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중국 위구르족 대학생의 졸업논문 중의 일부로, 한 위구르족 청년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_ 편집자 주
 

T(남, 24세)는 현재 대학생으로, 공산당원이자 지방 정부 고위 관리인 아버지와 노동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형제는 모두 일곱인데 그중 둘은 대학교, 한 명은 전문대, 둘은 중등전문학교, 나머지 두명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T 이외에는 이미 다 결혼하였고, 모두 공산당원들이다. T의 아버지는 남신장(南新疆)의 한 도시에서 여섯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으나, 한 살 때 병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큰아버지의 손에 길러졌다. 그의 큰아버지는 아홍(阿訇, 이슬람교 지도자)이였기 때문에 T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이슬람의 영향을 깊게 받으면서 자랐다.

그는 비록 공산당원이었지만 위구르족 전통신앙인 이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는 않았다. 평소에 이슬람 경정을 공부하지도 않고 금요일마다 예배를 드리러 가지도 않았지만, 매년 설에는 꼭 칭전쓰(靑眞寺)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한족 동료들에겐 결코 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직장에서는 충성스러운 공산당원으로, 자기 민족에게는 독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보여지기 원했던 것 같다. 

T의 어머니는 한족 학교를 다닌 위구르족 여성으로, 위구르어와 함께 정확한 한어를 구사한다. 한자는 다 읽고 쓰는 반면 위구르어 문자는 전혀 읽지 못한다. T의 외할머니는 딸로 하여금 어려서부터 늘 꾸란을 암송하게 했고, 자녀들이 병이라도 나면 항상 옆에 무릎을 끊고 앉아 꾸란을 암송하면서 알라가 병 고쳐주기를 기도했다고 한다. T의 어머니는 그리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다. 그녀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었지만, 자주 점장이를 집에 데려와서 귀신을 쫓는 의식을 하는 등 미신에도 심취했다. 한편 그녀는 강한 민족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T가 어렸을때부터 다른 민족과 결혼하지 말 것을 늘 주지 시켰다. 특히 한족과는 절대로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했는데, 위구르족이 한족과 결혼하면 72대 조상 모두 18층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T는 부모와 형,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평탄하게 성장했다. T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었으나 집 근처에 위구르족 학교가 없었기 때문에 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일곱 아이 중에서 여섯은 모두 위구르족 학교에 들어갔으니 T는 그냥 한족 학교에 보냅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T는 한족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12년 동안 한족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그는 한번도 자기가 왜 위구르족으로 태어났는지, 왜 이슬람교를 믿어야 하는지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위구르족이라는 사실로 인해 한족 친구들에게 무시를 당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한족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자라면서 T는 점차 가족들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가족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마음에 있는 말을 나눌만한 상대도 없었다. 이때부터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1995년 T는 그 지방에서 수석의 성적으로 베이징의 모 대학에 입학하였다. 새롭게 시작된 대학생활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 있던 그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매번 거절 당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었으나, 베이징 친구가 그 이유를 알려주었다. 간단했다. T가 위구르족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위구르족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그때서야 T는 비로서 자기 민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위구르족 학생들은 술과 담배에 찌들어 있었고, 도둑질부터 심지어 마약까지 손을 대고 있었다. 학교 부근에 신장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은 도둑 소굴이자 대규모의 마약 시장이었다. T는 마약사범이나 도둑은 거의 위구르족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학교에서 만나는 한족 친구들은 가끔씩 농담삼아 T를 비롯한 위구르족을 비하하는 말을 했다. 객관적인 눈으로 자기 민족을 바라보면서 그는 위구르족에 대해 전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거에 갖고 있던 위구르족으로서의 자부심은 사라지고 오히려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T는 처음 경험하는 대도시에서의 대학생활을 통해 자신이 왜 위구르족이며 왜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위구르족이 변화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거에 T는 이슬람교가 위구르족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슬람교를 믿은지 몇백 년이 지난 지금 위구르족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오늘날 대다수의 위구르족들은 이슬람 경전인 꾸란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사실 무슬림이냐 아니냐의 여부는 돼지고기를 먹는지 여부에 따라서 판단할뿐, 교리나 신앙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금요일에는 예배를 드리지만 평소에는 폭주와 싸움질, 도둑질로 살아가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구르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이들은 변해가고 있었다. 이슬람교는 마호메트가 사람들을 교화시키려 했던 목적에서 이미 너무 멀어졌다. 이를 깨닫자 T는 이슬람교를 통해 위구르족의 운명을 변화시키려 했던 생각을 포기하기로 했다.

T는 경제학의 각도에서 위구르족의 앞날을 고려해 보았다. 경제학 원리에 따르면 경제 발전은 다른 모든 방면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개혁개방 25년이 지난 지금 위구르족의 경제 상황은 약간 개선되기 했지만, 사고방식과 의식은 오히려 기형적으로 변했다. 도시 사람들이나 시골 사람들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도시로 몰려 들고 있는 농촌 출신들은, 학력과 지식을 중시하는 도시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힘들다. 그래서 마약을 팔고 도둑질을 해서라도 생활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도시의 치안에 나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위구르족에 대한 인상을 바닥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자기 민족의 암담한 현실을 보면서 T는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과 믿음까지 상실하였고, 인생 전반에 대한 공허감에 사로잡혔다.

삶의 목적과 기대가 사라진 T는 어둠의 나락에 빠져들었다. 술, 담배는 물론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다. 2년간의 방황 끝에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다시 인생의 목표를 찾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은 결코 자기를 이해할 수 없고 고민을 해결해줄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기도가 뭔지도 잘 몰랐지만 T는 매일 기도했다. 당장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결국 T에게 특별한 누군가를 보내주셨다.

