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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3  통권 239호  필자 : 왕안석  |  조회 : 3355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한중수고 30주년, 다시 선교중국을 생각하다
한중수교 30주년을 돌아보며, 선교중국의 길은?

장면1
“의도와 전략, 군사력 강화가 불투명한 가운데 폭넓은 정치, 경제, 군사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활동을 늘리면서 힘을 투사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관계를 심화했으며 양국은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약화하기 위한 노력을 증대하고 있다. 우리는 동맹으로 중국이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초래하는 구조적인 도전(systemic challenges)을 해결하기 위해 책임 있게 함께 행동할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언급한 2010년 전략을 파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파기함과 동시에 중국에 대한 새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최대 전략적 경쟁상대로 지목하고 인도·태평양지역 국가들과 함께 대중국 포위전략에 집중해왔던 것에 더해 NATO까지 끌어들여 대중국 압박 수위를 보다 더 강화한 사례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3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NATO 정상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지역 국가들이 이번에 함께했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면2
“나는 줄곧 홍콩을 주목하고 걱정했다. 내 마음과 중앙 정부의 마음은 홍콩 동포와 함께 있다. 홍콩은 과거 한동안 준엄한 시련을 겪었고, 위험한 도전을 이겨냈다. 비바람을 겪은 후 홍콩은 고통을 견디고 다시 태어났다.”

홍콩 반환 25주년을 맞아 893일 만에 중국 본토를 벗어나 지난 6월 30일 전용 고속열차 편으로 부인 펑리위안(彭丽媛)과 함께 홍콩을 직접 찾은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의 일성이다. 50년간 일국양제(一国两制·한 국가 두 체제)를 이행하겠다는 덩사오핑(邓小平)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홍콩 국가보안법(中华人民共和国香港特别行政区维护国家安全法)’ 등으로 홍콩의 완전한 중국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시 주석은 “일국양제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확보하고 홍콩 동포의 복지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오히려 강조했다. 홍콩이 반드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더욱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인재유출, 경제난, 국제도시 위상 악화 등 3중고의 시름에 빠져 있는 홍콩에 대해 시 주석은 일국양제를 자찬(?)하며 “불 속에서 다시 부활했다(浴火重生)”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면3
“한국과 중국은 명실상부한 운명공동체·이익공동체·책임공동체다. 냉전적으로 가면 안 된다. 한국은 올해 새 정부가 출범했고 중국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맞는 시점이다. 양국관계 발전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6월 20일 21C한중교류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화보 발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양국은 지난 30년 정치적 상호 신뢰를 끊임없이 심화하면서 전략적 협정 동반자가 됐다며 전략적 소통의 중요성과 호혜, 상생을 심화한 인문교류의 촉진을 강조했다. 

