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드리워진 그늘
최근 중국은 다양한 고민을 하면서 21세기 초반을 맞고 있다. 어느 분야도 안정적인 것이 없다고 여겨질 정도로 어수선한 모습이다.
1999년에는 1억 명에 가까운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파룬궁(法輪功)이 정부의 탄압에 반기를 들고 중국의 중심부에서 대대적인 규탄집회를 가졌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파룬궁에 대한 논란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파룬궁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한 번 지나가자, 공직자를 포함한 사회전반적인 부정부패의 파도가 또다시 전국을 덮쳤다. 그야말로 사회주의 중국에 치명적인 그늘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어두움의 그늘을 가려보기 위해서 서부지역 대개발이라는 커다란 프로젝트를 가지고 나왔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표현처럼 아직까지는 별다른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서부지역은 여전히 빈곤상황에 처해 있으며, 기대했던 산업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갔다. 작년말 중국계 문학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중국인들이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진정으로 축하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중국 정부는 반체제인사라는 굴레를 씌어서 그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불쾌하게 생각하여 각 지역 언론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함구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홍콩의 언론들은 언론자유를 주장하며 뜨겁게 중국 정부와 논쟁을 벌였다.
이 글에서는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의 주변국과 중국의 상황, 중국 경제의 희망, 그리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중국이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주변국 상황
지금 타이완(臺灣)은 새 총통 천수이벤(陳水扁)의 스캔들로 떠들썩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경제적인 피해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주식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고 1997년 말 한국이 경험했던 경제위기를 맞을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끊임없는 논란들이 일어나고 있다. 타이완은 재작년 큰 지진이라는 천재지변을 겪었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심리가 불안한 상태이다. 총통선거를 하는 과정에서도 중국 대륙의 긴장분위기 조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은 바 있다.
한국도 구조조정의 실패와 정치권의 정책부실로 1997년 말의 상황으로 회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은 1997년 말의 상황보다 훨씬 호전된 것이지만, 내면은 여전히 심각하다.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며 수출을 통한 무역수지의 흑자행진도 멈추어져 가고 있다. 어느 누구 하나 한국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지 못하는 총체적인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은 수 년째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다. 실업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식 경영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미국식 경영으로 체질개선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있다. 연공서열제(근무기간이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지위가 높아지고 봉급이 많아지는 체제)와 종신고용제는 서서히 구시대의 유물로 바뀌어져 가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처절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양육강식의 신자유주의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장기간 중국과 혈맹관계를 맺어왔던 구소련도 연방이 해체되면서 막강한 힘을 잃어버렸다. 정치와 경제의 동시적이며 급격한 개혁과 개방이 오히려 정치와 경제의 불안을 파생시켰으며, 여전히 지하경제가 전체경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불건전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젊은이들은 이념의 붕괴를 통한 사상의 부재상태로 혼돈 속에 살고 있다.
중국과 순치관계(脣齒關係: 입술과 치아처럼 친밀한 관계)로 우정을 돈독히 지켜오던 북한에도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물론 북한이 아직까지 중국이 걸었던 개혁개방의 길을 걷고 있지는 않지만, 자주적인 외교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과의 관계호전으로 이산가족 상봉과 최고지도자의 방문도 허용했다. 결국 북한도 혼자의 힘으로는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중국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긴장하는 미국의 상황은 10년 동안 장기호황을 경험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약간 경기의 성장속도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저실업과 안정된 물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하여 미국의 경제를 ‘신경제(新經濟)’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며, 중국도 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주변국들은 경제적으로는 미국을 제외하고 모든 나라들이 흔들리고, 정치적으로도 대부분 나라가 불안 속을 헤매고 있다.
중국 경제의 최근 상황
중국은 정치지향적인 과거의 태도를 과감하게 버리고 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개방을 시작했고, 중간평가를 해 볼 때 긍정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국내총생산은 1978년에 비해 5배 이상 성장했고, 1인당 국민 총생산액도 4배 정도 증가했으며 국민 1인당 소비도 80위안(元)에서 3000위안으로 급성장했다. 무역규모에 있어서도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이런 통계적인 수치를 차치하고서도 중국을 다녀오면 한 해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상하이(上海)에 가면 미국의 대도시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고층건물과 저녁이면 휘황찬란한 거리의 풍경들을 볼 수 있다.
국민들의 소비수준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남편은 중형세단을 몰고 아내는 빨간색 오픈 스포츠카를 타고 고급 레스토랑에 와서 식사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미국의 한 인터넷 관련 정보회사에서 중국의 시장을 분석한 결과 전자상거래를 통한 상품판매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결과를 보도했지만, 앞으로의 시장 규모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데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외형적인 성장과 화려함 이면에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다수의 가난한 서민들이 있다. 지금의 세계를 20:80의 사회라고 말하는데, 중국의 경우에는 빈부 격차가 너무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대체로 동부와 남부 지역이 부요한 반면, 중부내륙과 서부지역은 매우 빈곤하다. 시장에 팔기 위해 농산물 한자루를 밤새 이동해서 자리를 잡고 팔아도 얼마 벌지 못하는 가난한 농민들과, 국유기업의 구조조정 가운데 정리해고를 당해서 무직 상태에 놓여 있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중국의 심각한 빈부격차를 실감하게 된다.
