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보기도가 후방에서 지원하는 지원사역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선교지에서 느낀 것은 중보기도야 말로 직접 전투에 참가하여 최전방에서 싸우는 선봉부대라는 사실입니다. _한 타이완(台灣) 선교사의 고백
필자는 과거에도 인도, 태국, 미얀마, 중앙아시아 등 많은 지역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 찬양, 드라마, 율동 등 팀이 준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통해 현지인들이 감동받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믿겠다고 일어서는 이들도 많았다. 우리는 그러한 모습을 보며 기뻐했고 단기선교 여행을 온 보람과 큰 힘을 얻었다. 보여지는 것을 통해 보여지는 열매를 맺은 여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작년 여름 중국 베이징(北京) 단기선교 여행은 이와 전혀 다른 목적과 방향으로 설정되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도 아니었다. 단단히 조여 맨 운동화와 40℃를 웃도는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모자와 물병이 전부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관광객이 아니라, 바로 이곳이 하나님의 발등상임을 선포하는 믿음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우상숭배와 음란, 어두움으로 변질된 그 땅을 밟으며, 공중권세 잡은 자 사단을 대적하며, 모든 어두움들은 물러가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령님을 통해 베이징이 빛의 도시로 회복되도록 기도하는 것이 우리 여행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었다. 어느 지역은 빛의 자녀들인 그리스도인들이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땅도 있으리라. 관광객으로는 걸어보았지만, 그러나 강한 십자가의 군사로 늘 깨어 기도하며 그 땅을 밟지는 못했으리라. 아버지의 마음을 담아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께서 늘 거니셨던 것처럼 그 땅을 거닐지는 못했으리라. 바로 이곳은 사단의 활동무대가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기쁨의 동산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 중보기도 여행팀의 목적이었다.
팀원 6명은 베이징에 도착하여 먼저 톈안먼(天安門)과 자금성(紫禁城)으로 향했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재에도 모든 정사와 권세가 바로 이곳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하나님만이 존귀와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인 것에 대해 찬양하기 시작했다. 수 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중국인들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찬양을 황제나 정치 지도자 같은 인간에게 바쳐왔다. 과거에는 스스로 하늘의 아들(天子)이라 칭했던 황제가 자금성과 만리장성 등을 건축하기 위해 수십만 명을 동원하여 혹사시켰고, 현대에 와서도 정치가들이 자기 권력을 유지하고 사상을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하였다.
우리는 아무 소리 없이 죽어간 그들의 피의 신원을 들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앉으셔야 할 지성소에까지 들어가 앉아버린 사단을 대적하며 계속 이어지는 피의 역사를 끊어버리는 기도를 하였다. 자금성의 수십 개의 문을 지날 때마다, “문들아 머리 들어라. 영광의 왕이 들어가신다(시 24: 7∼10)” 마음 속으로 찬양을 부르며 문을 통과하였다. 톈안먼과 자금성은 더 이상 우리에게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보여지는 것으로 하나님의 자녀들을 위축시킬 수는 없으리라. 점점 그 중심에 있는 정사와 권세들이 우리로 인해 위축되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 중국의 역사 속에서 백성들의 목숨은 황제라는 이름 앞에서 일개 소모품에 불과했다. 언제라도 황제가 자신의 무덤을 짓기 위해 남편과 자식을 데려가면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했고, 무모한 만리장성을 지을 때에도 수백만 명의 생명이 고된 노동 끝에 생명마저 벽돌 밑에 묻어야 했던 것이다. 백성들은 황제의 절대권력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이를 통해 사단은 중국의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하였다.
