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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5.20  통권 90호  필자 : 이요섭  |  조회 : 2222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이 시대가 요구하는 단기선교사
현장 선교사의 관점에서 본 선교헌신자 동원방안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중의 하나는 주를 위한 헌신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의 신학교의 상황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유독 한국만이 신학교 지원자가 많고, 선교대회를 가지면 많은 헌신자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모 신학교는 들어가기 위해 삼수가 기본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사건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 현지 선교사의 입장에서 그 대답은 너무 쉽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전 세계 인구의 20%에 달하는 나라의 구원을 위해 특별히 배려하신 인사정책으로 인한 것이다. 문제는 그 헌신자들을 어떻게 일으키느냐도 쉽지 않지만, 그들을 어떻게 훈련시키고, 방향 제시를 하여 선교현장에 배치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먼저 생각 할 것은 근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헌신자는 많은데 현장에는 사람이 없다
한국의 대표적인 모 선교 동원 기관의 관계자를 통해 이야기를 들으면 “매 대회 마다 하나님께서 놀랍게 역사하셔서 많은 헌신자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 중의 한사람도 얻지 못해 발을 구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것을 보면 선교기관과 현장에서의 고민은 생각보다 천양지차(天壤之差)다. 마치 물건이 필요한데 어디서 사야할지 모르는 사람과 그 물건을 생산을 해놓고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들과 흡사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인터넷의 직업 찾기 코너와 같을 것은 만들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주면 될 것인가? 현장선교사로서, 그러한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선교의 일꾼은 가져다 쓰는 도구가 아니다 
표현이 좀 직설적이라 보기에 좀 거슬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야기하려고 하는 뜻을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생각한다. 보내는 사람이나 가는 사람이나 현장의 사역자나 현장에 일꾼이 부족하니 한사람만 오면 당장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가는 사람도 핑크빛 환상에 젖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 가기만 하면 마치 전쟁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람보나, 슈퍼맨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가기만 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보내는 사람은 그 사람을 잘 알기 때문에 가면 그가 가진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떨어지면 먼저 부딪히는 것이 언어의 문제이고, 생활(생존)하기 위해 이것저것 해야 하는데 오히려 현지선교사에게 짐이 되어 이러저러한 도움을 한동안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역에 관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로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도 왜 파송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본인 역시 당장 쓰일 것처럼... 마치 필요한 부품을 공급받듯이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 많은 일을 위해 당장 와야 하는 것처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선교의 일꾼을 훈련시켜 얻겠다는 생각보다 데려와 쓰면 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필요하고, 당장 가고 싶고, 당장 보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선교의 일꾼은 훈련으로 얻어진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헌신자들의 선교와 헌신의 의미  
선교라는 개념과 헌신의 의미는 생각보다 폭이 넓다. 폭이 넓은 만큼 그것을 받아들이고, 말하는 사람 역시 다양하다. 그 사람이 어떤 뜻으로 이야기하는지 확인을 하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지금도 생각하면 낮이 붉어지는 일이 있었다. 모 선교단체와 협력으로 현지에서 선교훈련을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정확히 1개월 만에 심한 내부적인 갈등을 겪었다. 그 때 10여명이 왔는데 나는 생각하기를 이렇게 학교도 휴학하고 현지에 와서 훈련을 받겠다면 이들은 아주 훌륭한 선교자원들이라고 확실히 믿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이 온 목적이 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일로 인해 결국 그 단체와의 지속적인 사역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고 아쉽기만 하다. 그 때 생각한 것이 “이들이 말하는 헌신은 어떤 뜻일까?”였다. 한번 훈련 받아보고 싶다는 것인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생각해보겠다는 것인지, 돈 있으면 헌금을 하고 싶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선교는 무엇인가, 전도지를 들고 길거리로 나가는 것인지? 사람을 양육하는 것인지, 등을 주의 깊게 확인하고,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이들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훈련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고 있는가
만일 진정으로 선교를 생각하고 장, 단기선교사로 하나님께 헌신할 생각이 있는 대상자라면 헌신을 요구하기 전에 훈련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사는 훈련, 언어 배우는 훈련, 그들과 함께 하는 훈련, 현지선교사로부터 배우는 훈련 등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헌신에 있어서 절대적인 부분이 훈련임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나는 일주일에 1회(3-4시간), 4개월 과정 2학기 제도로 지금까지 8기 훈련생을 배출하였다.

그런데 그 속에는 세 부류가 있었다. 한 부류의 사람들은 1-3년을 드려 헌신하는 사람들이고, 둘째는 자신은 선교사에 적합하지 않음을 발견하고 선교사이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 후에 여건이 되면 선교후원자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셋째는 이도 저도 아닌 그저 좋다고 한 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사람들이다. 예수님도 제자들을 3년 훈련시키셨다. 주님께서 부할 승천하신 후 성령 받고 파송 받은 사람들은 “사도”(apostle ‘보냄을 받은 자’의 의미)가 되었다. 결국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훈련을 거쳐 분명한 소명에 응답한 사람이 선교사이다. 