10일 뒤인 6월 30일 중국 베이징(北京) 캠핀스키호텔. “중국과 한국의 무역·경제는 상호 보완성과 잠재력이 강하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발전 기회로 삼아 각 분야에서 내실 있는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RCEP는 개방 약속에 따라 투자와 무역의 자유화와 편리화를 제공할 것이다. 상품 분야 투자뿐 아니라 서비스 분야 투자에 대한 내실 있는 협력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최한 ‘한중 경제 협력 플라자’에 참석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리칭리(李淸立) 국제협력센터 처장은 이날 RCEP를 들어 “양국 사이에는 디지털, AI, 신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협력 분야가 존재한다. 지역과 분야를 넘어서는 협의체를 구성해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했다. RCEP란 올해 초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장면4
지난 4월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이 바라는 신정부의 경제외교안보 정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중일 3국에 대한 호감도(10점 만점)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7.0점), 일본(3.7점), 중국(3.2점) 순으로 응답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6월 29일(현지시간) 올해 상반기 19개국 시민 2만4525명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한국, 미국,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 시민들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중국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한 한국인은 80%로 전년 대비 3%포인트, 미국인은 82%로 전년 대비 6%포인트나 늘어났다. 일본인, 호주인, 스웨덴인, 독일인, 캐나다인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87%, 86%, 83%, 74%, 74%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츠코위츠가족재단이 6월 13일(현지시각) 공개한 아프리카 15개국의 18∼24살 청년 4507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아프리카 청년세대 조사보고서를 보면, 중국은 영향력 부문에서 77%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가로 조사됐다. 미국은 67%로, 두 국가의 영향력 차이는 10%포인트로 이전 조사 때보다 더 벌어졌다.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 중 36%는 중국이 제값을 치르지 않고 아프리카의 자원을 가져간다는 점을 꼽았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环球时报)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자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양자관계를 중러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 중한관계의 중요도는 10위권 밖으로 조사됐다. 중국인들은 중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양국관계를 묻는 설문조사(객관식 복수 응답)에서 과반이 넘는 응답자들이 중러관계(55.5%)를 꼽았다. 이어 중EU관계(44.9%), 중미관계(41.8%) 순이었다. 4위에서 10위까지는 중ASEAN(동남아국가연합)관계, 중아프리카관계, 중일관계, 중북한관계, 중남미관계, 중영국관계, 중인도관계였다. 

오는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은 외교관계를 맺은 지 30주년을 맞이한다. 위의 4장면에서 언급했듯이 변화무쌍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 한국과 중국은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수교 당시 선린우호 협력관계에서 1998년 협력 동반자로, 2003년 전면적 협력 동반자로,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그 관계가 격상되고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했지만 정치, 외교, 경제, 역사, 문화를 둘러싼 부침 또한 적지 않았다. 마늘교역 분쟁, 고구려사 왜곡 등 동북공정(东北边疆历史与现状系列研究工程),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한한령(限韩令, 한류금지령)’ 등 현재 한중관계의 새로운 국면은 양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국가들을 넘어 전 세계와 교류를 통해 끊임없이 도전을 받고 응전하면서 또 다른 위기와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한중수교에 따른 양국 간 ‘윈윈(win-win) 성적’은 여러 수치에서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1992년 수교 당시 단순 경공업, 중화학 위주의 63억 달러에 불과했던 무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확대되고 2020년 2415억 달러로 38배나 증가했다. 한국에게 중국과의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동기간 4.0%에서 24.6%로 크게 확대됐고 수출과 수입은 49.1배, 29.4배로 증가했다.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무역흑자국은 중국이다. 풀무원은 중국 진출 10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고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공장을 추가로 증설하면서 성공 사례를 써 내려가고 있다. 

사드 사태 후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사업을 축소하는 것과는 달리 풀무원 중국법인 푸메이둬(圃美多)는 선제적인 공격적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켰다. 2010년 9월에 설립된 푸메이둬는 콜드체인에 기반한 냉장 가공식품을 생산해 회원제 매장, 온라인 신(新)시장 등 유통망 확대를 위해 투자했다. 조미료와 첨가물을 넣지 않은 친환경 및 고급화 전략을 통해 2018년부터 연평균 100% 이상 성장세를 구가하고 2020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지방의 두부공장들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그 빈자리를 푸메이둬가 파고 들어갔다. 푸메이둬의 성공에는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는 냉장 가공된 파스타가 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외식문화가 바뀌고 집에서 분위기 있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 MZ세대의 수요에 딱 맞는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의 유행으로 봉쇄지역이 늘면서 이커머스와 O2O(Online to Offline) 매출이 증가했고 에어프라이기를 활용한 간편 치즈 핫도그, 피자 등의 인기도 한몫했다. 풀무원의 HMR(가정간편식)은 귀찮은 것은 싫지만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기호를 사로잡았다. 

