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단어가 ‘중국식 현대화(中国式现代化)’이다. 2022년 12월 26일 중국 유명 어문잡지 〈야오원자오쯔(咬文嚼字)〉가 ‘2022년 10대 유행어’를 발표했는데 ‘중국식 현대화’가 그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또한 이 단어는 2022년 12월 8일 상하이 〈위옌원쯔저우바오(语言文字周报)〉가 공식 발표한 ‘2022년 인터넷 10대 화제어’에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习近平)은 2022년 12월 31일 신년사에서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중국식 현대화의 길을 통해 모든 측면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추진하기 위한 야심 찬 청사진이 그려졌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시대의 소명에 맞춰 새로운 여정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집권 1기(2012년)에서는 ‘중국몽(中国梦)’을 비전으로 제시했고, 집권 2기(2017)를 맞이해서는 ‘신시대(新时代)’를 외쳤으며, 이번 3기(2022년)의 키워드는 중국식 현대화이다.
중국식 현대화라는 신조어는 2021년 7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이어 2022년 10월 16일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당대회’) 보고에서 시 주석은 다시 한 번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공산당의 중심 임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현대화’는 통상적인 ‘서구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특색을 지닌 중국식 현대화로 서방과는 다른 현대화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식 현대화는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사회주의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중국 특색의, 중국의 실제에 부합하는 현대화를 뜻한다. 중국식 현대화는 사회주의를 유지한 채 중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는 점에서 서방 선진국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중국은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시작된 ‘중국 부흥’에서부터 농업, 공업, 국방, 과학을 아우르는 ‘4대 현대화’ 목표에 이르기까지 100년에 걸쳐 끊임없이 현대화를 추진하고 확대해 왔다. 덩샤오핑(邓小平)은 1979년 ‘3단계’에 걸친 중국의 경제발전론을 제시했다. 장쩌민(江泽民) 주석은 2002년 퇴임에 앞서 첫 단계인 ‘원바오(温饱: 생존에 필요한 기초적인 의식주가 해결된 생활)’의 완성을 선언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샤오캉(小康: 생활이 여유로운 중산층이 형성되는 것) 사회건설’과 신중국 건국 100주년 되는 2049년에 ‘중화민족 부흥’을 달성하는 ‘2개의 100년 목표’를 완성해서 ‘중국몽’을 이루자고 주장했다. 즉, 시 주석은 3기의 비전인 중국식 현대화로 1기의 비전인 중국몽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2021년과 2049년의 ‘2개의 100년 목표’ 사이에 중간 목표를 설정했는데, 그것이 바로 2035년까지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집권 2기를 시작한 제19차 당대회 보고에서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본적 실현을 목표로 하고, 2049년까지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겠다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 제20차 당대회에서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고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고, 신시대 새로운 여정에서 당과 국가사업의 발전 목표와 임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2035년까지 중국식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못사는 사람들을 끌어올려서 함께 잘사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후 2049년까지 중국은 번영하고 부강하며 민주적이고 문화적으로 선진적이며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 되어 미국을 완전하게 추월하는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식 현대화는 중국 사회주의 특색의 현대화로 각국 현대화의 공통된 특징에다가 중국의 국정에 맞는 중국 특색 다섯 가지를 덧붙인 것이다. 중국식 현대화의 특징 다섯 가지는, ∆ 거대한 인구 규모의 현대화, ∆ 전체 인민들의 공동부유의 현대화, ∆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상호 조화를 이루는 현대화, ∆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현대화, ∆ 평화발전의 길로 나아가는 현대화이다. 시 주석은 향후 5년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적 건설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면서, 이것은 위대하지만 어려운 사업으로 앞날은 밝지만 임무가 막중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래에 서방의 현대화 모델과는 다른 ‘중국식 현대화’ 모델을 더 성숙하게 발전시켜서 현대화로 나아가는 여러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중국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야망까지 품고 있다. 2022년 10월 24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중앙선전부 부부장(副部长) 쑨예리(孙业礼)가 중국식 현대화의 5대 특징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내용 중 ‘우리’라는 단어는 ‘중국인’들을 가리킨다는 것을 밝혀 둔다.
