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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20  통권 84호  필자 : 조반석  |  조회 : 1933   프린트   이메일 
[단기선교 경험기]
우리 모두 하나되어

 

중국은 축복의 통로다
우리는 중국에서 밤 배를 탔다. 선실은 그야말로 찜통이었기에 모두들 갑판 위로 몰려들었다. 가랑비가 흩뿌리기에 앉을 수도 없었다. 좁은 갑판 위에 바다 냄새, 땀 냄새가 진동을 한다. 얼마 후 선실로 들어갔다.  배가 출발하면 냉방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여전히 찜통이다. 함께 온 일행들이 잠을 이루기 어려운가 보다. 누워서도 연신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다. 사우나가 따로 없다. 화장실에 가서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닦고 와서 잠을 청했다. 두세 시간씩 자며 진행했던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기에 세상 모른 채 잠에 빠졌다. 문제는 새벽녘에 일어났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잠을 깼다. 귀에 익은 몇 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찜통 같은 선실은 그렇다 치고 냄새는 정말 참기 어렵다는 것이다. 선실 안에도 화장실 냄새가 진동을 하기 때문이었다. 일어나 화장실을 갔다. 아뿔싸 슬리퍼를 신고 올 곳이 아니었다. 화장실이 모두 막혀 온통 넘쳐흐르고 있어 불평할 만한 상황이었다. 어제부터 배탈이 나셨는데 밤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야말로 잠 못 이루는 밤이었겠구나. 미안한 마음으로 자리로 돌아와 묵상을 시작했다. 역시 묵상은 시각을 바꾸는 샘터이다. 상황을 뛰어넘는 기대와 소망이다. 먼저 중국이 열방을 향한 축복의 통로라는 깨달음이 왔다. 막혀 있는 중국을 뚫어야 열방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13억의 중국이 다 먹어버리면 결코 열방은 복을 누릴 수 없는 것이다. 냄새가 진동하는 배 안에서 잠시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13억의 인구가 먹고 한꺼번에 황해로 배설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데 13억의 사람들이 잘 요리한 것을 열방에게 나누어 준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 이 중국으로 인해 세계 열방이 복을 누리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마음과 뜻이 느껴져 온다. 아…. 

조선족 사역자 이야기
이어 이번에 5일 동안 함께 했던 조선족 사역자가 떠오른다. 24시간 가량 딱딱한 좌석기차에 타고 와서 다시 밤배를 탔었다. 4일을 함께 보낸 후 또다시 밤새 배를 타고 딱딱한 좌석기차에 앉아 가면서도 너무 감사하다는 그분들. 더구나 웃으면서 몇 차례 드나 들었던 감옥이야기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중국 감옥은 누워서 못 자게 한다고 했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데 자다가 자세가 흐트러지면 몽둥이 세례를 받는다고 했다.  화장실은 줄을 서서 미리 준비운동을 하다가 들어가서 2분만에 끝을 봐야 한다고 했다. 자고 싶을 때 누워서 자고 화장실 가고 싶을 때 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 그분의 간증은 ‘하나님은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농촌에서 태어나 힘들던 환경을 벗어나고파 도시로 나가 안해 본 일이 없었다. 노점상 해서 벌어 식당하다가 조폭까지, 결국 경찰 총에 맞아 다리까지 잘렸다. 인생을 마감하려 했던 것이 몇 차례. 폐인되어 집에 돌아와 있던 중, 종소리 듣고 찾아 갔던 교회, 할머니들의 뜨거운 환영에 감격했다. 한 번도 인정받지 못했던 인생을 반겨주는 이 교회에서 새 인생을 시작했다. 이 예수 한번 제대로 믿어보리라 결심했다.

