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에서 1920년까지 20년간은 중국교회사에 있어서 󰡐황금시대󰡑라고 불려지고 있다. 왜냐하면 각 기독교 단체의 전도활동이 전에 없이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비록 교회는 의화단의 참혹한 비극과 엄청난 좌절을 초래하기는 했지만, 교회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좋은 기회를 맞이하여, 신속하게 안정을 회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국기독교 역사에 있어 찾아 볼 수 없는 부흥의 성과를 이룩하였다. 의화단사건으로 수많은 선교사와 중국기독교인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게 외국으로부터 전래된 기독교가 비로소 중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대적 환경의  변화

교회 내부의 반성 : 중국 기독교는 의화단사건을 통하여 많은 교훈을 얻어 과거 그들의 선교 방법이 많은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시정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였다.

천주교는 과거 선교사들이 불평등조약으로 취득한 치외법권을 남용하여, 중국인 신도들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구실 하에 소송에 지나친 간섭을 하였기 때문에 교난이 많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며, 소송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다. 동시에 자체 내에 많은 교육 단체들을 조직하고, 훈련과정을 설정하여, 교우들을 교육하여 그 자질을 향상하고, 또 전가족 구원운동에 주력하였다.

그래서 올바른 기독교인들의 생활과 기독교인의 윤리도덕을 강조하며, 개인전도와 이웃과 친구들을 위한 중보기도 생활을 강조하고, 일년에 한 사람 전도하기 등 각종 개인전도 운동을 적극 추진하였다. 그리고 새신자훈련을 강화하여, 새신자가 들어오면 2,3개월의 훈련과정을 수료한 후 교리문답, 십계명, 기본적인 성경 등의 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정식교인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천주교에서는 구제활동을 중시하여,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 이재민 구제 사역에 적극 참여하였기 때문에, 많은 이재민들이 천주교에 입교하여 새신자 훈련에 참여하였다. 그들이 새신자훈련에 참여할 때, 교회에서는 많은 구제금을 제공하여 교회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

기독교의 각 선교단체와 선교사들도 의화단 사건을 계기로 많은 교훈을 얻고, 철저히 과거 선교방법을 검토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였다. 과거 모국의 대화 정책에 부합하여 선교가 마치 제국주의의 침략적 도구 역할을 했던 것을 과감히 개선하여, 국가정책에 맹목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열강들의 불합리한 대외정책을 중국을 대신하여 열강들에게 중국의 의사를 대변하며, 그 개선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는 의화단사건으로 중국은 8개국 연합국들에게 엄청난 손해배상을 지불해야 했는데, 미국선교사들은 본국 정부에 건의하여 그 손해배상금을 중국에 반환하여 청화대학(淸華大學)을 세워 중국 젊은이들을 교육하도록 하였다. 또 영국선교사들도 그 손해배상으로 중국의 철도 건설사업에 사용하도록 건의하여 중국인들에게 많은 호감을 얻었으며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불신을 제거하고, 복음의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 옥토를 조성하게 되었다.

중국 내부의 정치적 환경의 변화 : 의화단사건으로 청 정부의 무능이 더욱 적나라하게 노출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감을 완전히 상실하여, 청의 멸망을 더욱 촉진하게 되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손문(孫文)선생은 10여 년간의 고군분투 끝에 1911년 10월 10일, 마침내 혁명을 성공하여 청을 멸망시키고, 중화민국을 건국하였다. 손문선생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혁명동지들 중에도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다.

그래서 중화민국 건국 후에 기독교인들이 정부요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광동성의 경우 정부 직원들 중에 65%가 기독교인이었고, 초대 국회의원들 중에 60여 명이 기독교신자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화민국 초기의 정치와 종교와의 관계가 비교적 원활하게 형성되어 갔다. 1912년 3월 11일에 반포한 [임시약법(臨時約法)]에는 국민들의 종교 자유에 관한 보장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었다.

제5조문 : 중화민국 국민은 종족, 계급과 종교의 구별이 없이 일률적으로 평등하다.

제6조문 : 중화민국 국민은 모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었다.

 중화민국 정부의 헌법에 국민들의 종교 자유가 구미의 각국의 헌법과 같이 정교분립의 원칙아래 명확히 보장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이러한 원칙아래 정부와 교회와의 상호 존중과 보완 역할을 통하여 평화적인 우호관계를 조성할 수 있었다.

