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개혁 ∙ 개방정책을 취하기 시작할 무렵인 1970년대 후반기, 한국 교회가 중국 성도들과 접촉하는 일은 주로 아세아방송(현 제주극동방송)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저는 그 방송사의 전도국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던 관계로 방송사의 홍보를 겸하여 중국선교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주로 강연을 했는데,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장신대의 세계선교대학원을 비롯하여 각 신학교육기관과 선교사 훈련기관에서 강의를 요청 받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강의 노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북방선교론」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서론 격으로 북방선교의 중요성을 말하고, 이어 사회주의가 발생한 차례에 따라 소련 ∙ 중국 ∙ 북한으로 나누어 선교대상지 이해(각 나라의 역사와 민족성 등), 기독교 역사, 기독교의 현실 등을 적고 결론 격으로 북방선교의 문제점과 과제를 담았습니다.
여러 신학교육기관과 선교기관에서 이 노트를 가지고 강의를 하면서 북방지역에 변화가 생기면 얼른 강의노트에서 해당되는 내용을 바꾸었습니다. 예를 들어 소련이 독립국가연합으로 체제가 바뀌었을 때는 거기에 맞춰 손질했고, 중국이 인구 조사를 새롭게 실시해서 그 결과를 발표하면 그에 해당되는 부분을 바꾸었습니다.
아세아방송 제주본부장의 직책을 맡아 제주도에서 일할 때는 제주순복음신학원에서 강의를 하였는데, 그 때는 「제주도와 북방선교」를 한장 삽입했습니다. 제주도는 평양에서 파송된 이기풍(李基豊) 선교사에 의해 복음을 받았으니 이제는 복음의 빛을 갚아야 할 때이며, 당시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중국선교계가 긴장하고 있으니 주도가 홍콩의 대역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업됩니다.
그럴 때마다 수정과 가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컴퓨터의 편리함을 느끼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렇게 바꾸고 또 바꾸다 보니 이 강의 노트는 누더기 가운데 누더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이 강의 노트를 전적으로 바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 선교사 훈련기관에서 ‘중국 교회사’를 강의하면서 이 부분은 이미 새롭게 바꿨습니다. 누더기 노트를 사용하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여기 저기에서 발생해서 전면적인 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북방의 현실이 너무 변화되어 예전 것을 가지고는 공감을 얻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선 기본적인 분위기와 감(感) 등 정서가 맞지 않습니다.
새 강의 노트에는 각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교활동 소개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작성하면서 감사가 솟구침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20년 전에는 이런 내용을 다루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거나 아주 빈약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하면서 노트만 바꾸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갖습니다. 북방국가들, 특히 중국을 대상으로 한 선교정책과 방법도 이제는 바뀌어야 하겠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중국을주께로〉가 이번 호로 통권 80호를 맞이하였습니다. 〈중국을 주께로〉 역시 누더기 노트가 아니라 늘 새로운 노트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가져봅니다. 봄이 노고 있습니다. 좋은 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유관지 | 발행인. 목양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