최근 푸메이둬는 베이징 1공장 옆에 한화 300억 원을 들여 지상 3층, 면적 1만2146㎡(약 3674평) 규모의 제2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냉장 파스타 생산량은 연간 4500만 개에서 1억 개로, 두부 생산량은 연간 1500만 모에서 6000만 모로 늘었다. 2공장은 세계에서 2대밖에 없는 최신형 전자동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신라면으로 대표되는 농심은 중국에서 1999년 독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첫해 매출은 700만 달러(약 79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라면=K푸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20년간 약 40배 성장했다. 현지화한 마케팅이 통했던 것이다. 즉 기업의 제품명을 바둑대회 타이틀로 내세웠다.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农心辛拉面杯世界围棋团体锦标赛)’. 첫 대회부터 한국의 조훈현과 이창호, 중국의 마샤오춘(马晓春)과 창하오(常昊), 일본의 요다노리모토 등 세계 정상급 기사들이 참가했다. 중국이 처음 우승했던 제9회 대회는 중국 전역 700여 개 언론사를 통해 보도되는 등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농심의 2021년 상반기 매출은 1억3000달러(약 1466억 원)를 기록했다. 그동안 누적매출은 상반기를 기점으로 20억 달러(약 2조2560억 원)를 넘어섰다. 이같이 선전하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지만 일반 제품으로는 한국이 중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대중 경쟁우위는 점차 악화되고 있고, 경쟁우위 산업조차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는 추세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산업별 한중 간 경쟁력 변화를 분석하면 한국이 중국에 열세에서 우위로 전환한 산업은 조선과 담배에 불과하다. 대신 통신기기, 전자, 가전, 전기기기, 자동차, 철도차량, 섬유, 제지 등의 부문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유사제품으로는 중국과 경쟁이 불가하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노리고 차별화, 고급화로 승부를 걸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한편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국과 중국, 양국을 둘러싼 기상이 이럴진대 중국선교, 선교중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 또한 만만치 않다. 객관적으로 볼 때 아직 최악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현재보다 더 나아질 것 같지 않고 더 나빠질 것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등을 활용한 중국 정부의 24시간 감시망이 매우 위협적이었는데 여전하다. 아니 더 강화되고 정교화하고 있다. 광범위한 개인 정보수집이 국가 통제수단으로 활용되는 ‘디지털 전체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거의 모든 장소에 CCTV가 있다. 호텔 로비, 노래방, 쇼핑몰, 아파트 건물, 지하철, 거리는 물론이거니와 시민들의 통화목록과 내역, 온라인 채팅방에서 어떤 말이 오가는지 모든 것이 모니터링된다고 봐야 한다. 개인이 휴대전화에 어떤 앱을 깔았는지도 감시 대상이다. 푸젠(福建)성 공안이 방범 카메라를 통해 수집한 얼굴 사진이 25억 장에 달한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방역 명목으로 수집한 개인 정보는 중국 정부가 언제든지 개인 감시와 이동 통제에 이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월 2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입찰 서류 10만 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생체 정보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광둥(广东)성 중산(中山)시 공안은 수집한 목소리를 개인의 고유한 특징을 나타내는 성문 형태로 추출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해 얼굴 인식 카메라 주변 90m 이내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장비를 구입하겠다는 입찰공고를 냈다. 성문 분석과 얼굴 인식 기술을 결합하면 범죄 용의자를 더 빨리 찾아낼 수 있다는 명목이다.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범죄자 추적을 명분으로 홍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염색체 정보 데이터베이스도 수집하고 있다. 2014년 허난(河南)성이 Y염색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이래 중국 31개 성(省)·시 중 최소 25곳이 Y염색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의 6월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등을 활용한 최신 기술을 통해 행동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추적하고 범죄나 시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있다. 감시 대상은 범죄자들은 물론 소수민족, 이주노동자, 정신질환 병력자 등 광범위하다. 범죄, 시위가 발생하기 전 일상 활동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찾아내고 일탈을 막겠다는 의도다. 감시는 사회적, 정치적 통제 강화를 넘어 정당화하고 국민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게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는 아직은 소수세력이지만 잠재적 위협요소를 넘어 체제위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면 언제든지 메스를 들어 근원을 완전히 도려낼 수 있도록 관련 기초 데이터들이 매순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동안 한국을 비롯해 세계교회의 중국사역은 눈물겨웠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자국 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선교사들을 대거 추방시킨 ‘타이펑(台风) 5호’ 비밀작전 이래 잠잠하다가 수년 전부터 본격화한 선교사들에 대한 ‘핀셋 추방’을 단행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꾸준한 종교 관련 법제화와 함께 지난 2018년 2월 1일 새로운 종교사무조례가 시행되기 전에 중국 전역에서 교회 폐쇄와 십자가 철거를 단행했고 ‘종교의 중국화’라는 미명 아래 ‘기독교의 중국화(基督教中国化)’를 서둘렀다. 한중수교 이래 한국교회의 최대 선교사역지로 자리매김하고 오늘의 중국교회를 만드는 데 마중물이었던 한국선교사들의 입지가 일순간 불안해지고 신분이 완전 노출돼 비자발적 철수가 이어지면서 수년간 중국교회는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야만 했다. 설상가상 지난 3월 1일부터 국가종교사무국령 제17호인 ‘인터넷종교정보서비스관리방법(互联网宗教信息服务管理办法)’이 시행되면서 사이버공간에서의 전도와 선교 또한 매우 어려워졌다. 

