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초부터 졸업 후 직장을 잡을 생각이 없었다.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아주 좋다. 수입도 높고, 몸도 자연스럽고……. 젊은 나이에 돈을 벌어놔야 하지 않겠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汉)시 명문대학교 앞 환락가에서 한 여대생이 기자에게 자신의 매음 행위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 내용은 ‘우한시의 여대생 매음 실태 조사’란 제목 하에 5월21일자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에 게재됐다. 이 기사가 나간 이후 담당 기자는 해임되었고, 주 편집장은 정직 당했고, 사회적인 파장이 일파만파(一波万波) 증폭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에 천체런(陈杰人) 기자가 쓴 “우한시 여대생 매음 실태 조사”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우한시 공안국이 대학 내 매음 조직을 적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한시 여대생 중 8～10%가 매음을 일삼았고, 20～25%가 술 시중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제 매음에 종사하는 여대생들을 기자가 밀착 취재함으로써 사실감을 높인 기사였다.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는 중국에서 지명도 높은 신문 가운데 하나로, 민감한 사회문제나, 자극적인 사진, 그림 등을 자주 실어 젊은 층에 특히 영향력이 큰 일간지이다. 

‘우한시 여대생 매음 실태 조사’란 기사는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후베이성 교육 당국과 우한시 여대생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결국 5월 23일 중국청년보는 후베이성 교육 당국에 공식 사과했고 천체런 기자와 지면 담당 편집인에 대해 정직처분을 내렸다. 그 이유는 여대생 중 8～10%가 매음을 일삼고, 25%가 술 시중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는 점.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중국청년보> 판공실은 5월 29일부로 천체런 기자를 해직처분한다고 발표했다. 

지방 도시 공안국의 매음 단속에서 출발해 유명 일간지 기자의 퇴출까지 불러온 이 사건은 현재 중국인들 사이에 최대 논란이 되고 있다. 우한시 전체 여대생들을 명예 훼손한 것은 사실상 천체런 기자의 글이 아니라 실제로 매음행위를 한 여대생들이기 때문이다. 여대생의 매음은 설혹 기사를 통한 보도 외에도 대학가에서는 간간이 접할 수 있는 얘기다. 

문제가 된 기사에서 밀착 취재한 여대생 증언에 의하면 “내가 만약 고정적인 직업을 찾게 되면 수입은 많아 봐야 매월 3000위안～5000위안(한화 45만원～75만원) 정도고, 자유도 없으며, 고생하며 살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매월 5000위안～2만 위안(한화 75만원～300만원)의 수입도 생기고 자유도 보장받는다면, 당신은 어떤 직업을 택하겠는가?”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매음행위도 일종의 직업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의심할 것 없이 매음은 여대생들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길이다. 중국 사회에서 평가받는 여대생의 지위는 비교적 높기 때문에 이런 희소성만 따져도 계산은 대략적으로 나온다. 또한 우한시는 중국의 3대 교육 도시로 꼽힐 만큼 명문대학교가 몰려 있다. 더구나 폐쇄된 사회일수록 수익은 더욱 커진다.

여대생 매음, 매월 2만 위안(3백만원)까지 수입 보장

이와 같은 여대생 매음의 중요한 목적은 바로 돈을 버는 것이다. <중국청년보>의 기사에 등장하는 한 대학생 호스티스는 인터뷰의 대가로 기자에게 500위안(한화 7만 5,000원 상당)의 영업 손실비를 요구했다. 이와 같이 금전을 적나라하게 요구한 여대생은 물질 만능주의에 동화되어 있었다. 중국 여대생들의 매음행위에선 다분히 중국적인 색채를 엿볼 수 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일단 대학에 합격하면 기숙사에서 단체 생활을 한다. 그러다 보면 일부 학생들은 학교 내 인간관계에서 이탈하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이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청년보>의 기사에도 이런 내용이 있다. 우한시의 어느 명문대학교 여대생은 17세의 어린 나이에 입시에 합격해 열차로 사흘 밤낮이 걸리는 고향 땅을 떠나 학교 기숙사에 입소했다. 그녀는 교우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밖을 배회하던 중 어느 날 공원에서 우연히 부동산 개발회사의 사장을 만났다. 그녀는 젊고 잘 생긴 데다가 이해심도 많은 그 사장에게 순식간에 마음을 뺏겼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육체관계를 맺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돈과 욕망, 그리고 안식이 교차하는 만남을 지속했다.

매음 여대생의 심리는 기숙사 생활의 고독과 적막감

신화사 논설위원 천둥(陈栋. 진동)은 “사회심리학적으로 여대생 매음은 고독과 적막함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서 “학생이 매음을 하는 것은 일종의 사회문제다. 그러나 교육계 역시 책임이 크다. 교육계의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사와 기자를 성토한 점은 십분 이해하지만 학교가 학생들을 위하여 정당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는 스스로 한 번쯤 짚어 보아야 할 문제”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허지엔밍(何建明)이 쓴 보고문학 <낙루시금(落漏是金)>이 중국에서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적이 있다. 이 소설은 대학에서 빈궁한 삶을 이어가는 젊은 인간 군상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당시 평단의 지지와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소설의 등장 인물 중 몇몇 여대생들은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돈을 받고 모르는 사람과 함께 영화를 본다.

영화 관람은 단 몇 년 사이에 매음으로 바뀌었다. 오고가는 금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지만 정작 우려할 점은 성 매매가 더 이상 과거처럼 빈곤의 사슬을 끊는 도구로 쓰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학생들에게 매음은 이제 직업이 되었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고 성 매매가 인생의 목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 이 글은 china 21- 6/23에 실렸던 것으로  china 21의 허락을 받고 실었다. _편집자 주 


권경률 / china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