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지난호 
북쇼핑
2003.2.20  통권 80호  필자 : 조반석  |  조회 : 2958   프린트   이메일 
[단기선교 경험기]
10일간의 기도여행

임시특별열차
L시에서 B시로 가는 임시특별열차를 탔다. 춘제(春節.음력설)가 임박했고 차비가 의외로 싸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보통 열차의 2배가 넘는 40시간이 걸린다는 차장의 말에 일순 놀랬다. 그러나 이내 나는 이 긴 기차여행을 즐기리라 생각했다. 우선 그동안 충분하지 않았던 잠부터 보충하리라 마음먹고 간단히 씻고 자리에 누웠다. 난방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영하30도의 바깥 날씨를 이기지는 못하는가 보다. 임시특별 열차답게 냉동열차같이 느껴졌다. 옷을 다 꺼내어 껴입고 담요 위에 겉옷을 겹쳐 덮었다. 그래도 추웠지만 워낙 피곤했던지 곧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날이 새고 햇빛이 쏟아지는 것 같다. 더 자야지 생각하고 뒤척였지만 잠은 더 오지 않았다. 그래도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자리에 누워 잇는데 여러 가지 장면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지난 열흘 간의 여행이 꿈결같이 다가왔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너무나 분명하게 체험했던 여행이었다. 그동안 중국을 왕래하면서 서북지역으로 오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기회가 열리지 않았는데, 하나님의 때를 따라 2003년 새해 벽두에 서북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중국에 올 때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느꼈지만 특별히 이번에는 더욱 강하게 체험하게 해주셨다. 무엇보다 중국 서북지역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북의 여러 곳을 돌면서 하나님께서 이 지역을 참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심을 느꼈다.

 

대사명을 감당키 위하여
기도하며 여행하는 가운데 중국 형제를 만나 중국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듣게 되었다. 중국 형제와의 만남의 과정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를 통해 중국의 여러 형제들과 교제할 수 있었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들으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내가 만난 그 형제는 중부지역에서 온 전도자였다. 하나님께서 중국 교회를 향해 주신 대사명, 땅 끝 예루살렘까지 가는 마지막 주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서북으로 왔다고 했다. 아직 젊은, 차라리 어리다고 할 수 있는 그였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사용하셔서 큰 역사를 이루고 계셨다. 헌신된 그를 통해 불과 2~3년 만에 수백 명의 영혼들이 주께로 돌아왔을 뿐 아니라 함께 대사명을 감당할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서북지역을 넘어 중앙아시아에 복음을 전하고, 마침내 예루살렘에서 다시 오실 주님을 맞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특히 청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으며, 소수민족들도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그들도 이 대사명을 함께 감당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 주님 오시는 그 날에 그들의 언어와 악기로 함께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리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에게 한국 교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기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복음을 잘 전할 수 있도록, 주님이 중국 교회에 주신 대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는 것이었다. 기도! 다른 어떤 것이 아닌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슴 한편에서 올라오는 뭉클함과 부담감을 느꼈다. 나는 이 부담감을 안고 다른 지역으로 왔다. 그곳에서도 역시 하나님께서는 이 부담감을 나누고 행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셨다. 

 

기도사절단과의 만남
이들은 다름 아닌 한국에서 온 ‘기도사절단’이었다. 이들은 하나님의 마음으로 중국 땅을 축복하기 위해 온 이들이었다. 나이 드신 분도 있었고 젊은 사람도 있었다. 남자들도 있었고 여자들도 있었다. 연령과 지역, 직업은 달라도 하나님을 향한 헌신과 중국을 향한 사랑으로 하나가 된 형제자매들이었다. 그 헌신과 사랑이 있기에 오히려 다양한 배경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중국에서 눈에 띄는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보기에는 여느 관광객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그 마음에 하나님을 모시고 다니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조용하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따라 이 땅과 사람들을 축복하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그 지역을 향해 주신 비전을 함께 바라보며 기뻐하고, 현재 상황에 대해 아파하는 마음을 주실 때 울며 아파하는 것이었다. 또 그 지역의 아픔의 근원을 하나님께 묻고 그들을 대신하여 치유해주시기를 간구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기 위해 새벽부터 개인적으로 성경을 깊이 묵상하고 함께 나누었다. 이 나눔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에서 묵상할 때보다 더욱 깊이 하나님께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었다. 하나님과의 대화가 깊어지는 가운데 비전도 새롭게 보여주시고, 또 그동안 왜곡되어 있던 신앙과 생활 습관, 행동들을 깨닫게 해 주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었다. 어려운 가운데 더욱 풍성히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까 생각했다.

