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캠프
2002년 여름, 120여명의 청년들과 함께 로마서(BEE) 캠프를 떠났다. 3박 4일 동안 로마서 전체를 공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4년 전에 갈라디아서 캠프를 하던 경력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 캠프를 떠나기 한 달 전, 목사님과 자원한 25명의 리더들이 성경공부를 시작하였다. 그 시기는 여러 지체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했지만 공교롭게도 월드컵 축구 기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함께 모여 조정한 시간이 화요일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계속 16강에서 8강으로, 8강에서 4강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또 경기하는 날이 화요일이었다. 그러니 화요일에 모여서 공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다른 시간에 모임을 갖기로 했다. 한편으로 어떤 지체는 ‘짧은 기간에 로마서를 다 공부할 수 있을까요’라는 의문을 제기하였지만 고시 공부하는 실력이면 가능하다고 어떤 지체가 말하였다. 리더들과 모임을 갖는 기간동안 목사님은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로마서를 C국의 지도자들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캠프가 열리는 동안 비가 내려도, 날씨가 좋아도 개의치 않았다. 참석한 지체들 중에는 새벽까지 공부하는 열성을 보였다. 어떤 지체는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면 S대를 갔을 것이고, 또 3~4년 안에 고시에 합격했을 것이라고 해서 웃기도 했다. 이처럼 로마서에 푹 빠져있는 동안 3박 4일간의 일정은 빠르게 지나갔다. 이것은 단순히 한 교회의 청년 수련회가 아니었다. 주님께서는 언젠가 사용하시기 위해 지체들을 준비시키신 것이었다.
현지인과의 만남
그해 겨울 BEE사역을 위해 단기 사역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청년들이 지원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곧 마음의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원래 두 곳에서 사역을 하기로 했었는데, 지원자가 몇 명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 곳에서라도 이 사역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게 해서 6명의 지체가 모이게 되었다. 6명의 지체들 역시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주님께서는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게 하셨다.
한 단체의 도움으로 현지와 연락이 되었지만 전화 상이라 의사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지인의 신분과 우리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쪽 당국에서 보면 불법이었지만 우리의 사역은 주님께서 기뻐하신다는 확신에 추진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월, 6명의 지체들은 가장 간편한(?) 차림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2시간 여만에 S공항에 도착하여 세관을 무사히 통과하였다. 봉고 차로 1시간 30여분만에 달려서 도착한 도시는 내가 생각했던 소도시가 아니었다. 우리가 머물면서 공부하게 될 곳은 현지인 집이었는데 아파트 맨 위층이었다. 우리가 머무는 아랫집은 공안원의 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조심해야 했다. 우리는 7명의 조선족과 10여명의 한족을 만났다. 우리는 조금 당황했다. 한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왔는데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준비하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두 분의 선생님께서 한족들과 공부하기로 결정하시고, 나머지는 형제와 자매로 나누어 공부하기 했다.
말씀의 의미를 깨달으며
먼저 그들과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하였다. 그들이 밤에는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해서 아침 8시 30부터 오후 6시까지 하기로 하고 과정은 서로 맞추며 진행하기로 하였다. 첫 시간 서로 소개하는 시간과 기도제목을 나누었다. 이 기간동안 성령님께서 함께 하여 주시기를 간구하며 방해 세력이 없도록 기도하였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1:17)’ 그들에게 로마서의 주제와 전반적인 개관을 알려주면서 3박 4일 동안에 우리가 해야할 것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참석한 이들 모두 이러한 성경공부는 처음 하는 것이어서 조금은 부담이 된다고 하였다. 하루에 8시간 이상 앉아서 공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끔 지루해서인지, 아니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 때문인지 졸기도 했지만 말씀을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시작할 때는 한사람씩 질문을 해야 대답하시던 분들이 한과씩 넘어갈 때마다 궁금했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하였고,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나누게 되었다.
그중의 한 분이 말씀을 받아들이고 깨닫는 것이 늦어져서 약간은 힘이 들었다. 그들은 가끔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질문하기도 하였다. 어떤 분은 자신의 친척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 있는 어느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 식당 주인이 믿는 사람이라고 한다. 믿는 사람이 그래도 되는 건지 자신은 이해가 안 되며, 그 주인이 정말 믿는 사람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런 일이 하루 이틀만에 생긴 일도 아니고, 한국에 살면서 모르는 것도 아닌데, 그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이 나로 하여금 황당하게 만든 것이다. 또 다른 분은 이단에 대해서 질문을 하기도 하였다. 현지에 가장 심각한 것은 이단이라고 했다. 이단자들이 찾아와서 성경에 대해 질문하고 말을 건네고 간다고 했다. 그러나 성경을 몰라서 대답을 못할 때도 있다고 했다. 내가 피곤했어도 기뻤던 것은 그들이 로마서를 공부하면서 말씀의 의미를 깨달아가며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지막과를 마치고 소감을 나눌 때, 한 분이 “이제 율법에서 자유함을 얻었고, 이 말씀을 다른 이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고백하였다. 그리고 말씀과 기도를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하겠노라고 하셨다. 수고했다는 것보다, 고맙다는 말보다 그들이 말씀을 제대로 깨닫고 실천할 수 있다는 고백이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말끔히 씻어졌다. 얼마 전에 나는 그들의 소식을 들었다. 모두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봉사하고 있다고 한다.
소망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이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생각이 나의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잡았다. 매년 이 사역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나갈 수 있도록 청년들을 동원할 것이고 준비시킬 것이다. 올 여름 다시 한번 성경공부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이 사역을 제시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자신들이 이번 여름에 그 일을 하겠노라고. 이들은 각자의 일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이 사역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다. 이미 작년 로마서 캠프를 통하여 변화된 청년이 주축이 될 것이다. 망설임 없이 이 사역을 하기 원하는 청년들이 있기에 소망이 더욱 넘쳐난다. 청년들로 구성되어 나가게 될 이 성경공부 사역은 어떤 방해 세력이 있다할지라도 진행할 것이다. 이 사역은 주님께서 기뻐하는 일임을 깨닫게 하셨다. 현지 지도자와 성도들이 말씀 위에 바로 서는 그 순간까지 하나님께서는 이 사역을 계속 진행시키실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사역의 주인은 바로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이은아/ 선교 동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