하지만 한중수교 30년 동안 해외교회와 선교사들의 선한 영향력을 통해 중국교회가 많이 변했다는 것은 이때를 위함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부 삼자교회들은 성경공부, QT, 일대일, 아버지학교 등 세계교회의 각종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려고 애쓰는가 하면 가정교회와 공동 집회를 개최하며 질적 성장에 힘썼다. 각 성 양회를 이끄는 목사들은 목회자보다는 정치가에 더 가까울 수 있지만 각 지역교회 목사들은 정치가보다는 목회자에 가깝다. 

과거 삼자교회를 이끌던 목회자들은 1950년대 자아비판을 통해 주님을 배반하고, 정치학습을 통해 공산당과 같은 길을 걸었지만 겉으로는 당의 종교정책을 옹호했으면서도 진심은 다른 데 있는 목회자들이 적잖게 등장했다. 이들은 세계교회에 예배당 건축이나 각종 교육과 훈련 등에 필요한 경제적 도움을 받으면서 삼자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중국공산당을 은근히 비판하기도 했다. ‘정통복음주의파(기요파, 基要派)’와 ‘오순절파(영은파, 靈恩派)’로 크게 양분됐던 가정교회에 젊은 사역자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도시신흥가정교회라는 대안적 모델이 등장했다. 이들은 해외유학이나 선교사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질 높은 목회 프로그램들을 경험하고, 중국 현장에 맞게 재구성해 나갔다. 반지성주의, 신비주의에 휩쓸릴 수 있는 전통 가정교회의 신학적 불균형을 바로잡아 가는 역할도 했다. 

특히 2008년 쓰촨(四川)성 지진 뒤 도시신흥가정교회 지도자 간 모임과 사회적 책임 논의가 빈번해지고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교회와 목회 모델, 신학과 실천 방안, 선교 동력을 찾는 흐름도 생겨났다. 교파 개념이 없이 보수신학을 유지해오던 데서 오순절주의, 칼뱅주의(개혁주의), 복음주의 등 교파와 신학노선도 나타났다. 주일헌금, 십일조, 건축헌금 등 목적헌금을 드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교인들도 늘어났다. 담임목사뿐 아니라 분야별 전문 사역자를 초빙하거나 예배당 건축을 고려하는 등 재정능력을 상당히 갖춘 교회들이 등장했다.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등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기독교인들도 많아졌다. 