1997년 3월, T는 친구의 소개로 외국인에게 위구르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친해지자 T는 그 외국인이 매우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업을 할 때도 그 외국인은 자주 T에게 자신이 믿는 하나님에 대해 말해주었다. 하나님은 T를 사랑하는 분이며, T의 인생에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T는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여저히 T의 인생은 아픔과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외국인 친구는 T에게, 하나님께서 T를 죄와 죽음에서 건지기 위해 그의 아들 예수를 이세상에 보내었고, 예수는 T의 죄를 안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리고 T가 예수를 믿기만 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 외국인 친구는 마지막으로 T에게 영접기도를 하도록 했다. 그러자 이미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민족의식이 T의 내면 속에서 갑자기 솟아올랐다. 위구르족은 이슬람교를 믿어야지 결코 기독교를 믿을 수 없다며 예수님을 영접하기를 거절했다. 그러나 외국인 친구는 그 후로도 계속 복음 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T는 기독교에 반대하기 위해 기독교를 비판하는 서적을 읽었다. 그러던 중 주위의 몇몇 친구들이 하나씩 그리스도인이 되면서 T에게 복음을 전하였다. T는 자신의 반항이 더 이상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믿은 친구들의 변화가 놀라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저항하면서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기독교의 모순을 찾기 위해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그리스도인에게 비판할 거리를 찾기 위해 그들의 모임에도 나갔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든 사람에게 표현하고 있었다. T와 같은 위구르족을 냉정하게 대하거나 무시하지 않았다. 결국 T는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이 진정한 신이라는 것을 깨닫았다. 1997년 크리스마스에 T는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였으며, 1998년 6월에 세례를 받고 명실상부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예수님을 믿고 1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T는 하나님을 점점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믿음도 자라났다.

이제 그는 왜 자신이 위구르족으로 태어났는지, 왜 이슬람교를 믿었었는지 깨닫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요 계획이었다. 하나님은 T로 하여금, 위구르족의 소망이 이슬람교나 경제 발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음을 깨닫게 해 주셨다. 하나님은 수많은 위구르인 중에 T를 택하셔서 자기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여 위구르족의 운명을 변화시키도록 그를 부르셨던 것이다.

지금까지 신장 위구르족 가운데 자기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을 별로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위구르족 그리스도인은 학생이기 때문에 그 외 대다수의 위구르인들은 복음을 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T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위구르족 복음화를 위해 자기 인생을 드리기로 결심했다. T는 이 목표를 위해 신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햇다.

위구르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이유

T는 한족 문화 속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했지만, 동시에 위구르족 전통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역시 한족 지역에서 복음을 받아들였으며, 위구르족 복음화를 위해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드렸다. 지금 위구르족 가운데 비록 소수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께 오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T를 통해 보았듯이 현재 위구르족 젋은이들에게 있어 이슬람교의 의미는 민족의 습관 그 이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위구르족의 이슬람 신앙은 민족 단결을 유지하는 도구일뿐, 그들에게 진정한 평안 줄 능력은 상실했다. 그래서 많은 위구르족들이 정신적으로 의지할 대상을 찾지 못해 공허해하고 있다. 현실의 죄악과 폭력, 속임수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자신의 연약함에 좌절하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방향을 잃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그들에게 진리와 영생의 복음이 전해졌고, 그들은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모든 위구르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것은 단지 신앙에 대한 추구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위구르족 역시 다른 민족들과 같이 현실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의 생각으로 모든 일을 결정한다. 위구르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동기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성경 속에서 예수를 따르게 된 사람들의 유형을 분류해보기로 하자.

떡을 구하는 자

예수님이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어 축사하시고 나누어주자 5천 명의 무리들이 배불리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다. 그 후에 예수님께서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임을 선포하자 그들은 오히려 '많이 물러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였다.'(요 6장 참조)우리가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진정으로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단지 떡을 먹기 위해 모인 자들이었다.

오늘날 위구르족 가운데도 이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위구르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이들의 대부분은 외국인이다. 그래서 어떤 위구르인들은 외국인에게 영어를 배워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복음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또 외국인과 가까워짐을 통해 출국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소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지혜를 구하는 자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고전 1:22) 위구르족의 문화수준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 말하는 우주와 인류의 기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위구르족 전통문화와 신앙에서도 이에 대한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진정한 진리를 찾아 나섰다가 기독교를 접하고 믿음을 갖게 된 경우도 있다. 어떤 위구르인들은 서구 문화와 지식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더욱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서구 정신의 핵심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 가치관과 인생관이 서구의 전통문화가 되어 내려오면서 사회를 발전시키고 교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기독교가 서구 문화의 핵심이라고 받아들이고, 서구에만 속한 신이 아닌 전 인류의 신으로서 하나님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생명을 구하는 자

대부분의 전도자들은 예수님을 전하면서, 예수의 부활로 인해 우리에게 영생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반드시 이야기한다. 그들은 예수님을 믿기 전 자신의 삶과 믿은 이후의 변화를 간증하여, 믿지 않는 자들에게 자신의 내면 속에 존재하는 성령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그리스도인과 교류하는 가운데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소망하게 된다. 그리고 생명을 추구함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구르족이 기독교 신앙과 믿게 되는 원인을 간단하게 논술하고 분석하였다. 이로 인해 두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슬람교를 믿은지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일부 위구르인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는 위구르족의 종교가 이슬람교라는 사실을 변화시키고 위구르족의 자유로운 종교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제 위구르족은 역사적으로 내려오는 신앙을 거부하고 개인적인 신앙을 찾기 시작했다. 이것은 위구르족의 전체 신앙 생활에서 개인 신앙생활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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