그 후 교회 일이면 무엇이든지 열심히 했다. 불편한 다리 상관 않고 공장도 했다. 기독교 기업이었다. 농촌에서 젊은이들을 모아 말씀훈련도 하면서 물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 교회에 보냈다. 정말 열심을 다했다. 그런데 망해버렸다. 갚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빚을 졌다. 빚을 갚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한국 선교사들에게도 부탁했다. 소용 없었다. 그 어느 사람도 도와주지 않았다. 먹을 것도 없었고 빚은 늘어갔다. 마지막으로 한 달 동안 성경을 읽어보고 안 되면 신앙생활을 접을 작정을 했다. 부부가 아침 먹고 성경읽고, 점심 먹고 성경을 읽었다. 한 달 동안 전혀 생각지 못한 곳으로부터 먹을 것이 공급되었다. 한 달 동안의 성경통독이 끝 날 때 하나님 주신 말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였다. 그리고 공동체를 시작했다. 고아들, 힘든 사람들 모아 성경만 읽었다. 사람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자를 하나님은 반드시 책임을 지셨다. 하나님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홀로서기 5년, 하나님께서 우리와 만날 수 있게 해주셨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틀 동안 함께 여행을 했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식당에 앉아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분은 텔레비전에서만 보았던 해변에서 식사까지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하면서 이렇게 고백했다. “처음으로 이렇게 좋은 해변을 거닐면서 생각했습니다. 내 지금까지 한 것 아무 것도 없는데 이렇게 위로를 해 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후에 천국에 가면 얼마나 더 좋겠습니까? 앞으로 정말 이 좋으신 하나님을 위해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 사역자는 또 고백을 했다. 다름 아닌 강의를 들을 생각을 하고 왔는데, 자기가 간증을 하게 될 줄 정말 몰랐다는 것이다. 한편 자기들을 제자가 아닌 형제로, 동역자로 대해주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뼈 속 깊이 있던 말을 꺼냈다. “이제 한국 교회가 성령님께 민감해야 합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중국선교뿐 아니라 선교하는 중국으로 되게 하기 위해서는 조선족 사역자를 잘 세워주어야 합니다. 동역자로 인정하고 함께 연합해야 합니다. 혹 지금까지 아픔 때문에 서로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사탄이 제일 기뻐할 것입니다. 선교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각자에게 주신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결국 예루살렘까지 복음의 통로를 여는 일에 힘을 합치기를 소망합니다.” 그 사역자는 이어 말했다. “이번에 젊은 사역자들과 청소년들을 격려하고 비전을 나누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 청소년들이 잘 커서 선교사로 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기도했던 것을 그가 말하고 있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다. 따로 프로그램을 진행을 했던 청소년들과 떠나는 날에 만났다. 청소년들은 처음 바다를 보았단다. 너무 좋다고 했다. 함께 짝을 지어 기도하고 시내 관광을 했다.  청소년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가슴에 저려온다. 대부분 부모님들이 복음을 전하다가 일찍 돌아가셨다. 어떻게 사느냐고 물었더니 그저 필요할 때마다 하나님이 채워주신다고 했다. 학교는 안 갔지만 하루 8시간 성경 읽고 있단다. 그러기에 친히 아버지가 되어 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사는 것이다. 사역자가 경험했던 하나님을 동일하게 경험하고 사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으냐는 질문에 자신도 부모님들처럼 하나님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중국의 다른 소수민족들에게 가장 적합한 친구들이다. 

함께해야 할 사람들
조선족 사역자들과 청소년들과 함께 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깊이 깨달았다. 이들과 함께 막힌 중국을 뚫어 열방을 향한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들과 동역자가 되어 함께 다른 소수민족에게로 나아가는 것이다. 특별히 기도 중에 입양한 소수민족 소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찬양을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또 사역자들과 함께 서부지역에 있는 사역자들과 마을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주해서 선교를 감당하고 있는 그들이 복음을 전하며 겪은 수많은 어려움들을 듣고 함께 눈물로 위로하는 것이다. 그들을 함께 부둥켜 안고 찬양하는 것이다. 그들과 함께 이런 고백이 있다면 주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지금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천국에서 주님께서 눈물을 닦아 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이 모든 민족들에게 찬양받으실 때까지 힘을 내십시다. 맡겨주신 예루살렘까지의 이 마지막 통로를 우리 모두 하나되어 힘차게 뚫어 나갑시다. 우리를 위해 기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이렇게 한국 교회에서 기도하던 사람들이 왔습니다. 우리는 주 안에서 하나입니다.”  
 
더불어 눈을 돌려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생각한다. 선교의 남은 과업을 위해 한국 교회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선교를 향한 대연합이 힘차게 일어나는 것이다.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던 젊은이들이 다시금 선교한국, 오 미션 코리아를 외치면서 일어나는 모습, 그렇게 일어난 젊은이들이 함께 노래하며 행진하는 것이다. 그것이 부흥이다. 
 “우리 모두 하나되어 이 땅의 무너진 기초를 다시 쌓을 때 우리의 우상들을 태우실 성령의 불 임하소서. 부흥의 불길 타오르게 하소서 은혜의 강물 흐르게 하소서. 성령의 바람 이제 불어와…, 오 주의 영광 임하실 새 날 주소서. 오 주의 나라 이 땅에 임하소서” 감사한 것은 중국과 열방을 향한 선교단체들에게서 동일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이, 개교회가, 개별단체가 하던 시대는 끝나고 네트워킹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교회가 연합하고, 단체가 연합하고 우리 모두 하나되는 대연합을 이루어야 합니다”라고. 그리고 이 가을에 선교의 완성을 위한 대연합을 준비하자. 각자가 보기에는 조각이지만 퍼즐이 맞추어지면 그것은 아름다운 집이요 동산이 된다. 광고 문구가 명언처럼 다가온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모으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조반석/ 중국어문선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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