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의 봄은 중국에게는 잔인한 봄이었습니다. 사스 때문에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이 공황상태에 들어갔고 중국방문객은 말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감되었습니다. 중국인, 또는 중국에서 온 사람이라면 가까이 오는 것을 꺼렸습니다.
중국의 사스의 불티는 엉뚱하게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도 튀었습니다. 중국을 다녀온 성도들은 두어 주일이 지난 다음에야 겸연쩍은 얼굴로 ‘나, 결례(潔禮)의 기간이 지났어요’ 하며 교회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집사님 한 분이 두 주간의 휴가를 얻어 귀국했는데 교회에는 오지 못하고 전화로만 인사를 하고 다시 중국으로 갔습니다. 중국에서 일시 귀국했었던 유학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일들은 그저 에피소드 깜이지요. 사스 때문에 중국 교회와 성도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염려됩니다. 성도들 가운데 감염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은 많지 않은지, 모든 집회가 금지된 지역이 많은데 예배에는 지장이 없는지, 사스 때문에 공연한 오해는 받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중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모두 무사한가 하는 것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어떤 명목으로든지 성도들이 중국에 많이 출입하는 것은 중국선교에 도움이 되는 일인데 중국 내왕이 줄어든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매년 이 무렵이 되면 중국으로 단기선교를 떠나는 팀들이 많은데 올해는 그런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스 때문에 중국 선교활동에 이같이 부작용들만 있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스 파동이 좀 주춤하던 지난 5월 중순, 국내 최대규모의 닭고기 가공공장에 큰 화재가 발생해서 1,000억 원 이상의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매스컴은 이 화재 사실을 보도하면서 양계농가에 미칠 피해와 국내 닭고기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한 우려를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그 회사의 간부 한 분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한 끝에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피해만 보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전 국민이, 그 회사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이 회사 이름을 알게 되고 그 회사가 국내 최대규모의 닭고기 가공공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 회사가 잘못되면 파급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홍보효과가 만점이지 않습니까? 그만한 홍보효과를 얻으려면 이번 피해액과 맞먹는 홍보비가 필요할지도 몰라요.그 간부는 제 말을 수긍하며 “하나 더 있습니다. 그 지역사회에서 우리 회사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습니다. ‘아, 우리 지역사회에 이런 회사가 있구나! 이 회사가 잘 되어야 우리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구나!’ 이런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이것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일 것입니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사스 때문에 중국이라는 존재는 더할 수 없이 강하게 사람들에게 부각되었습니다. 중국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것은 바로 한국으로 연결된다는 것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승화’(昇華)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고체가 액체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변하거나 반대로 기체가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고체가 되는 것을 말하는데 사물현상이 더욱 높은 상태로 끌어올려지는 것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사스로 인해 부각된 중국의 존재가 중국선교에 대한 관심으로 승화되기를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사스로 중국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가운데 많은 숫자는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모르고, 다시 말해 구원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중국 선교에 힘쓸 것을 다짐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호는 이런 다짐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샬롬!
유관지/ 발행인. 목양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