첫째, 중국식 현대화는 거대한 인구 규모의 현대화이다. 14억여 명에 달하는 인구 규모로 자원환경 조건이 매우 제한적인데, 이것이 바로 중국이 당면한 특별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현대화는 해외 모델을 그대로 모방할 수 없으며, 발전 경로와 추진 방식이 반드시 자신의 고유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결정지었다. 이런 대규모 인구의 현대화는 그 어려움과 복잡성이 전례가 없는 일이며, 동시에 그 의미와 영향에 있어서도 전례가 없다. 이러한 규모의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은 인류사회에도 큰 공헌이 되기 때문에 우리도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둘째, 중국식 현대화는 전체 인민 공동부유의 현대화이다. 이것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우리들은 양극화 구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모든 인민들을 전부다 잘 살도록 하고, 모두 자신의 능력대로 현대화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며, 자신의 공헌에 따라 국가 발전의 성과를 누리게 하고, 그 어떤 계층에 대해서도 그대로 팽개쳐 두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공동부유는 평균주의가 아니며, 부자를 털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여기에는 먼저 부유해지는 사람과 나중에 부유해지는 사람이 있고, 먼저 부유해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부유해지도록 이끌어 주어야 하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또한 공동부유는 장기적인 역사 과정으로써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방향으로 굳건히 노력할 것이다. 제18차 당대회 이후 약 1억 명에 가까운 농촌의 빈곤 인구가 전부 성공적으로 빈곤에서 벗어난 것이 아주 좋은 예이다.
셋째, 중국식 현대화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상호 조화를 이루는 현대화이다. 과거 일부 국가의 현대화에서 나타난 한 가지 큰 폐단은 물질주의가 지나치게 팽배해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물질적 기초가 견고하고, 물질적 생활 수단의 풍부함은 물론 현대화 문제에서 당연히 해결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사람이 물질적인 향락만을 추구하고 건전한 정신적 추구와 풍요로운 정신적 삶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사회학자들이 묘사하는 일종의 ‘일차원적 인간(单向度的人)’이 될 것이고, 풍부하고 다채로운 인간의 본성이 하나의 물질적 욕망으로 변질된다면, 이 또한 인류의 비극이다. 이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물질적 풍요로움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인류의 전면적인 발전이다.
넷째, 중국식 현대화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현대화이다. 세계 현대화의 역사를 통틀어 공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생태환경의 파괴는 공통된 문제였다. 우리는 이전에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제18차 당대회 이후 우리는 생태환경 파괴의 주범을 단호히 억제하였고, 생태환경 보호에서 역사적, 전환적, 전면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시진핑 총서기의 “녹수청산은 바로 금산은산이다(绿水青山就是金山银山: 맑고 깨끗한 물과 푸르른 산은 귀중한 자산이다)”라는 이념이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뿌리내렸고 우리의 제도와 정책과 문화 속에 녹아들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을 변함없이 계속 걸어가야 한다.
다섯째, 중국식 현대화는 평화발전의 길을 걷는 현대화이다. 우리는 일부 국가들이 전쟁, 식민, 약탈 등의 방식을 통해 현대화를 실현했던 낡은 방식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평화, 발전, 협력, 상생을 기치로 삼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제도에 의해 결정된 것이며 또한 우리의 문화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평화발전의 길을 걷는 것은 중국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되며 우리는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도 모두 평화발전의 길을 걸어가기를 희망한다.
중국 검색 엔진인 바이두(百度)에서 설명한 바에 의하면 중국식 현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9가지 필수 요구 사항이 있다. 그 요구 사항은 (1)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견지하고, (2)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견지하며, (3) 높은 수준의 발전을 실현하고, (4) 전(全) 과정에서 인민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5) 인민들의 정신 세계를 풍요롭게 하고, (6) 전체 인민들의 공동부유를 실현하며, (7)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촉진시키고, (8) 인류의 운명공동체 건설을 추진하며, (9) 인류 문명의 새로운 형태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등의 용어는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조합한 중국의 특성을 수동적으로 설명하는 차원이었다면, 중국식 현대화는 서방의 현대화 모델과는 다른 중국의 독자적 모델을 국제사회에 주도적으로 제시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중국식 현대화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섣부르게 판단하기 어렵다. 중국이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크게 빈부격차, 부동산 의존, 미국 견제 등이다. 중국이 이러한 중첩된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식 현대화를 성공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만만치는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역사적 교훈이 보여주듯이 중국공산당이 일당 독재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패와 관료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무쪼록 중국이 중국식 현대화에 성공해서 중국인들에게 복을 갖다 줄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있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나눠줄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https://baike.baidu.com/item/中国式现代化/56854252?fr=aladdin https://news.cctv.com/2022/10/24/ARTIdWTncOLVsVKaMkwZdeQt221024.shtml https://mp.weixin.qq.com/s?__biz=MjM5OTIzNDMzNA==&mid=2650076952&idx
사진 출처 | 바이두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