이러한 상처들이 지금 이 땅을 밟고 사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남아있음을 우리는 깨달았다. 이제 거대하고 아름다운 공원, 궁궐, 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살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 기도하며 걸었다. “하나님, 저들은 가장 존귀한 생명이며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저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서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랑이십니다. 저들을 사랑하셔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는 베이징에서 한 선교사님과 만남을 갖게 되었는데, 이 선교사님은 중보기도의 능력을 아는 분이셨고, 겸손함으로 우리 팀의 팀원으로 합류하셨다. 이제 완전수인 7명의 용사로 구성원이 갖추어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말씀묵상과 식사를 하고 하나님께 예배 드림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자녀로서 하나님 아버지께 묻는다. “주님, 오늘은 어디로 갈까요? ”베이징의 지도를 펴놓고 기도할 때 선교사님을 포함하여 팀원들 모두가 중국의 정치력이 모여 있는 지역, 인민을 다스리는 지역에 가서 기도하는 것으로 마음을 합하였다. 다시 우리는 인민대회당, 중국혁명역사박물관, 인민영웅기념비, 법원 등 역사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관들이 모여 있는 톈안먼 광장으로 향했다. 전혀 이곳 길에 익숙치 못한 우리들을 하나님께서는 마치 다 알고 있는 사람이 걷는 것처럼 그 모든 곳을 다 밟고 기도하게 하셨다. 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그려보며 우리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힘차게 걸으며 기도하였다. 마지막으로 군사박물관, 베이징대학을 밟고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이튿날,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있는 우상들을 섬기고 있는 신전을 훼파하라고 말씀하셨다. 지도를 폈을 때 베이징이 4개의 신전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았다. 톈탄(天壇)공원, 띠탄(地壇)공원, 위에탄(月壇)공원, 르탄(日壇)공원이 그것이다. 자금성을 축으로 동서남북을 둘러 진치고 있는 곳이 우상을 섬기는 이들 신전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4개의 공원을 돌아보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들 신전은 마치 구약의 제사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제단의 모습을 갖춰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톈탄공원은 대리석으로 잘 깔린 세 길이 자금성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지금도 1년에 한 번 정도 문을 개방하고 똑같은 형식으로 신(天:하늘)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가운데 길은 보이지 않는 신이 다니는 길이고, 오른쪽 길로 황제가 신과 나란히 걷는 것이다. 그리고 제단 가운데 돌 하나가 박혀 있는데 이곳은 오직 황제만 들어가 신과 대화하는 곳이라고 했다. 이 형식은 띠탄, 위에탄, 르탄이 모두 마찬가지였다. 위에탄과 르탄은 거의 훼파되어 형태만 남아 있었지만, 띠탄과 톈탄은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었으며 신패도 남아 있는 신전도 있었다. 우리는 이 모든 곳에 들어가 이 땅의 주인은, 이 해의 주인은, 이 달의 주인은 오직 하나님인 것과 하나님을 모방하여 악하게 만들었던 사단의 정체를 밝히며 저주하며 내쫓는 기도를 하였다.
그 다음날, 하나님은 우리에게 중국의 교육계를 위해 기도하도록 말씀하셨다. 앞으로 중국의 미래를 책임질 당 간부를 양성하는 대학들을 찾기 시작했다. 중앙민족대학, 중국청년정치학원, 중앙사회과학원, 인민대학 등 한 대학, 한 대학을 직접 방문하여 학생들이 지나 다니는 캠퍼스를 밟으며 기도하였다. “이 학교를 졸업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제 하나님을 알고,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 아니라 복음을 외치는 복음의 일꾼이 되게하소서. 이곳이 기독교 대학이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믿음으로 선포하였다.
마지막으로 전세계의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학생들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와 있는 어언문화대학의 기숙사를 찾아가 기도했다. 선교사님은 이들이 성적으로 문란하고, 자신의 나라에서 가져온 각양 각색의 우상들을 섬기기 때문에 영적으로 매우 황폐하다고 하였다. 기숙사에 있는 어떤 한국 학생은 이 영적인 눌림에 못이겨 귀신을 보기도 하며, 심지어 크리스천들도 많이 힘들어 한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손을 뻗어 오랜 시간 동안 이 기숙사와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였다. 그리고 이 캠퍼스의 복음화를 위해 애쓰시는 선교사님들을 축복하며 기도했다.
이것으로 우리의 중보기도 여행 가운데 땅밟기는 끝났다. 6일 동안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나 저녁 7시까지 걸어다녔다. 발에는 물집이 생기고, 선교사님조차 중국에 온지 몇 년이 되었지만 이렇게 많이 걸어본 적은 없다고 할만큼 많이 걷고 또 걸었다. 가기 힘든 구석구석까지 다 찾아가 하나님께서 명령만 하시면 그곳을 밟고 기도했다. 우리 팀원은 7명이 아니라 8명이었던 것이다. 우리를 인도해주신 성령님을 밤새도록 찬양하였다. 그런데 마지막 한 가지 사역이 남아 있었다. 선교사님을 섬기는 것이었다. 우리는 선교사님 가정을 초청하여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축복하며 기도하였다. 우리의 단기선교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전혀 보이지 않는 열매를 갖고 돌아왔다. 우리의 기도를 통해 수년 내에 중국의 베이징이 변화되어 우리가 밟는 모든 땅들이 주님께로 회복된다는 확신과, 우리가 만난 한 영혼, 한 영혼이 모두 예수님을 영접하여 이 땅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할 하나님의 일꾼이 될 것을 믿음으로 취하였다. 우리는 계속적으로 매일의 삶 가운데 우리가 밟았던 모든 땅을 기억하며, 우리가 보았던 중국의 영혼들을 바라보며 계속 보이지 않는 싸움과 믿음의 기도를 올려드리고 있다. 한 선교사님이 다른 선교사님을 통해 우리에게 부탁하는 말씀으로 이 중보기도 여행기를 마치고자 한다.
“제발 제가 사역하는 지역에 한 번만이라도 오셔서 땅을 밟으며 중보기도 해주십시오. 모든 사역의 시작은 중보기도를 통한 영적전쟁이라는 것을 제가 알았습니다.”
박승식 | 서울교회 전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