먼저 개인적인 영성을 회복한 후에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며 준비하였다. 공동으로 모인 기도사절단은 현재 와 있는 지역의 상황을 여러 영역별로 나누고 몇 사람으로 팀을 구성했다. 그 영역은 정치, 언론, 문화예술, 교육, 종교, 과학기술, 가정, 건강, 스포츠 등이다. 먼저 실내에서 이 지역과 각 영역을 향한 하나님의 비전과 마음을 듣는다. 그리고 혹 자신 안에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인 편견이 있는지를 묻고 그 뿌리를 하나님이 치유해주시기를 구했다. 이후에는 그 지역을 훼방하고 있는 사단을 대적하고 구체적인 축복기도를 하고 난 후 밖으로 나가 기도의 행진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영역별 기도의 행진
한 지역 안에서 행해진 기도의 행진은 영역별로 팀을 나누어 진행되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각 영역별로 상징적인 장소를 선택하고 그곳에 가서 기도 하는 것이다. 기도할 때 특별히 돌출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 특별한 것은 회복과 축복을 위한 상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때로는 그 주민들에게 꽃을 선물하기도 하고, 가난한 자들에게 적은 돈을 나눠주기도 하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며칠동안 각 분야별로 진행된 기도의 행진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보고 되었다.

정치의 영역에 있어서는 의회와 정부 건물 등에 가서 하나님의 공의가 온전히 선포되도록 기도했다. 우선 우리가 기도하는 자로서 공산주의에 대한 극단적 혐오, 정치가들에 대한 반감 등이 있음을 바로잡고, 권력의 남용 가능성과 부패를 조장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대신 아파하며 근원적으로 사단이 주는 권위에 대한 잘못된 이해, 가족 이기주의와 타인에 대한 무관심, 교만 등으로 사람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도록 물리치고, 이 지역의 정치가들이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 제사장으로 세워지도록 축복했다. 이를 위해 상징적으로 ‘我愛你(워아이니,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표어를 종이에 써서 가슴에 품고 기도했다.

경제 영역에 있어서 하나님이 주신 비전은 나눔과 풍요, 부요한 공급을 이루는 도시가 되는 것이었는데, 현재 사단이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로 이 지역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음을 깨달았다. 물질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데, 사단이 폭력, 속임수, 약탈, 농촌과 도시의 분리 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상징적 행위로서 중국어로 ‘정직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라는 글을 조그맣게 써서 들고 가두행진을 했다. 또한 경제의 근원이 깨끗케 되기를 바라며 물건을 사고 소수민족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었다. 무엇보다 서로간에 나눔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조금씩 나누어 주었다.

과학기술의 영역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비전은 인터넷을 통해 확 트인 고속도로를 여시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군사적 연구만 중시하고 사람들에게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각종과학연구소와 전자상가에 가서 생명이 생명되며 아름답고 깨끗하게 하려는 마음을 품고 칼을 쳐서 낫을 만들기를 축복하였다. 장난감 총을 사서 부러뜨리는 상징적 행위를 통해 이 땅에 전쟁이 그치고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했다.

교육의 영역에 있어서는 활기차고 생명력 있는 교육이 일어나는 하나님의 비전을 보았다. 이를 기대하며 각 대학을 돌면서 찬양과 축복의 행진을 했다. 축복과 동시에 민족주의, 성공주의 주입식 교육을 회개했다.

