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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4.20  통권 81호  필자 : 지평  |  조회 : 2585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중국선교 왜 여전히 해야 하는가?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한 생각


들어가는 말


한국은 지난 10여 년 간 주요한 선교 대상국으로 생각하고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하여 많은 사역을 하여왔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 와서 한국교회는 중국에 대한 선교를 돌이켜 보면서 솔직하게 평가하고 점검함으로써,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매년 선교사 대회를 통해서 많은 논의들이 있을 줄로 생각되지만, 현지인으로서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를 지켜보면서 생각하는 바를 적어보려 한다.  본 논의에서는 선교사역의 내용적 차원보다는 선교사역의 방법론적 차원을 다루려고 한다.

중국에는 선교가 필요한가? 

먼저, 중국에는 선교사들이 필요한가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yes’이다. 중국 교회는 많은 성장을 이룩함과 동시에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다. 물론 신앙의 순수성이나 열정은 높이 사야 하겠지만, 균형 있는 신앙과 신학의 부재와 지도자들의 훈련부족으로 인한 비전과 지도력의 한계, 새롭게 부각되는 교회의 세속화 현상 등의 과제들은 중국 교회가 지금의 상황 속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 성장의 경험, 신학교육, 비전과 리더쉽이 중국 교회에 필요하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물음은 한국에서 보낸 선교사가 필요한가, 아니면 중국 교회에 선교사가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당연히 후자이다. 무조건 선교의 열정이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준비된 선교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럼 어떤 선교사가 필요한가?

선교사의 자질과 정체성

 

나는 중국으로 들어가는 한국선교사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많이 느낀다. 물론 그 중에는 훌륭한 분들도 있고 훌륭하게 사역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신학교에서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고 ‘불(?)’만 받아 가지고 가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중국 교회에는 필요치 않다. 중국 교회는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선교사, 즉 준비된 선교사가 필요한 것이다.

첫째, 성육신적인 정신을 가진 선교사가 필요하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신앙형태와 신학적인 틀을 심으려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참으로 현지화 되기를 원하고 그 사람들을 살아할 수 있는 사역자가 필요하다. 중국인들을 변화시키려는 마음이 있어도 한국식으로 ‘빨리빨리’ 해서도 안 되며, 더욱 한국식 ‘당 회장’은 필요치 않다. 참으로 신앙의 본질을 아는 잘 훈련된 사람이 필요하다. 신앙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많은 기도와 묵상만으로 되지 않고, 성경내용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선교사는 자신의 사역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는 먼저 한국교회사와 세계교회사를 깊이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교회사가 주는 소중한 경험과 교훈들을 중국 교회에 소개하고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 교회 역사와 중국 교회가 현재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서 가슴으로 느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중국 교회가 건실하게 자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선교사의 막연한 지식은 교회를 혼동에 빠지게 하고, 중국 교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선교사는 중국 교회의 필요에 얼마나 부응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준비된 선교사님들이 중국에서 효과적인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중국 현지교회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 

선교사와 중국 현지교회 

선교사와 현지교회 지도자들은 주종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권위의식에서 탈피하여 현지의 특성에 맞는 관계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수평적인 관계를 원할 것이며 그렇게 할 때 오히려 더 존경받는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지사역을 함에 있어서 첫째로, 현지인과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사람이 같이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끈질긴 시간과 뚜렷한 동기가 필요하며, 일 중심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인격이 중요하다. 

둘째로, 신뢰를 기초하여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협력은 서로의 필요를 알고 서로를 도와주는 관계이다. 이것은 일방적인 사역이 아닌 쌍방적인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셋째로, 협력관계에서 동역관계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동역은 협력보다 더 긴밀한 사역관계로 사역을 함께 진행하는 관계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역의 효율적 차원만이 아닌, 한국교회와 중국 교회를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하나가 되게 하는 중간 고리 역할을 하기에 의의가 깊다고 생각한다. 사도 바울도 이방인교회와 예루살렘교회의 합일(合一)을 그렇게 진심으로 바랐던 것으로서, 동역은 그에 버금가는 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선교사와 한국교회 

선교사가 소신껏 일하기 위해서는 후원하는 한국교회와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후원교회의 이해가 없이 선교사는 효과적인 사역을 하기 힘들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한국교회들은 선교의 필요성만 어느 정도 알 뿐, 그 외 구체적인 선교사역의 내용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선교에 관한 많은 정보와 자신의 사역계획을 한국교회에 상세하게 알리고 이해와 지지를 얻을 필요가 있다. 선교사와 후원교회와의 관계성도 선교사역의 중요한 사역으로 생각하고 선교사는 그것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사역이 얼마나 중국 교회에 필요한지를, 또 자신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잘 보고 드려야 한다. 그리고 현지 선교에서 좋은 경험과 간증들을 한국교회에 소개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에도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현지 사역과 동역자들도 한국교회에 소개하여 한국교회가 현지 사역현장을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알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선교사와 한국교회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과 효과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와 선교사 

한국교회만큼 열정적인 교회는 보기 드물다. 선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교에 대해서는 열정적이지만 그에 어울리는 선교정책이나 전략을 짜는 데는 소홀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까지 선교사를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선교현지의 필요에 맞는 선교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외국에 진출할 때 철저하게 현장을 조사하고 보낼 사람도 엄선하여 전략을 가지고 접근한다. 그리고 기업은 사람을 현지에 보내고 회사가 그 사람을 돕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곳에 온 사람이 회사를 대신하여 현지에 가서 일을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그런 기업가의 정신을 따라 배워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돕는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런 차원이 없지는 않지만, 선교사가 교회를 도와 선교한다는 생각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럴 때 선교사와 후원교회 간에 존재하는 미묘한 부정적인 소모(消耗)관계가 적극적으로 서로를 밀어 주는 추동(推動)관계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하여 양자는 돕고 도움을 받는 자가 아닌 진정한 동역자가 될 수 있으며 순기능적(順機能的) 효과를 걷을 수 있을 것이다.

나오는 말 

이러한 나의 모든 시도는 선교사와 현지교회, 선교사와 후원교회 간의 관계가 원만하게 잘 형성되기 위함이다. 이럴 때 선교를 하는데 많은 역기능을 완화하고 순기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선교에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안다. 부족한 자가 이렇게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을 판단함을 널리 용서하기를 바란다. 새롭고 보다 건설적인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들을 ‘파괴(?)’하지 않을 수 없었음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한국교회의 보다 성숙하고 모범적인 선교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 보여 주신 희생과 헌신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남김으로써 이 글을 마치고 싶다. 


지평/중국인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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