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넓디넓은 광활한 대륙과 와글와글 무리져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르고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찐빵모자를 삐닥하게 쓰고 있으며 인도에서 처음 직조되었다는 카키색 옷을 입고 있다. 여기에 인해전술이라는 단어만 삽입하면 영락없이 중국공산당이 출현한다. 학창시절 공산진영과 자칭 민주주의 입장을 나누는 이분법적 교육을 받은 결과로 형성된 이미지 일게다. 어떤 이는 중국 인구를 12억이라고 하기도 하고 혹자는 15억이 넘었다고 하는데 사람 수야 알길 없으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만나는 중국인은 확률적으라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니 만남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와 문화 그리고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떤 일을 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서툴러도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니 어설픈 글솜씨라도 적어 보려 한다. 참고로 본인은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고 현재 3개월 째 중국인들과 함께 정보통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중국인은 서정적이다
중국인과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노을지면 노을지는 골목에서 눈 내리면 눈 내리는 산하에서 이들은 감흥에 젖은 표현으로 흥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얼마 전 일행들과 함께 강원도에 갈 기회가 있었다. 차 시각이 늦어 땅거미가 지고 어느덧 달덩이가 머리 위로 환하게 떴는데 중국인 동료가 산길을 오르다 말고 한 수 읊조리는 게 아닌가! 국어 시간에 배우던 시조 구절쯤으로 생각하면 될까? 아래의 글은 최근에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면서 이 중국인 친구가 지은 시이다.
봄눈
바람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이 세상에 내리는 꽃비..
봄을 알려주기 위해
선녀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중국인은 의리가 있다.
일에 부대껴 힘겨울 때가 있다. 누군가 도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중국인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막차 끊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흔쾌히 한시간 반이 넘는 일터로 달려와 주었다. 결국 밤새고 다음날 바람과 함께 사라진 이 친구는 헤이롱장(黑龍江)성 출신인데, 일전에도 초다툼을 하는 일에 사력을 다해 도와준 적이 있다. 생각해 보라. 무려 10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고 앉은 자리에서 꿈쩍 안하고 남의 일 돕는 모습. 중국인의 의리있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중국인은 자생력이 강하다
그들은 어디에나 상권을 형성하고 있어 그들의 억척스러운 경제력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 캐나다 토론토나 호주 시드니 혹은 그 외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중국 마을의 위세를 볼 수 있지 않은가? 얼마 전 「황비홍 서역웅사」라는 비디오를 보았는데, 무예에 능한 주인공을 위시하여 카우보이와 인디언들이 등장하여 미국에 차이나타운이 형성되는 우여곡절을 담아낸 영화이다. 조금은 과장되고 허풍스럽긴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 살더라도 결코 굴함 없이 보란 듯이 잘 살아내고야 마는 중국인의 힘이 어느 나라, 어느 민족과 비할 수 없는 장점인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중국인은 정부를 두려워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에 유학하러 온 중국 학생과 통화를 했다. 그는 모 대학교 정보처리과에 다니는 학생이고 학생회에 몸담고 있다고 하였다. 중국 동아리 회보를 보내주고 싶다고 했더니 한참 대화 끝에 꼬릿말을 달았다. 중국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대중매체, 단체와 관련될 경우 불이익이나 제재를 받는다며 안 되겠다고 했다. 관련 자료를 받고 직접 확인해 보기도 전에 지레 겁먹는 까닭은 무얼까? 이 먼 타지에서도 ‘공산당’ 을 의식하는 마음의 부담감이 있는 것일까?
중국인은 독단적이다
한국인도 그런 기질이 있지만, 중국인에게도 어떤 일이든 혼자서 하면 잘하고 둘이 하면 산만하고 셋이 하면 망한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를 보면, 서로가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주위의 여론에 개의치 않는 것 같다. 한번은 상하이 출신 중국 친구가 필자의 일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는 중국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친구여서 출판물 제작을 돕기에 적합하였다. 한국인 부장, 중국인 과장, 그리고 필자 이렇게 넷이서 13시간을 고전 분투하며 일을 진행했는데, 누가 리더인지 모를 정도로 팀웍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혼잡하게 일을 치루었다. 특히 이 상하이 친구는 자신의 생각을 결코 굽히지 않는 씩씩함(?)을 보여주었다. 각개전투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연합전술에는 약간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였다고나 할까.
중국인은 물질주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사회주의에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로 전환이 되었기 때문일까?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것처럼 느껴진다. 물질만능주의의 팽배는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사회주의 안에서 자본주의의 맛을 본 것이 자극이 되어 갈증 가운데 마시는 물처럼 다급하게 벌컥 들이기는 모습은 아닌지.
다음은 이런 중국인데 대해 받은 경험과 느낌을 적은 일기문이다. 「…9시 30분 경 기숙사를 나섰는데 텐안먼에서 동료들을 만나지 못했다. 3대의 택시로 나눠 탔는데 만나는 장소가 분명치 않은 데다가 정작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지명, 장소를 친구들 모두 모르고 있었다. …도착한 뒤 헤매다 만나긴 했다. 다른 두 팀의 경우, 28위안(元)이면 오는 곳을 택시기사가 미터기가 고장났다며 각각 40, 50위안씩 달라고 했더란다. 속이고 속는 관계가 씁쓸했다.…」
힘차게 깨어나는 중국
전철 안. 지금 옆에 앉은 40대 중반 아저씨가 책을 읽고 있다. 힐끗 보니 「모택동 비록」이라는 책이다. 그러고보니 며칠 전 강원도 산골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중국어 공부하는 학생을 만나기도 했다. 이렇듯 우리 나라에서도 우후죽순처럼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올해 초 국내 중국인 방문객 수가 미국인 방문객 수를 넘었고 오는 5월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는 데 이어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이젠 더 이상 국방색 옷을 입고만 있지 않으며, 사회, 문화, 경제 등 전 분야의 틀에서 깨어나고자 용트림을 하고 있다. 잠자는 사자의 기지개가 끝나기 전에 한반도의 호랑이들도 세계를 향해 함께 경주할 채비를 함이 어떨지…
박현우/ 중국관계 벤처기업 직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