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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3  통권 246호  필자 : 석은혜  |  조회 : 2513   프린트   이메일 
[사자성어]
과이불개(过而不改), 금석위개(金石为开)

과이불개(过而不改)
교수신문은 2001년도부터 매년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여 그해 한국 사회를 반영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9%(476명)가 2022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과이불개(过而不改)’를 뽑았다고 밝혔다. ‘과이불개’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논어(论语)》의 <위령공편(卫灵公篇)>에 처음 등장한다.
 
공자(孔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过而不改,是谓过矣)’라고 말했는데 그 의미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 사자성어는 《논어》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연산군일기(燕山君日記)》에도 나오는데, “연산군이 소인을 쓰는 것에 대해 신료들이 반대했지만 과실 고치기를 꺼려 고치지 않음을 비판했다”(연산군일기, 3년 6월 27일)고 나온다. 

과이불개는 현 정치권을 향한 질타성 표현으로 어떤 잘못을 하고도 그 일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데서 선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이불개를 선택한 교수들이 이 성어를 선정한 이유는 각양각색이나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 단어는 주로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비판한 것으로 “현재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빠져서 나라의 미래 발전보다 정쟁만 앞세운다”는 것과 “여당이 야당 되었을 때 야당이 여당 되었을 때 서로 똑같이 남 탓만 할 뿐 도무지 고칠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2023년에는 대한민국 정치권이 과이불개에서 거듭나 《논어》의 <위정편(为政篇)>에 나오는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의미의 ‘온고지신(溫故知新)’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금석위개(金石为开)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가고, 희망과 기대 속에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중소기업계는 올해 사자성어로 ‘금석위개(金石为开)’를 선정했다. 이 단어는 ‘쇠와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로 온 힘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지 다 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람을 감동시킬 만큼의 성실함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굳은 의지를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자성어로 풀어본 국내 경영환경 전망조사 결과 응답자의 26.2%는 ‘금석위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기후 위기, 물가 상승 등 현실에 닥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주민들과 함께 굳은 의지로 극복해 가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금석위개라는 단어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그 유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금석위개는 중국 전한(前汉) 시대의 석학 유향(刘向)이 편집한 책 《신서(新序)》의 〈잡사편(杂事篇)〉과 서한(西汉) 시대의 학자 유흠(刘歆) 쓴 《서경잡기(西京杂记)》에서 유래하였다. 이 두 고전에 모두 ‘쇠와 돌을 뚫는다(金石为开)’라는 사자성어가 언급되어 있다. 두 권의 책이 모두 한나라 때에 기록되었나 어느 것이 먼저 기록된 것인지 그 시기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성어의 유래로 두 고전이 모두 언급되고 있다. 

《신서》에 의하면, 중국 주(周)나라 때 초(楚)지방에 활 쏘기를 좋아하는 웅거자(熊渠子)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고된 훈련 끝에 궁술에 아주 능숙해져서 화살 10발을 쏘면 그중 7~8발의 화살은 과녁에 명중하였다. 사람들은 그를 ‘궁술의 달인’ 혹은 ‘활 쏘기의 명수’라고 불렀다. 어느 날 밤, 그는 홀로 산속을 걷다가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깜짝 놀랐지만 그의 활 쏘는 기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호랑이를 향해서 즉시 화살을 당겼다. 그는 반복해서 여러 번의 화살을 쏘았다. 

그는 호랑이가 자신이 쏜 화살에 맞았으니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웅크리고 있던 것이 호랑이였다면 죽기 전에 틀림없이 몸부림을 치거나 커다란 소리를 질렀을 텐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웅거자는 담대하게 성큼성큼 다가가서 살펴보고,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거대한 바위 덩어리였던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화살과 화살 깃이 큰 돌에 깊숙이 박혀서 거의 보이지가 않았다. 평소라면 불가능했을 텐데 굳은 의지와 집중력을 기울여서 화살을 쏘았더니 화살이 바위를 뚫은 것이었다. 이 사건은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되었고 모두가 웅거자의 뛰어난 활솜씨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람들은 웅거자의 엄청난 힘과 뛰어난 궁술에 대해 칭찬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집중력을 발휘했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와 맞서 싸웠기 때문에 ‘쇠와 돌을 뚫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은 《신서》에 기록된 웅거자의 이야기이다.  

《서경잡기》에는 이광(李广)의 이야기가 나온다. 《서경잡기》에 의하면, 서한 시대에 이광이라는 이름난 장수가 있었다. 성품이 호쾌한 이광은 말 타기와 궁술에 능하고 싸움에도 용감하여 ‘날아다니는 장군’이라고 불렸다. 그는 사냥을 좋아하여 틈만 생기면 말을 타고 밖으로 나가 산야를 달리고는 했다. 어느 날, 이광은 혼자 명산(冥山)으로 사냥을 나갔는데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한 마리의 동물도 찾지 못했다. 땅거미가 질 무렵 그가 영지로 돌아가려고 말고삐를 잡았다. 산기슭에 이르렀을 때 몇백 걸음 떨어진 풀더미에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매우 놀라서 머리끝이 쭈뼛쭈뼛 곤두서는 것 같았다. 그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 온 힘을 다해 활을 당겼다. 시윗줄에서 튕겨 나간 화살은 힘차게 바람을 가르고 날아가 호랑이의 이마에 깊숙하게 박혔다

이광은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제자리에서 조용히 호랑이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호랑이가 꿈쩍하지를 않았다. 이광은 호랑이가 화살에 맞아 죽을 때는 몸부림을 치면서 죽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상함을 느꼈다. 그는 담대하게 풀더미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니 화살이 바위에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이 쏜 화살이 단단한 바위를 뚫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광은 제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바위를 향해 화살을 여러 번 쏘아 보았지만 단 한 발도 바위를 뚫지 못했다. 훗날 사람들이 이 일이 의아해서 양웅(扬雄)이라는 학자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양웅이 대답하길, “당시 이광은 온 마음을 다했기 때문에 큰 바위를 뚫을 수 있었다”라고 대답했다. 

웅거자와 이광은 바위를 호랑이로 착각했기 때문에 바위에 화살을 쏠 수 있었다. 왜냐하면 호랑이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호랑이의 밥이 되기 때문이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중대한 순간에 그들은 모든 주의력과 온 힘을 쏟아서 화살을 쏘았기 때문에 바위를 뚫을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일에 의지를 굳건히 하고, 온 힘을 다한다면 종종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지난해 경영환경을 뜻하는 사자성어로는 살얼음을 밟고 있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고 위험하다는 의미를 가진 ‘여리박빙(如履薄氷)’이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금석위개라는 사자성어를 선정하였다. 여기에는 복합 경제위기를 극복해 보고자 하는 중소기업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올 한 해도 중소기업을 둘러싼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 보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위기극복을 위한 자구노력을 강화하고, 정부도 중소기업 활력 회복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둔다면 점차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민수기 14장 28절에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라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이 중소기업인들이 선정한 금석위개를 들으시고 그들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셔서 올해는 그들이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서게 되길 기도한다.  





사진 출처 | 바이두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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