“복음이 중국으로 들어왔으니 이제는 복음을 중국 밖으로 내보자”고 외치며 선교사 파송단체까지 설립해 자체 훈련을 진행하는 교회들도 출현했다. 다른 가정교회와 일절 교류하지 않은 채 순혈주의를 고집해왔던 가정교회들이 기도네트워크 결성, 연합집회 준비, 사역자 교육과 신학훈련의 공동 진행 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교인 분포도 과거 농촌 중심, 노인과 저학력자, 여성 신도가 대세였지만 기업가, 교수, 문인, 화가, 연예인 등 교회 구성원이 매우 다양해졌다. 

2030년까지 2만 명의 중국선교사들을 전 세계에 파송하겠다는 선교중국의 비전을 갖고 있는 중국교회에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필자가 여러 자리에서, 여러 글을 통해 반복적으로 언급했던 것인데, 이번 기회에 또다시 강조하려고 한다. 선교중국을 이루기 위해 중국교회가 먼저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쓰면 좋겠다. 비본질에 기웃거리지 말고 복음의 본질에 더욱 집중하기를 바란다. 내적 공동체성만 지향하는 목회가 아니라 사회의 공동체성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목회를 하라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위로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부가 곧 행복이 아니고, 가난이 곧 불행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 인민들에게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사람을 세우고 격려하며 큰 바위 역할을 해야 한다. 말이나 구호에 그치면 안 된다. 온몸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온전한 교회론으로 무장해 ‘중국적인’ 성숙한 교회와 문화를 만드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바른 신학, 바른 목회와 철저한 준비 과정을 통해 양성되지 않은 중국인선교사들은 타문화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고 현지인들과 참된 동역관계를 만들기도 어렵다. 그럴 경우 선교중국의 길을 요원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고국의 교회에서 사역과 인성 등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열정만으로 선교지에 나간다면 결국 선교사는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고 안 좋은 이미지를 선교지에 남기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선교중국을 준비하는 중국교회는 겸손히 세계교회들의 앞선 경험담을 듣고 중국인에 맞는 선교정책과 선교사 상, 선교지원과 후원 플랜 등을 세워야 한다. 한국교회를 비롯해 세계교회는 중국을 더 이상 선교대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함께할 파트너이자 공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중국교회와 중국기독교인들의 필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일상의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기독교인이 소수였을 때 오히려 짠맛을 잃지 않고 사회의 방향타가 됐던 초기 한국교회의 유산을 전하는 것도 필요하다. 선교중국을 위해 중국교회는 유학과 해외 이주 생활에서 복음을 접한 중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교회 일원으로 적극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양육해서 사회와 일터 또는 해외로 파송해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인들의 해외 이주와 유학은 자민족 복음화는 물론 선교의 동력화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중국교회는 해외교회들과 연대, 협력관계를 맺고 화교권을 넘어 중국인이 있는 모든 곳으로 흩어져 하나님의 세계선교 퍼즐을 완성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세계교회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선교에서 벗어나 세계에 흩어져 있는 중국인 디아스포라까지 아우르는 중국인선교와 선교중국의 융합으로 세계선교의 완성을 향해 함께 전진해야 한다. 중국교회는 반국가단체가 아니니 어깨를 펴고 당당해도 된다. 대내외 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집권세력은 내치를 강화하기 위해 통제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 그럴 때 저항으로 반응하지 말고 예수님이 가셨던 그 길을 올곧게 걸어간다면 중국인을 위한 사랑의 공동체 역할을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담당하려고 애쓰고 있구나, 우리의 참된 이웃이 여기에 있었구나 자연발광체가 될 것이다. 그것이 영향력이다. 영향력은 만들고자 하는 데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갈 때 그 결과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도 이번 기회에 하나님 나라에 동참한 공동체로서 그 본질에 더욱 집중하는 계기를 만드는 데 힘써 주기를 바란다. 선교중국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작은 일에 충성할 때 그 열매로 드러날 것이다.  







사진 |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왕안석 | 중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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