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산맥의 깊은 계곡과 산자락에 잘 알려지지 않은 소수민족들이 우리가 전해줄 복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분명히 우리에게 남은 미완성 선교 과업을 위한 상징적인 깃발과 영적 의미 그리고 선교 목표와 협력의 동기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광활한 히말라야산맥 전체가 문자 그대로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선교현장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평균 5,000m가 넘는 95%의 광대한 히말라야지역은 겨울이 길고 땅이 척박하여 농작물과 야크(yak)를 키울 수 없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소수민족 대부분은 히말라야 끝자락 언저리에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습니다. 5,000m 이하 언저리에 형성된 마을에는 주로 어린이와 노인들이 남아서 티베트불교 혹은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고, 청소년층과 중년층은 교육의 기회와 직업을 찾아 중대도시로 나갔다가 전통 명절이 되면 잠시 고향을 방문합니다.
외부 사역자들이 이곳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그들의 언어를 배워서 아이들과 노년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전통적인 선교전략은 오늘날과 같이 정보통신과 교통이 발달한 후기 현대사회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인 방법입니다. 특별히 정통 종교에 충성도가 높은 산간 마을에서는 외지 사역자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들의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더군다나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허락 없이는 개종할 자유가 없고, 노인들은 이미 그들의 생각과 관습이 굳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복음이 수용될 수 있는 대상은 중소도시와 대도시로 내려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청소년과 중년층입니다.
한때 티베트인으로 가득했던 티베트 난민촌과 사원 그리고 학교의 공동화 현상은 지난 10년 동안 매우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중국이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에 인도로 넘어오는 티베트 난민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인도에 있는 티베트인들이 더 나은 삶과 자녀 교육을 위해 난민 신청을 하여 유럽과 북미로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인도의 빌라쿠페에 있는 S 사원을 예로 들면 그곳에는 약 1,400여 명의 동자승이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년 100-150여 명의 학생들이 사원학교에 입학하는데 그중 10%만이 티베트 학생이고 나머지 90%는 히말라야의 산자락, 라다크, 네팔, 부탄의 소수부족 출신입니다. 가난한 그들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무상 교육과 무료 숙식을 조건으로 자신의 자녀들을 사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년 S 사원은 가난하고 낙후된 소수민족지역에서 어린이들을 데려와 동자승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사원에서 어린 시절부터(대략 10세 전후) 동자승으로 자라난 그들은 19세가 되면 정식 승려가 됩니다. 그리고 정식 승려 과정을 마치는 35세 정도가 되면 세 가지 진로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첫째는, 자신의 부족으로 돌아가 그곳 사원에서 불교를 가르칩니다. 둘째는, 해외에서 명상센터를 세워 포교 활동을 합니다. 셋째는, 자라난 그 사원에 남아서 승려로서 일생을 보내게 됩니다. 이러한 선순환이 60년간 지속되면서 인도에서 거의 사라졌던 불교는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인도에 있는 S 사원의 승려 사역은 북인도 히말라야지역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역이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최전방 미전도종족 사역입니다.
이제 티베트불교는 더 이상 티베트인만을 위한 지역 종교가 아니며, 히말라야 소수민족들을 사로잡고 있는 토속 종교는 더더욱 아닙니다. 1959년 달라이라마가 자신의 추종자들을 이끌고 히말라야산맥을 넘어온 이래로 매우 교활하게(창 3:4-5) 하나님의 나라를 대적하며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인도에서 매년 전 세계로 흩어지고 있는 수천 명의 티베트 난민들과 다국적 승려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특정 문화와 인종 그리고 지역과 역사에 국한하는 ‘티베트불교’라 명하지 않고 보다 포괄적인 ‘라마불교’라 명하는 것이 더 정확한 명칭입니다. 이제 라마불교에 대한 실천적 접근 방식과 열매 맺는 사역을 위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장기적 계획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사역의 종류와 지역에 따라 동원된 장단기 선교사들을 훈련하고 교육하며, 예수를 영접한 티베트인들이 자유롭게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티베트선교센터가 절실합니다.
둘째, 선교사를 북인도 라다크, 히말라야의 산자락, 네팔과 부탄으로 보낼 뿐만 아니라 그곳 소수민족 아이들을 우리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와서 세상 학문과 신앙으로 교육하고 제자 삼아 그들 민족에게 다시 돌려보내는 사역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그들을 모두 사원에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소수민족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 학교가 절실합니다.
셋째, 라마불교는 언뜻 보면 티베트 단일민족의 종교를 말하는 것 같지만, 실상 히말라야 전 지역의 다양한 민족들을 포괄하며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종교입니다. 그리고 미전도종족을 지리적으로 고립된 관점으로 도식화하여 우리가 전해줄 복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 그들은 끊임없이 지역과 국경을 초월하여 우리 도시와 학교 그리고 사원과 직장 등 언제 어디서나 자주 만날 수 있는 매우 활동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 대상으로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티베트민족을 포함한 소수민족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 학교(초중고)와 선교사훈련센터가 건립될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티베트민족을 위한 침술의료 사역을 통해 난민촌 선교의 문이 더욱 활짝 열리도록 ▶지난해 12월 티베트 초등학교(3개 학교)에서 진행된 크리스마스 행사를 통해 울려 퍼진 예수님의 사랑과 구원의 기쁜 소식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잘 남아 있도록 ▶수련회에 참석한 청년들과 승려들을 위한 공식 모임이 준비되고 진행되도록 ▶성령의 지혜와 진리의 말씀으로 충만하며, 주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주님과 동행하는 일에 더 집중하도록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무엘 | 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