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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4.20  통권 69호  필자 : 地平  |  조회 : 2805   프린트   이메일 
[중국인이 본 한국인]
단일 민족의 감성이 넘치는 사람들

한국에서 생활한 지도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한국 생활이 이젠 나에게 낯설지 않고 자연스럽게만 느껴진다. 그만큼 나도 한국화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나로서는 어느 정도 이질감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다. 물론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 내가 얼마만큼 객관적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평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많은 한국인들과 만나서 교제할 수 있었던 경험을 가지고 평가를 시도하기로 하겠다. 나는 어떤 것을 평가할 때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생각하기를 더 좋아한다. 즉 어떤 것의 ‘장점’ 을 말할지라도 그것이 절대적인 장점이 될 수 없고 또한 단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나의 평가는 중국인으로서의 평가에 제한 될 것이다. 

감성적인 한국인 
한국에 ‘정에 살고 정에 죽는다’는 말이 있다. 특히 한국 시골의 풍경을 생각해보면 물씬 풍기는 정감이 마음을 따사롭게 한다. 물론 도시에서는 그런 정감이 많이 사라진지 오래지만…한국인들은 감성적이어서 그런지 일에 있어서 열정적이고 때로는 충동적이기까지 하다. 뭐든 세심하게 고려하여 시도하기보다는, 좋게 느껴지면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다. 좋게 말하면 벤처 정신이 있는 것이고, 그만큼 일의 추진이 빠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면 일을 꾸준하게 추진하는 근성이 부족하고 중도에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a

민
족주의 의식이 강한 한국인 
한국인들에게는 ‘무엇이든지 우리의 것이 제일이다’ 라는 무언의 공통된 인식이 깊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신토불이라고 해서 한국산이면 무조건 좋은 것이고, ‘중국산’ 하면 저질이라고 생각하는 인식도 이런 맥락인 것 같다. 물론 이런 인식이 나에게는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인들은 강한 ‘민족적 자존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한국인의 이러한 민족주의적 의식은 많은 열강들 사이에서 당한 아픈 추억과 더불어 오늘날 누리게 된 ‘번영’ 사이에서 생겨난 새로운 의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러한 민족주의적인 의식이 타민족과 타문화에 대한 배타주의로 발전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바
쁜 한국인 
필자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느낀 점이 있다. 한국에 와 있노라면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도 정신적으로 피곤함을 많이 느낀다. ‘다른 사람들은 다 바쁘게 지내는데 나는 뭐야’ 라는 심리를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혼잡한 교통 상황, 빽빽이 들어선 주택, 여유 없이 바삐 사는 사람들, 문제만 보도하는 뉴스 등등의 주변환경이 무의식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스트레스를 더해주는 것 같다. 이외에도 직장과 사업, 자녀교육 문제, 정치적 불안정, 남북한 문제까지 한국인의 관심을 빼앗아 가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빨리,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라인 것 같다. 

부지런한 한국인 
한국에 오기 전,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들로부터 받은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퇴근시간이 이미 지났는데도 하던 일을 다 마치고서야 퇴근하는 것이었다. 중국인들은 대부분 일을 시간으로 재는 습관이 있는데, 한국인들은 일을 실제적인 양으로 재는 것 같다. 그리고 중국인들에 비해 일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 같다. 바로 이런 정신이 오늘의 한국을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조금은 일에서 자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 여유를 가지고 사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일적인 한국인 
한국의 여러 지방을 다녀보며 느낀 것인데, 모든 한국인이 거의 비슷한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음식문화나 옷 입는 모습, 관심사도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물론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양성이 존재하겠지만, 중국과 비교해보면 민족 간의 큰 분쟁도 발생하지 않는다. 단일적이기에 그만큼 나라가 안정되고 동질성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다양성의 부족으로 어딘가 좀 단조로운 듯 하다. 

이상이 모든 중국인의 한국인에 대한 평가는 되지 못할 것이다. 또한 모든 한국인에 대한 평가도 되지 못할 것이다. 단지 내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나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던 나의 인식들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적은 지면을 통하여 한 나라와 한 국민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모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 자신의 소견을 세인들과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 

地平/ 재한 중국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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