그러므로 선교 동원 단체들은 대상자들을 적절히 분석해야 한다. 그런 후에 얻어진 사람들을 믿음으로 기대하면서 훈련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분명한 목적의식과 방향성을 가질 때, 비로소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할 것인가 

1)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현지에 오기 전까지 적어도 네 가지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① 선교이해를 위한 내용들 / 여러 선교단체에서 진행하는 선교 퍼스팩티브가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일 것이다.     


② 중국선교의 기본적인 이해 / 일반적인 개괄, 역사, 정치, 경제, 사회, 삼자교회, 가정교회 현황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③ 중국어 / 선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언어다. 언어는 단시간에 되어지지 않기에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현지에서 언어연수 역시 비용과 시간을 요하는 부분이다. 한국에서 조금이라도 준비한다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④ 영적 준비 / 많은 사람들은 소명의 확인을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허버트 케인은 그 출발점이 하나님의 구속의 은혜라고 말하고 있다. 그 은혜에 감격하여 더 큰 뜻과 헌신에 대해 순종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준비는 영적인 준비가 되어야 한다.  

 

2) 현지에서 꼭 되어져야할 네 가지  
① 언어연수를 선교 훈련의 계기로 / 현재 중국에는 10만에서 12만 명의 한국 유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조기 유학생까지 한다면 그 수는 더 할 것이다. 벌써 중국은 한국의 제 1무역국으로 부상하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중국과 얼마나 긴밀한 관계에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중국어과, 사회과학계열, 심지어는 이공계열까지 학교를 휴학하고 한 학기 또는 1년의 어학연수를 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 언어연수를 계기로 현지에 온다면 선교 훈련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헌신자가 선교 훈련을 위해 언어연수를 온다면 언어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다. 
 
② 삶의 적응 훈련 /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단기선교 여행을 온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계절을 보내면서 선교지에서 산다는 의미를 되새기고, 선교사의 삶을 경험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③ 중국선교훈련 / 중국은 한국의 99배되는 큰 나라이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사상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는 은밀성으로 인해 더더욱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본인만 해도 이러한 부분을 알기 위해 그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暗中摸索, 맨땅에 헤딩하기”뿐이었다. 그러나 선임선교사들의 경험을 토대로 연구하고 공부한다면 중국을 아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④ 사역자 어깨 너머 보기 / 예수님도 제자들을 3년 동안 훈련시키시며 제자들과 함께 생활을 하셨다. 그러면서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어깨 너머로 보는 것이었다. 현지에 와서 중요한 것은 선교사의 사역을 어깨 너머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본인이 어떤 사역을 하게 될 때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결국 본인이 본 것을 하고 해봤던 것을 하게 되는 것이다.

3) 123선교사 (현지선교사를 돕는 스텝으로 1~3년 동안 헌신하는 과정이다.)
한국은 거의 모든 선교 기관이 선교사를 파송할 때, 바울선교 페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 바울이 되어서 바울같이 선교하라고 한다. 그러나 바울은 인격이 훌륭하고 자신이 사역자가 되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나바와도 함께 일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반면 그의 선교 비전과 전략 속에 수많은 디모데, 디도, 브리스길라, 아굴라 등 많은 스텝들이 그를 도와 그 많은 사역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지금 한국 선교의 현실은 바울같은 한 사람 보내기에 급급한 가운데 있다. 그렇다고 그러한 스텝을 고용하거나 파송을 받을 여건도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선교의 동기가 부여된 사람들에게 1~3년 동안 기존의 선교사들에게 스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큰 힘이 될 것이다. 현장에서 사역자 한 사람을 얻는다는 의미는 100%를 더 얻었다는 개념을 넘어선다. 200%도 의미하고, 400%도 의미하고, 1000%도 의미할 수 있다. 만일 일평생 선교사가 되라고 한다면 그것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123선교사가 된다면 일평생 가운데 한번쯤 마음먹을 수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어 연수 과정, 1년 선교훈련과정을 거친 사람들이 이러한 단계의 결단도 가능할 것이다. 더 나아가 123선교사를 겪은 사람이 일평생 선교사로 헌신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현장에서의 선교훈련의 경우 
이러한 이유에 의해 본인은 1999년부터 계획하여 2000년에 선교한국에서 선교 훈련 대상자를 일으켜 2001년부터 제1기 선교 훈련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훈련이 올 3월에는 9기 훈련을 시작하였다. 적게는 3~4명 많게는 14명까지 훈련을 받았다. 일주일에 1회 3~4시간을 4개월 과정으로 2학기를 공부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나?”하는 반응이었으나 두 번째 학기 끝날 무렵이 되면서 중국 선교의 그림을 보게 되었다.

제1기 수료를 한 자매가 간사가 되어 3년을 헌신하여 사역을 하다 갔으며, 제2기 수료한 형제가 현재 8년을 헌신하여 간사로 사역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제4기, 제7기 수료한 형제, 자매가함께 사역을 하고 있다. 현재 제3기를 수료한 자매가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인턴쉽 과정으로 현지에 들어와 6개월 한시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 자매는 가능하다면 중국에서 직장을 찾아 근무하면서 현지사역에 동참하겠다고 기도 중에 있다. 

때로는 많은 사람을 훈련하지만 한사람도 얻지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훈련을 마친 뒤 3~4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의미 있는 투자이며 의미 있는 기다림이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얻어진 헌신자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이요셉/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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