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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3  통권 239호  필자 : 현덕손  |  조회 : 2809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한중수고 30주년, 다시 선교중국을 생각하다
지금은 돌아보고 내다보아야 할 때, 한중수교 30주년과 북한선교

중국 때문에 갖게 된 “북한의 교회도 살아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
중국은 예로부터 북한선교의 발판이었고 통로였다. 1866년 9월에 대동강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오려다가 목숨을 잃어 한국 개신교 최초의 순교자가 된 로버트 저메인 토머스(Robert Jermain Thomas) 목사가 출발한 곳이 중국이었다. ‘동북선교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는 중국선교에 힘쓰는 한편, 조선 전도의 뜻을 품고 압록강 연안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평안도 지역에는 로스 선교사의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그는 선양(沈阳)에서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여 출간하였는데, 이 성경의 공식 이름은 《예수성교젼셔》이지만 보통 <로스역>이라고 부르고 있다. 올해는 <로스역>의 《누가복음》과 《요한복음》 간행 140주년이 되는 해이어서 지난 4월 26일(화)에 새문안교회에서 기념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로스역>은 평양에 다량 보급된 기록이 있다. 

중국이 공산화한 1949년 이후에는 북한선교에 미치는 중국의 역할이 없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시기에 중국교회가 북한선교에 미친 무형의, 그러나 큰 영향이 하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외부에서는 중국이 공산국가가 된 이후 중국의 교회가 거의 소멸되었을 것으로 알고 있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중국은 종교를 심하게 탄압했고 특히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된 문화대혁명 기간에 교회에 가해진 박해는 거의 ‘광적(狂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8년 말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취한 이후 중국의 교회는 살아있고,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는 박해 기간에 오히려 놀랍게 성장하고 순수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북한선교 사역자들은 이것을 보면서 북한의 교회도 그럴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박해 기간이 중국의 경우보다 두 배 이상 길고 박해의 정도가 몇 배 더 심하더라도 신앙의 힘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새롭게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간간히 들리는 북한 지하교회의 소식은 이 소망과 믿음을 확신으로 격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선교의 통로가 된 조중변경
1992년 8월 24일에 이뤄진 한중수교는 북한선교에서 중국의 비중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만들어 주었다. 한중수교 이후 선교를 위해 중국으로 향한 일꾼들이 참 많은데 그 가운데는 북한선교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중국 여러 곳에 탈북민 훈련캠프를 차리고 북한선교의 일꾼들을 양성해 낸 C선교사 같은 경우가 좋은 본보기이다. 《내레 죽어도 좋습네다》, 《내래 죽어도 가겠습니다》, 《내레 죽어도 수농합니다》, 이는 C선교사가 쓴 수기의 제목들인데 북한선교를 목적으로 중국으로 향한 사역자들의 마음가짐을 잘 나타내주는 말들이다.

중국과 북한은 일부 짧은 구간을 제외하고는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하고 있다. ‘조중변경(朝中邊境)’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북한선교의 통로로 잘 활용되고 있다. 전도에 필요한 책자나 물품들이 이 통로를 통해서 북에 전달되고 있고 소규모이지만 인원의 왕래도 이뤄지고 있다. 


한중수교로 중국 여행이 가능해지자 북한을 바라보며 기도하기 위해 조중변경을 찾는 이들이 참 많았다. 여름에 그 지역에 가면 ‘여기가 한국인가? 중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재미교포 교인들도 많이 찾아왔다. 조중변경은 북한복음화를 위한 기도가 백두산만큼 쌓인 곳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이 일이 멈춰졌는데 하루속히 재개되었으면 좋겠다. 

