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중국 땅을 밟은 때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13년이란 세월이 지나갔구나 생각하니 '세월이 가니 날아가나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A시 00대학에서 한국어과 교수로 대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의 대학생들과 중국 대학생들의 모습 속에 너무 다른 면들을 보게 되었다.
외국어 대학이라 그런지 아침 해가 동쪽 하늘에 떠오르면 언어를 공부하기 위해 한 명 두 명 운동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마치 달리기를 하는 마라톤 선수들처럼 이 끝에서 운동장 반대편을 여러 차례 오가며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수업 시작 전까지 한 시간 길게는 두 시간씩 공부하는 모습이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것을 다 이룬 듯 공부 보다는 세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사는 한국 대학생들과 비교되어 걱정과 함께 부러움이 밀려왔다.
수업 첫 시간에 출석을 불렀더니 학생들 반응이 뭔가 다른 듯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반장이 이미 그들의 출석뿐만 아니라 학생 생활까지 다 학생주임에게 보고되고 있었다. 사회주의 방식에 익숙하지 못해 괜한 수고를 한 것이었다.
최근 중국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젊은이들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모든 면에 성실하고 열정적인 그들 속에도 서서히 변화의 물결이 흐르고 있음을 본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공부 보다는 이성 교제나 친구들과의 만남(쇼핑, 영화, 여행, 기타 여가선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필요한 비용을 위해 과외나 아르바이트를 하기를 원하고 있다. 소수지만 어떤 학생들은 과외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부모님께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학비나 생활비를 해결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학생에 비해 일자리가 그리 많지 않기에 보이지 않는 작은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다.
이성교제에 있어서는 어쩌면 한국 학생들에 비해 더 대담하고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 속에서 미래의 중국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게 된다.
캠퍼스 안에서는 물론 교실 안에서도 그들의 애정 표현은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을 무색케 할 정도로 대담하다. 해가 지는 저녁 시간에는 마치 어둠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학교 캠퍼스 안의 공원, 운동장, 산책로 등 구석구석에서 사랑하는 커플들이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된다. 영화관에서도 커플 자리가 따로 있어 영화감상 보다는 애정 표현 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중국인들의 문화공간인 공원에서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대형 TV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보거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한다. 제기차기, 배드민턴, 등 각종 놀이문화가 열리고 젊은 남녀들의 데이트 코스이기도 한 공원은 중국을 찾는 여행객들의 여행 코스 중 하나로 중국인들의 생활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공공장소에서 중국 연인들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오히려 주위 반응을 즐기며 표현하기 무색할 정도의 대담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은 중국 제도가 결혼 전에는 호텔이나 숙박업소에 들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소수의 모범생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성을 사귀게 되면 공부하는데 많은 지장을 주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 이성교제가 적합하다고 여기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졸업 후 해외 유학을 선호한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예전에 비해 유학 가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사회나 학교에 대한 불만이 많다. 전공을 살려 안정된 직장을 찾기를 원하지만 현재의 중국 사회는 아직 여러 면에서 안정되지 않은 어려운 상태이다.
외자 투자와 높은 실업률로 대학 전공자들이 들어갈 직장이 부족한 편이어서 졸업 후 직장을 선택하기 보다는 대학원 진학 등의 연구 과정을 통해 공부를 더 하기를 원하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졸업 후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등에서 한국어 가능자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한국어과가 있는 대학은 날이 갈수록 학생 정원을 늘리고 있으며 일반 종합 대학에서도 한국어과를 신설하려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 A시 00대학도 10여 년 전에는 60여 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약 200여 명의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 그리고 한국 유학을 희망하고 있다.
주로 조선족 대학생들은 한국과 일본을, 한족들은 미국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많은 수의 고위 간부 자제들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 유학파들이 중국 본토로 귀환하기를 원치 않아 유학 간 나라에 그대로 정착하였는데 최근 해외 유학파들이 본국으로 귀환하여 자국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젊은이들 또한 종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 중 캠퍼스 사역을 통해 수많은 대학생들이 예수를 믿고 그 가운데 소수이기도 하지만 주의 종으로 헌신하며 신학 공부를 원하는 학생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드보라 | 중국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