종교적 영역에 있어서는 하나님께서 다양한 소수민족들을 통해 찬양과 경배를 받으실 것이ㅣ라는 비전을 주셨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할 사람들을 찾고 계심을 보여주셨다. 우리는 두 곳의 사원으로 가서 그들을 대신하여 회개하고 참 신이신 하나님께 돌아가겠다고 선포하셨으며, 민족주의와 그 종교를 믿지 않으면 배척되리라는 두려움을 조장하고 있는 사단을 강하게 대적하고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언론의 영역에 있어서는 이 땅의 언론매체들이 하나님의 나팔수, 메신저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비전을 주셨다. 그러나 지금 사단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이는 것만 보고 쾌락을 좇도록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언론이 정결한 신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종이로 나팔을 만들어 말씀을 전파하는 언론이 되도록 축복했고, 방송국에서 직원 한 사람을 만났을 때 마음 속으로 그를 방송국의 초대 신우회장으로 임명하였다. 신문사에 가서는 직원 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축복송을 불러 주었다.

문화 예술 영역은 광장에서 진행했는데 아름답고 빛나는 도시, 새가 날아다니며 소수민족의 문화교류가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는 비전을 주셨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감각적이고 악하고 패역한 문화, 황무지 같은 상황이라 마음 아파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단은 계속해서 허무를 조장하고, 공산주의를 통해 획일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이를 기도로 물리쳤다. 그런 후에 이 광장에서 2007년 중국 기독교 200주년 기념 집회가 열리며 모든 소수민족이 자신들의 악기와 찬양으로 하나님을 높이게 되기를 축복하였다.

가정의 영역에 있어서는 아늑하고 따뜻한 가정으로 회복되기를 바라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았다. 현재는 가정의 모델이 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우상숭배로 꼭꼭 묶어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모든 가정에 사랑이 회복되기를 바라며 상징적으로 ‘가정(家庭)’이라는 글자를 가슴에 품고 기도하면서 신도시에 있는 한 가정을 방문하여 백합꽃을 선물했다.

건강과 스포츠 영역에 있어서는 생육하고 번성하며 활기차고 깨끗한 삶으로 여호와의 산에 오른다는 비전을 보았다. 그러나 현재는 담배연기와 매연이 자욱하여 가난하고 찌들려 있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또 기도하는 자로서 이 도시가 더럽다는 편견을 가진 것을 회개하고, 먼저 우리 자신이 깨끗하게 나아가기 위해 모두 목욕을 하였다. 한 사람을 선교농장 주인이 되기를 축복하고, 그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 한 사람을 생명나무로 심고, 가족이 회복되는 역할극을 하고, 또 큰 종을 세 번 치면서 건강한 도시가 되기를 축복했다.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
이 기도사절단과 함께 있을 때에 계속 부른 찬양은 「당신은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라는 것이었다. 이 찬양대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받으시고 이 땅을 축복하는 통로로 사용하셨음을 분명히 느꼈다. 우리를 축복의 통로로 사용하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치유하고 회복하셨다.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비뚤어진 성격이 회복되었다는 분, 사모로서 눌려있던 것에서 벗어났다는 분도 있었다. 한결같이 기도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고, 중국을 마음껏 축복하여 기뻤고,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로 사용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나에게도 이 축복의 기도사절단과 함께 한 일주일은 참으로 많은 회복이 일어났고 도전이 된 시간이었다. 참석했던 어느 분의 말처럼 중보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전략회의에 참석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 전략회의에 참석하면서 내게 주신 비전이 새로워졌고, 그동안 힘들어 했던 사역과 건강관리 등에 대해 올바른 기준을 회복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향과 응답을 받는 시간이었다.

기도사절단과 함께 하는 짧은 시간이지만 전심전력한 사역이었기에 오히려 기쁨이었다. 이 기쁨과 감사 때문에 40시간의 기차 여행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또 무슨 좋은 일을 예비하고 계실까 하는 기대가 밀려왔다. 이번 기도의 행진에 하나님이 보여주신 환상을 품고 상상의 나래를 폈다. 이러한 기도의 행진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일어나게 될까? 파도처럼 힘차게 일어나는 기도의 행진들을 봉사단의 진을 파하고, 하나님의 축복이 흘러가는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즐겁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관광과 다를바 없는 단기선교나 단순히 파송 선교사의 사역지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지역과 영역별로 기도 사역 자체를 감당하면서 행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기기도여행이 한국 교회 안에서 새롭게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믿음으로 나아올 이들을 바라보며 이 찬양을 힘차게 부른다. “당신은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




조반석 선교사 | 중국어문선교회 총무

    인쇄하기   메일로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