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신앙 행위요 영적인 특권이다. 그래서 흔히 기도를 가리켜 영적인 호흡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기도는 선교에 있어서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니, 어쩌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거스틴이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 없이는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없이는 하나님께서 아무 것도 하시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지만 특히 선교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이고,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 일을 행하신다. 그러므로 기도는 우리 인간이 사용하는 무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무기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기도는 선교를 위해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선교는 영적 전쟁이므로 기도가 필수적이다
선교 현장에서 직접 수고하는 선교사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선교 현장을 잠시 방문하는 사람들도 선교가 영적 전쟁임을 쉽게 감지한다. 필자의 경우도 선교지를 방문할 때마다 이런 저런 사건들을 통해 선교가 영적 전쟁임을 피부로 느끼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선교의 완수는 곧 사단의 최후 멸망의 날이다. 그 날이 가까워질수록 사단은 최후의 발악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선교의 시작도, 과정도, 마지막도 기도일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가장 강력한 영적 무기가 기도이기 때문이다. 바울도 에베소서 6장에서 영적 무장인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언급하면서 그 모든 영적 무장을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이 바로 기도임을 역설하고 있다. 영적 전쟁의 최전방이라 할 수 있는 선교지에서 기도의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기도를 통해서만 사단의 견고한 진을 파할 수 있는 것이다.
선교사 자신의 기도 헌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선교사 자신이 기도에 헌신해야 된다. 선교지의 열악한 영적 상황 가운데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영성마저 상실될 수 있다. 늘 깨어서 기도하고 영적인 능력을 힘입어야 한다. 이런 기본이 흔들리면 영혼을 살리는 선교가 아니라 소위 프로젝트 선교나 돈 선교에 미혹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단과의 영적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어떤 선교전략도 무효화될 수밖에 없다. 무장해제된 전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특히 선교 제한 지역인 중국 같은 곳에서는 선교사의 기도의 능력이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아무리 제한이 많다 하더라도 기도에는 제한이 없다. 선교사가 눈물로 호소하는 기도를 하나님께서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최초의 내한 선교사 언더우드의 간절한 기도가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응답되었다는 사실은 오늘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된다. 그는 암담한 조선의 영적 현실 가운데 이렇게 눈물로 기도했다. “오 주여! 지금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 사람들뿐입니다. ∙∙∙ 지금은 우리가 황무지 위에 맨손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서양 귀신, 양귀자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사오나 ∙∙∙ 지금은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와 의심과 멸시만 가득하지만 이곳이 머지 않아 은총의 땅이 될 것을 믿습니다. 오 주여! 저의 믿음을 붙잡아 주소서!”
당시 한국(조선)의 열악한 상황이 선하게 그려지는 기도이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이 기도를 사용하셨다는 사실이다. 그의 기도대로 이 땅이 ‘은총의 땅’ 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는 것이다. “선교는 기도만큼 이루어진다.”
선교사와 후원자의 기도 네트워크가 긴요하다
선교는 공동체적 행위이다. 선교사가 적진에 투하된 특수요원처럼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동행하시고, 또한 후방에서 후원 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 선교사는 이 사실을 잊지 말고 가장 중요한 기도 후원을 위해 기도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후원 교회와 성도들은 선교사를 파송해 놓고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기도의 후원에 헌신해야 한다. 이것은 재정 후원보다 더 긴요한 후원이다. 마치 일선에서 돌격해 나아가는 전투병을 지원 사격하듯이 기도의 지원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기도는 선교 사역을 소극적으로 돕는 게 아니라 선교 사역 그 자체이다.
진젠도르프 백작이 이끄는 모라비안 교도들이 100년 동안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설교 기도를 지속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인도 선교사였던 윌리엄 캐리의 고백은 더욱 실감이 난다. 그는 자신을 위해 일평생 기도했던 중증 장애인 누이를 기억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혹 하나님 앞에 칭찬 받을 것이 있다면 그 절반은 일평생 누워지내면서 나를 위해 기도해 준 내 누이의 몫이다.”
선교사는 기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나 홀로 선교’가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사도 바울 같은 영적 거장도 늘 성도들에게 중보기도를 부탁하곤 했다. 선교사는 얼마나 많은 기도의 후원자들과 연합되느냐에 선교의 성패가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선교 후원자들은 직접 선교지에 나갈 수 없지만, 실제적인 선교 동역자임을 잊지 말고 성실한 기도의 후원자가 되어야 마땅하다. 선교를 위한 중보기도는 문화, 언어, 기후, 음식 등의 제약도 없이 리얼타임으로 역사하는 강력한 선교 도구다.
아프리카 차드에서 사역하는 Y선교사가 한 번은 선교보고 가운데 이런 고백을 했다. “저는 선교지에서 시계를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어려운 일을 만날 때 하나님의 놀라운 도우심을 경험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한국에 있는 우리 교회의 선교기도회 시간, 새벽 기도 시간 등과 겹쳐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웬만한 어려움이 있어도 시계를 보고 나를 기도하는 분들이 있겠구나 생각하고 담대한 마음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갑니다.”
얼마 전 Y선교사가 동료 선교사, 현지인 등과 함께 시골로 전도 여행을 갔다가 교통 사고를 당했다. 자동차가 몇 바퀴를 굴렀고 거의 다 부서졌다니 얼마나 큰 사고였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사람들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성도들의 기도덕분이라고 말하는 선교사의 전화를 받고 감사와 더불어 기도 후원에 대한 강한 부담감을 느꼈다. 정말 선교는 기도 없이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일임을 거듭 거듭 체험한다. 당신의 무기인 기도를 통해 오늘도 세계 각지에서 당신의 백성들을 구원하시는 선교의 하나님께 찬양을 돌린다.
홍문수 목사 | 신반포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