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浙江)성의 한 공식(官方) 교회는 기독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인 아시안게임 100일 카운트다운 축하 행사를 진행했다. 이 교회의 복음주의자인 천펑성(陈丰盛) 목사가 최근 사임했다.
저장성 항저우(杭州)시에 등록된 쓰청(思澄)교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의 정치 노선에 부응하고자 힘썼다. 지난 6월 16일에는 저장성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제19회 아시안게임 100일 카운트다운 축하하기 위해 기획된 일련의 문화·체육 공연 행사에 교회 악단은 기독교적이지 않은 음악들을 연주했다.
행사 프로그램에는 촌극, 태극권, 무용, 월극(越剧)1), 치파오(旗袍) 공연, 2인무 등 중국 전통 문예 활동들이 포함됐다. 쓰청교회 악단은 중국 민족 악기로 ‘징글벨’ 등을 연주했다. 쓰청교회는 “항저우 샤오잉샹사구(小映象社区)2)에 위치한 교회로서 개막을 앞둔 아시안게임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여긴다”고 발표했다.
중국공산당의 압력으로 쓰청교회는 ‘기독교의 중국화’에 선봉장이 됐다. 지난해 쓰청교회는 황밍커(黄明科) 담임목사의 주재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의 정신을 관철시키기 위한 특별학습을 실시했는데, 2022년 12월 29일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전부가 개최한 제1차 전국 종교계 선진집단 및 선진개인 표창대회에서 전국 종교계 선진집단의 영예를 차지했다.
쓰청교회는 “한결같이 애국·애교(爱国爱教)의 훌륭한 전통을 굳게 지키고 발전시켜 중국공산당의 독립(独立)·자주(自主)·자영(自办)의 ‘삼자(三自)’원칙을 견지했으며, 규범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기독교의 중국화에 ‘중요한 창구’로서의 사명을 성실히 감당했다. 또 기독교의 법제화 및 중국화를 시범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발휘하여 다양한 부문에서 장족의 발전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황밍커 담임목사는 “쓰청교회는 성(省)급 법률 상식 보급의 시범지, 성급 종교 법치 선전교육의 기지, 기독교 중국화의 시범장소, 평화로운 종교장소로서 기독교의 중국화를 적극 추진하고, 기독교와 사회주의 사회에 서로 적응하며 진정한 중국식 기독교가 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기독교와 사회주의가 ‘서로 적응하자’고 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먼저 꺼낸 교활한 제안이다. 만약에 정부 권력이 상대적으로 기독교에 대해 관용을 베푼다면 기독교의 존재와 독특성은 상대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에 정부 권력이 전면적으로 기독교를 침해한다면 기독교는 단지 정부 권력의 정치적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둘 사이의 관계에는 상호 적응의 과정이 없다. 오직 기독교만이 사회주의에 적응해 간다. 기독교에 적응해 가는 사회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에 교회가 정부의 서로 적응하자는 이 거짓된 제창에 동조한다면, 결국 기독교는 자기의 독특성을 희생하고 사회주의에 영합하는 변절의 형국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로 오늘날 중국의 등록된 기독교가 직면한 불공평한 정치적 국면이다.
쓰청교회는 또한 ‘종교 음악의 중국화 예배’를 진행하고 있으며, 또 ‘인터넷종교정보서비스관리방법(互联网宗教信息服务管理办法)’ 등과 같은 정부의 정치 기조에 부합하는 일련의 각종 활동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교회에 남아 있는 신앙의 뿌리를 굳게 지키려는 복음주의 목회자들에게 이는 신앙의 시험대다. 만약에 정권에 협조하지 않고 교회에 남아 있게 된다면 개인으로서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다.
7년간 쓰청교회를 섬겼던 천펑성 목사는 지난 7월 1일에 공식적으로 사임했다. 천 목사는 퇴임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소식에 따르면 그의 퇴임은 신앙활동 영역이 좁아진 것과 평소 그가 받았던 정치적 압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는 한 가정교회 원로목사는, “중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의 통치 아래에서 ‘종교의 중국화’라는 명목으로 종교신앙의 자유를 매우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관련 기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삼자교회가 가장 먼저 공격을 받았는데 그 재난을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
교회가 아시안게임 카운트다운 축하 행사에 관여하게 된 것은 모두 ‘애국회(爱国会)’의 뜻과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이는 단지 중국의 등록교회가 전면적으로 핍박을 받는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쓰청교회는 항저우시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교회 중의 하나로 거의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다. 최초 신앙적 배경은 미국 북장로회(北长老会)였으며, 미국인 존 네비우스(John Livingston Nevius) 선교사 부부가 1859년 항저우에 와서 복음을 전했다. 1868년 중국인 장청자이(张澄斋) 목사는 항저우시 피스골목(皮市巷)에 집을 얻어 설교처를 세웠다. 1872년에는 펑러차오(丰乐桥)의 방 세 개가 있는 공간을 구입하여 예배당으로 사용했다. 1924년 성도들이 계속 늘어나자 펑러차오교회 옛터에 교회를 건축해서 1927년에 완공됐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항저우 도서관의 창고로 사용됐다. 1981년 종교정책이 시행되어 교회 재산으로 반환되어, 쓰청교회는 다시 교회로 사용됐으며, 그해 8월 30일 교회당 복원식을 거행했다. 시진핑 주석의 통치 아래서 이 교회는 기독교 중국화의 저장성의 중요 기지가 됐다.
역자 주 1) 월극(越剧): 저장성 성(嵊)현이 발원지로, 그 지방 민가(民歌)에서 발전해 이루어진 지방극으로 소흥희(绍兴戏)라고도 불린다. 2) 사구(社区): 사구는 현대 중국 도시주민들의 거주지역을 가리킨다. 국가는 사구를 통해 주민들을 정치적으로 동원하며, 주민들은 사구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관련 조직을 통해 국가와 관계를 맺는다. 따라서 사구는 도시주민들의 생활 · 거주지역이면서, 국가가 사회를 관리하는 사회관리 체제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중국현대를 읽는 키워드 100, 박철현]
사진 설명 및 출처 | 항저우 기독교회 쓰청교회의 아시안게임 카운트다운 축하| 쓰청교회 홈페이지(2023년 6월 15일) 출처 | 차이나에이드(2023)/07/06 번역 | 공유호· 중국어문선교회 협력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