그렇다면 최근 중국에서는 경제와 관련하여 어떤 논의들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을까? 중국의 잡지들과 출판물들을 분석해 본 결과,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둘러싼 찬반논쟁과 산업별 전망이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의 신경제에 대한 논의와 세계화를 바라보는 시각들을 정리하고 있다. 또한 지식경제에 대해 전망하고, 농촌인구의 도시유입과 도시 비공식부문에서 일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문제를 관심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서부지역 대개발에 관련해서는 거의 모든 간행물과 글들에서 장기간 다루고 있으며, 국유기업 개혁에 대해 고심하는 정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세계경제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금융제도와 외환관리제도, 그리고 외국인 기업과 관련된 법률의 개혁과 재정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희망
중국은 분명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으며, 앞서서 준비하고 있다. 이미 여러 해 전에 몇몇 대학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개설하여 많은 젊은이들을 양성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모델로 미국의 신경제와 일본식 경제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관찰하며, 중국경제와 경영에 적합한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확실히 중국은 자본주의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미 기업 경영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 소유제의 측면에서도 공유제와 국유제가 대부분이던 과거와는 달리 사유제의 부분이 확대되고 있으며, 새로이 취업하려고 하는 졸업생들도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고 있다. 더 이상 정부에서 이들에게 직업을 보장해 주고 있지 않는 등 점차 사회주의적인 부분을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젊은 인재들을 중심으로 벤처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몇몇의 경우에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중국 기업들 가운데는 세계적인 기업들도 여럿 있으며, 이미 상당 부분의 기술력과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세계 경제예측 기관들도 이러한 중국의 급부상에 대해 희망적인 예상들을 내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2년이 되면 중국경제권(홍콩을 포함한 중국, 타이완)의 구매력 평가기준에 의한 국내총생산 규모가 미국의 9조 7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규모가 2010년에는 미국의 경제 규모를 능가하여 세계 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단, 두 곳 모두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5~7퍼센트(%)를 꾸준히 유지할 때라는 주요 가정을 달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 경제성장의 결과를 볼 때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2000년대는 확실히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주춤거리는 이유
중국은 지난 1999년 11월 15일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서 미국과 13년이나 끌어오던 지긋지긋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2000년 내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이 확실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또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확신했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도 힘이 되어 줄 것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들어 스위스와 개별협상을 하다가 중국대표가 협상대표의 자격을 포기하고 사임을 하는 바람에 결렬되었으며, 그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이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고 갈망했던 세계무역기구 가입에 갑작스럽게 소극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예측이 가능하다.
첫째, 중국은 아직까지 세계를 대상으로 달리기를 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똑 같은 출발점에 서서 뛰기를 원하는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을 따라 갈 경우에 허약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끝까지 뛸 수 없다는 생각이다. 경제에서의 달리기는 장기적인 것이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누군가는 밀려나게 되는 약육강식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적인 측면의 발전에 대해 사회주의의 이론적인 뒷받침이 미흡하다는 것이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중국이 지향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장기적인 권력유지와 일당독재이며, 사회주의라는 커다란 틀을 끊임없이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게 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흐름이 중국을 엄습할 것이므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너무 서둘러 OECD에 가입하는 바람에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개방으로 해외자본의 이동이 활발해진 결과 의존성이 높아져서 외환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선례들이 자신들에게도 발생할까 두려운 것이다.
중국 경제의 향방과 선교
선교는 영적인 전쟁이다.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그것의 의미를 분석하고 전략을 도출하여 선교적인 영향을 전망해야 한다. 급변하고 있는 중국을 바라볼 때, 중국선교를 감당하고자 하는 우리도 보다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할 것이다. 중국이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은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 정치지향적인 모습에서 경제지향적인 모습으로 변한 중국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경제 발전은 선교사역을 희망적이게도 만들지만, 반면 어두운 그늘도 드리운다.
기본적인 경제원리에 따르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잇다. 그러므로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아버지는 희소성의 원칙에도 한계생산성 체감의 법칙에도 적용되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선교를 해야 한다.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귀결인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원리를 벗어나 행동하기 때문에 사역에서 실패하게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우리의 능력되시는 하나님은 신자유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넘어서 계신 초월적인 하나님이시다. 그 분과 함께, 그 분과 가까이에서 기도하고 행동하는 선교가 되어야 한다.
이동철 / 중국복음선교회 〈중국교회와 선교연구소〉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