중국에는 유학생, 근로자, 조교(朝僑, 조선 교포, 해외 거주 북한 국적자), 사업가, 공직자 등 여러 이유, 여러 형태, 여러 신분으로 단기, 혹은 장기로 체류하는 북한 주민들이 많이 있다. 찾아가서 하는 것만 선교가 아니라 와 있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훌륭한 선교이다. 이들도 북한선교의 훌륭한 대상이다. 이런 일들을 통해 볼 때 중국은 북한선교의 또 다른 현장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북한은 아직까지 현장선교가 불가능한 지역이기 때문에 ‘또 다른 현장’인 중국이 무척 소중하게 여겨지는데 한중수교는 북한선교의 또 다른 현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첩첩산중-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나 우리는 지금 우울한 마음으로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사역도 힘들어지고 중국을 통한 북한선교도 숨을 죽이고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중국의 기독교 탄압으로 선교사들의 많은 숫자가 비자발적인 귀국을 했거나 중국 외의 지역으로 재배치되었고, 사드 배치에 따른 사태 등으로 한중관계가 어색해지면서 중국에서의 활동이 위축되어 있는 형편이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고, 그 밖의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지금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여럿 진행되고 있는데 이 여러 이유들 때문에 활기 대신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에서 말한 것들 외에 결정타가 있는데 바로 코로나19이다. 중국 방문이나 중국 여행에 심한 제약이 따르고, 중국 안에서의 이동도 마찬가지이고 무엇보다도 북한이 국경봉쇄를 철저하고 엄격하게 시행하여 일체의 접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한마디로 중국을 통한 북한선교는 첩첩산중(疊疊山中)에 처한 형편이 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바울은 마게도냐에 이르렀을 때 형편이 몹시 나빴던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가 마게도냐에 이르렀을 때에도 우리 육체가 편하지 못하였고 사방으로 환난을 당하여 밖으로는 다툼이요 안으로는 두려움이었노라”(고후 7:5)라고 하였다. 그러나 바울은 이어서 “그러나 낙심한 자들을 위로하시는 하나님이 디도가 옴으로 우리를 위로하셨으니”(고후 7:6)라고 하였다. 우리의 디도는 누구일까? 지금 중국이 하던 역할 대역으로 러시아 원동지방이 주목 받고 있는데 중국에서의 경험을 그곳에서 잘 살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방송선교가 강화되어야 한다. 먼저 중국을 향한 방송선교를 재정비해야 한다.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취하기 이전 그리고 한중수교 이전 중국사역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교 채널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방송의 비중이 많이 약화되었는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예전과 비슷한 형편이 되어 가고 있으니 방송을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예전에는 “중국선교에서 방송은 유일하고 가장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선교방법”이라는 말도 있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한국에는 제주도와 대부도에 중국을 향한 강력한 중파방송 송신기지가 있다. 제주도는 오키나와에 있던 방송기구가 옮겨온 것인데 제주도로 이전한 이유가 “자유진영에서,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상하이(上海)까지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지금은 FM이 보편화하여서 중파(AM)는 원거리용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제격이다.

북한을 향한 선교방송이 더 전문화하여야 한다. 선교방송의 전파에는 음성, 음악과 함께 어두운데 있는 영혼을 밝은 곳으로 인도하겠다는 ‘마음’이 담겨야 한다. 최근의 조사 결과들을 보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라디오에 대한 인지도나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잘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돌아보기와 내다보기는 힘이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돌아보고 내다보기에 힘쓸 것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중국을 통한  북한선교을 찬찬히 그리고 차분하게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방안을 강구하자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면 북한선교에 있어서 중국을 어떻게 활용했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검토하자는 것이다.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슬기로운 일이 바로 이것이다. 돌아보기와 내다보기는 새로운 힘을 우리에게 준다.

중국의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중국사역 전문가들은 이 사실을 말하면서 그 가운데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실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돌아보기와 내다보기를 통해 하나님이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중국을 어떻게 활용하실 것인가에 대해 안목을 길러야 한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한중수교 30주년 특집에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는데 한중수교 40주년, 아니 35주년 때는 밝고 힘찬, 신나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기를 기도드린다.







사진 설명 & 출처 | (위) 재건축 후 완공된 봉수교회 외부 전경 모습(한국기독타임즈) → (아래) 지린성에 있는 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간 경계를 표시하고 있는 중국투먼변경(中国图们边境) → 위키백과 
현덕손 | 아세아방송 제주본부 초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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