그램을 지원할 게 아니라 취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등의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어떤 중국 청년들은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탕핑(躺平: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족’, ‘바이란(摆烂: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뜻)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취업하지 않고 부모의 일을 전적으로 도와주면서 부모에게 월급을 받는 ‘전업자녀(全职儿女)’까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애·결혼·내 집 마련·출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중국은 결혼식을 통해 부를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거액의 비용을 투자하여 화려한 결혼식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혼할 때 경제적인 부담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은 편이다. 왜냐하면 신랑 측에서 신부 가족에게 ‘차이리’를 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신혼집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결혼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결혼을 못하는 청년들도 더러 있다. 최근 개인주의와 서구화의 영향으로 결혼 풍속도 변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경제 침체로 여러 가지 상황이 좋지 않자 미니멀리즘 웨딩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미니멀리즘 결혼식을 ‘3무결혼식(三无婚礼)’이라고 부른다. ‘3무결혼식’은 3가지가 없는 것으로 자동차 행렬,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신부를 맞이하는) 신부 맞이, 신랑과 신부의 들러리가 없는 결혼식을 말한다. 3무 결혼식은 실제로는 이 3가지가 없는 것 외에도 결혼식 사회자도 없고, 결혼식 연회도 없고, 심지어 손님도 초대하지 않는다. 이러한 추세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개성 있고 단순한 삶, 편안한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가성비’를 추구하는 등 결혼식 비용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 청년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오직 자신의 힘으로 ‘내 집 마련’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上海) 같은 일선도시(대도시)에서 집을 사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월 평균 6,000위안-8,000위안(약 120만 원~180만 원)의 수입으로 평(㎡)당 수만 위안을 넘는 집값을 감당하기란 역부족이다. 설사 내 집 마련을 했다고 하더라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안정적 소득이 있어야 한다. 안정된 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안정된 일자리가 있어야 하지만 취업 시장 상황이 비관적이다. 대도시에서는 아파트를 임대해서 사는 것도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중국은 전세라는 개념은 없고 월세를 내야 한다. 어떤 장소, 어떤 크기의 아파트에 사는지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월급의 대부분을 주거비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급여 수준이 제일 높다는 베이징, 상하이에서조차도 집값에 부담을 느낀 청년들이 다른 중소도시로 떠나거나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요즘 중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로 4불청년 외에 ‘10불청년(十不青年)’, ‘10불세대’가 있다. 10불청년은 10가지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신세대 청년들을 말한다. 그들은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헌혈, 기부, 복권, 주식, 펀드, 노인부양, 감동 등을 하지 않는다. 4불청년에서 연애를 빼고, 다시 일곱 가지를 더 추가시킨 것이다. 중국 청년들이 ‘헌혈을 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자신이 헌혈한 피가 사회의 특권층이나 고위층들에게 부당하게 제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부나 복권에 대한 생각도 사회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중국 청년들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정말로 올바른 과정을 거쳐서 올바른 방향으로 쓰여지는지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다. 복권도 공정하고 정당한 과정을 통해서 당첨자가 결정되는 지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다. 주식이나 펀드를 사지 않는 이유는 중국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약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노인을 부양하지 않겠다는 것은 마땅히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을 본인이 떠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청년들은 ‘감동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원래 청년들에게는 어떤 열정이나 패기와 감동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어 다닌다. 그런데 굳이 감동하지 않겠다는 것을 첨부한 것은 그들이 중국 사회나 미래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거나 냉소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중국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 실린 한 무명인의 4불청년에 대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중국 정부는 청년들의 취업 지원을 늘리고, 더 많은 일자리와 훈련 자원을 제공하여 그들이 사회에 통합되고 자아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사회 기관은 다양한 형태의 훈련과 지도 활동을 조직하여 젊은이들이 올바른 인생관과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돕고, 그들이 혁신적인 정신과 실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종합적인 자질을 함양하고, 도전과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모델을 제공해 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젊은이들의 내면적 요구에 주의를 기울여 주고, 그들의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이해해 주고, 그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존중과 포용의 가치를 확립해 주어야 하고, 젊은이들에게 비난과 비판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위의 무명인에 의하면, 중국 젊은이들은 개인의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회적 책임을 용감하게 감당하면서 개인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만 더 안정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4불’ 현상을 넘어서려면 중국 젊은이들이 행동을 바꿔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을 좀더 포용적이고 기회가 있는 환경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은 중국 사회발전의 중요한 주체이며, 그들의 성장과 발전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다. 모든 사람이 젊은이들의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더욱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또한 젊은이들의 탕핑(자포자기)하는 심정을 이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젊은이들이 스스로 포기했던 마음을 잘 극복하고,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균형을 가지고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야 한다. 중국 경제 문제는 한국의 경제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루속히 중국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어 4불청년, 10불청년들에게 희망의 꽃이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






♠사진 출처 | 바이두 캡처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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