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중국으로 단기선교를 갔을 때 만났던 한 선교사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단기선교를 처음 나가면 그 땅의 건물이 보이고 두 번째 가면 그 땅의 문화가 보이고 세 번째 가면 그 땅의 영혼들이 보인다.” 세 번째 단기선교를 참여하는 나는 그 어느 때 보다 각오가 대단했다.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열심
나는 눈에 불을 켜고 모든 일에 임했다. 핸드북이며 사전조사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살아도 주를 위한 것이요 죽어도 주를 위한 것’ 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닌 하나님과 그 땅의 영혼들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시작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다. 영혼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열심을 기뻐하지 않으셨다. 현지에 도착한 우리 팀이 타스쿠얼간(塔什??干)에서 한창 리서치를 할 때였다. 그 동안 나는 나를 위한 열심으로 하나님께 나아갔다. “하나님 내가 할 테니 하나님은 옆에서 도와주세요.” 라는 식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하고 죄인 된 내 모습을 철저하게 보게 하셨다. 결국 나는 다시 한 번 깊이 회개하며 주님께 엎드렸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엡4:13)” 라는 말씀을 통해 예수님처럼 항상 하나님께 묻고 나는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 온전히 하나님께서만 일하시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것임을 깨닫게 하셨다.
최고의 것을 주시는 하나님
나는 온전히 하나님만 일하시도록 나 혼자만의 모든 노력을 내려놓았다. 리서치를 끝내고 타스쿠얼간을 내려오면서 지난 일정을 되돌아보니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만나야 할 사람들을 정확히 만났고,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음을 떠올리며 정말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타스쿠얼간을 떠나는 날에는 타지크족 대학생들과 즐겁게 교제를 하면서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대망의 피날레를 경험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하나님의 드라마를 보고나니 리서치에 대한 일말의 아쉬움은 완전히 사라지고 하나님께 대한 감사만 나왔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적당히 좋은 것이 아니라 항상 최고의 것만 주신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목마른 영혼들
리서치 중에 만나 인터뷰를 했던 타지크족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할아버지는 모든 면에 해박하셨고 아들은 이슬람교의 지도자인 아홍이었다. 비록 할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헤어지면서 ‘의에 주리고 목이 마르니 성령의 기름 부으소서’ 라는 찬양이 맴돌았다. 할아버지는 “천국에 가고 싶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라며 웃으셨다. 그리고 마을에서 함께 춤을 추었던 위구르족 꼬마아이, 기차에서 만났던 할머니와 군인 아저씨…. 하나님은 이렇게 내게 목마른 영혼들을 보여주셨다. 그들은 모두 겉으로는 행복하다고 웃고 있었지만 영혼은 부르짖고 있다. 살려달라고…. 그 부르짖음을 들은 나는 이제 기도해야 할 의무가 있고 나아가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이 있다.
정요셉 | 한동대학교 CFR 1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