서방 열강들의 태도 변화 : 비록 서방 열강들은 의화단 사건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엄청난 손해배상을 취득하였지만 그들은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중국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열강들은 중국민족을 함부로 무시하거나, 또는 무력으로만 지배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 과거 무력을 통한 식민지 팽창 위주의 대외정책을 지양하고, 경제적인 침략정책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또 이 시대에 이르러 세계사의 추세가 재래식 서방 제국주의 황금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면서 새로운 해외 정책의 전환이 필요 하게 되었다. 한편 서방세계의 여론이 선교사들의 지나친 소송간섭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높아져, 열강들은 과거 맹목적인 선교보호를 전환하여, 정교분립 정책을 취하면서, 선교사들에게 소송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훈령을 발표하고, 만약 교난사건이 발생하면 무력으로 해결하지 말고 각 지역 영사관에 신고하여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촉구하였다.

이같은 조처로 인해 선교사들의 소송 간섭이 대폭 감소되어 교난사건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중국인들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점점 전환되어 갔다.

천주교의  발전 : 비록 기독교는 의화단사건으로 중국 기독교 역사에 전무후무한 희생을 치러야 했지만, 기독교 자체의 반성, 중국 정치 환경의 변화와 서방열강들의 대화 정책의 개선 등으로󰡐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실로 전화위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천주교와 개신교로 분류하여 중화민국 초기의 기독교 발전 상황을 알아보고자 한다.

1900년 전에는 천주교 선교단체가 겨우 10개에 불과했지만, 의화단사건 이후에 30여 개의 단체로 급성장하였다. 초기에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태리, 프랑스 등의 국가들이 선교사들을 겨우 파견하였지만, 의화단사건 이후 미국, 영국, 독일, 벨기에, 호주, 헝가리, 체코 등 많은 유럽 국가들이 선교사들을 파송하였다. 아래의 통계를 보면 한 눈에 그 발전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1900년에서 1910년까지 외국인 신부의 수가 57%의 신속히 증가했지만, 20년대에 이르러 오히려 감소했음을 볼 수 있다. 그 반면에 1900년에서 1910년까지 중국인 성직자는 겨우 11% 성장하였지만, 신도는 무려 74%의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910년에서 1920년까지 중국인 성직자는 85%의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신도수의 증가는 다소 주춤하였지만 그래도 5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1910년 이후에 천주교 내부에 중국화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1910년에는 외국인 성직자와 중국인 성직자의 비율이 무려 2.5배에 달하고 있었지만, 1920년에는 1.5배로 감소하고 있음을 볼 때, 1910년 이후에 중국인 성직자의 역할이 대폭 증가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겠다.

그 뿐 아니라 새로운 건축물은 모두 중국식으로 명명하고, 중국풍의 찬송가가 점점 대두되었고 , 교구 명칭을 중국 지방 명칭으로 바꾸는 등 천주교에서도 소위 말하는 중국화, 자립화 현상이 두드러 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중국에서 교육사업은 기독교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천주교에서도 적지 않은 공헌을 하다. 1903년 예수회는 상해에 진단대학(震旦大學)을, 1922년 천진에 공상대학(工商大學)을 설립하였다. 1923년 미국의 본독회(本篤會)는 북경에 보인대학(輔仁大學)를 설립하여 많은 기독교 고급인재들을 배출하였다.

기독교의 발전 : 중국 기독교도 1900년 이후에 눈부신 발전을 하였다. 때마침 19세기 말  미국에서 대학생 해외선교 열풍이 일어나 20세기 초 많은 젊은이들이 중국에 자원하여 왔기 때문에 이 시기의 중국 기독교는 아픔을 잊고,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되었다. 1901년 외국 선교사가 1,500명 정도였지만, 1914년에는 무려 5,400명으로 무려 3.5배의 놀라운 성장을 하였다. 그리고 영국과 미국선교사의 비율이 1900년 이전에는 3:1이었지만, 1914년에는 4:5로 미국이 능가하였고,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미국 선교사들이 전체의 50～60%를 차지하였다. 

 이 시기에는 아직도 해안과 내륙의 주요도시 위주로 교회가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해, 북경, 광주, 남경, 복주, 장사, 성도, 제남 등 8개 도시에는 100명 이상의 외국선교사들이 상주하였는데, 이 8개 도시의 선교사들이 전국 외국선교사들의 26%를 차지하고, 중국 성직자들의 2/3와 신도들의 1/4이 인구 5만 이상의 도시에 분포하고 있으며, 광동, 절강, 강소, 산동, 직례와 봉천 등 7개 해안 지대의 대도시 신도가 전국 신자의 71%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선교단체들도 급성장하고 있었다. 1900년에는 불과 61개 정도였지만, 1920년에는 130개로 증가하였으며, 그 외에도 36개의 초교파 단체들이 열심히 선교 활동을 하고 있었다. 1919년에는 교회가 6,391소, 집회소가 8,886소 등 놀라운 성장을 하였다. 아래의 도표를 보면 당시의 교회 발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1900년 이후에 중국 기독교의 또 다른 특징은 자립, 자전, 자치를 강조하는 자립교회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906년 유종주(兪宗周)가 상해에서 중국자립회를 설치하고 자립, 자전, 자치라는 정신으로 중국 자립교회를 제창하였다. 그의 호소는 각지에서 큰 호응을 얻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1

920년 상해에서 제1회 전국 대회를 개최하여 자립교회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는데, 그 당시 80여 개의 교회 대표들이 참석하여 열렬한 토의를 하였다. 그 후로 중국 자립교회는 신속히 발전하여 1921년 150여 개로 증가하였고 1924년에는 무려 330여 개의 교회로 2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자립교회 운동은 󰡐기독교 단계 (團契)󰡑, 󰡐중화기독교󰡑 혹은 󰡐중국기독교󰡑등의 단체를 조성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교회가 과거에는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운영되었지만, 이 시기부터 중국인 신도들에 의해 교회를 치리하게 되었다.

 기독청년회의 발전도 이 시기에 주목할 만한 한 부분이다. 청년회는 영국인 윌리암스에 의해 창립되어 구미 여러 나라에 전파되었고, 1878년 비엔나에 세계 본부를 설치하여 더욱 조직적으로 활동하였다. 특히 19세기 말 미국 대학생복음운동의 영향으로 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청년회를 통해 중국 단기선교 활동에 참여하였다. 1886년에서 1918년까지 중국에 파송된 젊은이들이 무려 8천 여 명에 이르렀다. 그 중에 2,500여 명이 후에 상주 선교사가 되었다.

중국에서는 1895년 미국선교사 리온(Lyon, D. Willard, 1870-1949)을 파송하여 천진의 공립학교에서 기독교청년회를 조직하고, 청년회 활동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듬해 상해에서 각 학교 대표들을 소집하여 전국적인 기독교학생회를 조직하였다. 1912년 북경에서 제6차 전국대회를 개최하면서 󰡐중화기독교청년회 전국협회󰡑라고 정식 명칭을 결정하고, 그 본부를 상해에 두었다. 1915년 중국인 신도 여일장(余日章)이 총무가 되면서 청년회는 더욱 눈부신 발전을 하게 되었다.

청년회의 원래 취지는 󰡐기독교 정신을 발휘하여, 청년들을 단결시키고, 완전한 인격을 양성하며,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여일장은 이러한 취지의 기초 하에, 󰡐인격구국(人格救國)󰡑이라는 구국 정신을 강조하여 기독 청년들의 애국정신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애국 사상은 당시 중국의 현실 사회에 부합하며, 더욱 활발히 전개되었다. 1922년 각 도시의 청년회가 40개, 그 회원은 53, 812명, 각 학교의 청년회는 200개에 달하고, 회원수는 24,135명에 이르렀다.

그리고 중국인간사 550명, 서양 간사 103명이 각 지역의 청년회 활동을 책임지고 추진해 갔다. 그들은 특히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야간학교 등의 평민교육과 건강한 위생관념을 계몽하고, 각종 운동과 체육활동 보급, 심지어는 노동자와 기업주의 협조관계를 선도하기도 하고, 농촌을 계몽하는 등 각종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결 론
비록 중국 기독교는1900년 의화단사건이라는 뼈 아픈 고통을 감당해야 했지만, 이러한 고통을 계기로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이 증가하였으며 외국 열강들의 적극적인 반성과 대외정책이 개선되었다. 또한 중국 내부의 정치적 환경과 사회적 발전으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마련하였으며 중국 기독교 역사에 보기 드문 황금시대를 조성하여, 서양 기독교가 비로소 중국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게 되었다.


강인규 | 대만 중원대학 교양학부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