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 때 중국은 광주, 제주, 서울에서 세 경기를 치르었다. 중국대표팀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이 세 지역에 몰려든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중국선교연합단이 결성되었다. 이번 중국연합선교단에 참여한 몇몇 단체 사역자들의 소감문을 엮어 보았다. [편집부]
뛰는 심장
지난 해 12월이었다. 2002년 계획을 의논하는 자리에서 외국인 형제 한 삶이 월드컵 때 동명교회 영어 예배팀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그 형제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러나 정작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고 그렇게 3개월이 흘렀다. 어느 주일, 서울에서 사역하는 OM 소속 선교사님을 초청하여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월드컵 기간 중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는 말을 꺼냈다. 선교사님의 안내를 통해 결국 광주동명교회는 온누리교회에서 전 세계 기독인을 대상으로 모집한 월드컵 전도단의 광주지역 호스트가 되었다.
월드컵을 맞아 광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우리만 하기에는 너무나 귀한 사역이었다. 그리고 전도효과를 보다 다양화하고 극대화를 필요도 있었기에 중국어 예배가 있는 외국인근로자선교회에 동역을 제의했다. 이틀 후 외국인근로자선교회의 석창원 목사님을 통해 월드컵 중국연합선교단을 소개 받았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전도활동을 준비하던 광주동명교회, 월광교회를 포함한 광주지역 교회들, 선교단체, 광신대학교 등이 연합하였다.
이로써 광주동명교회 영어예배팀은 중국연합선교단의 일원으로, 또 온누리교회에서 모집한 월드컵전도단과 함께 슬로베니아, 스페인, 코스타리카 사람들에 대해서도 전도활동을 펼치는 특권을 얻게 되었다. 이 전도단은 당초 예상 40명에서 8명으로 최종 참가인원이 줄었지만, 모두 알찬 일꾼들이었다. 공식적인 전도활동은 통상 오전 9시부터 밤 11시가 넘을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이들 전도단원은 광주에서 머문 5박 6일 동안 여러 가지 면에서 자신들보다 훨씬 부족한 필자의 인도와 지시를 잘 따라 주었고 훌륭한 섬김의 본이 되었다.
6월 3일과 4일 집중적으로 전개되었던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도활동에는 광신대학교 학생 600여 명을 포함해 총 1,000명 정도가 참여했다. 중국어가 가능한 중국 동포 근로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직접 중국인들과 만나면서 일대일로 복음을 전했고, 중국어를 할 수 없는 전도단원들은 총 10여 가지의 전도 자료들을 선물꾸러미로 포장하여 나눠주었다. 중국인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커피를 대접하며 복음을 전했는가 하면, 중국니들이 머물렀던 숙소에서는 복음을 담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복음을 전했다. 특별히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합선교단 활동은 광주-제주-서울을 엮는 삼중그물이 되었기에 하나님께서 보내신 중국인들, 특별히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중국인들은 어쩌면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이 기간 중 우리는 석 달 전 남편을 잃고 실의에 빠져 하나님께 반항하고 있던 중국인 유학생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하고 그녀의 신앙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무신론자 중국인에게도 복음을 전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적지 않은 중국인들이 복음의 선물 꾸러미를 나눠주는 우리를 파룬궁으로 오해하여 받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별 생각 없이 받아들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하나씩 살펴보기도 했다.
세 경기 다 지고, 그것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기에 실망과 낙심만 안고 돌아가는 저 중국인들에게 그 무엇이 위로가 되고 소망이 되어 그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까? 나는 이것 역시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놀라운 작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에서 받은 복음의 선물꾸러미를 하나씩 하나씩 열어볼 때마다 자신들의 빈 마음에 어느덧 따뜻하게 자리 잡은 하나님의 사랑에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이내 자신과 중국을 그토록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영접하게 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치밀한 공작이 아니었을까?
월드컵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진한 감동으로 뛰는 내 심장을 느낀다. 한국 대표팀의 10명의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영광을 받으신 하나님, 또한 우승한 브라질 대표팀의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마땅히 받으셔야만 하는 영광을 주장하신 하나님! 그 멋있는 하나님께서 이번 월드컵 기간 중 복음을 받은 중국인들을 새로운 복음의 불씨로 사용하시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들을 통해 중국 전역을 휘몰아칠 뜨거운 성령의 불길을 일으키시지 않겠는가! 그 놀라운 일을 위한 씨앗을 바로 우리가 뿌리지 않았던가!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아직도 내 심장은 가슴이 터져라 쿵쿵 뛰어댄다. 할렐루야!
한승진 전도사∥광주동명교회 영어예배 담당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1997년 8월 어느 날, 서울 동대문운동자에는 한-중 축구시합을 보기 위해 온 관중들로 가득했습니다. 수많은 한국니들 틈에 채 100명도 안 되는 중국 응원단이 있었고, 눈에 띠지 않는 한쪽 구석에 중국 국기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생각했습니다. ‘언제 중국도 이처럼 축구에 관심을 갖고 개방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에 와서 멋지고 흥겨운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그 때 누군가 다가와 “中国队加油(중국팀 파이팅)!”하면서 무엇인가 건네주었습니다. ‘분명 한국사람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니 예쁘게 포장한 티슈에 반가운 중국어가 적혀 있었습니다. 「안녕 하세요!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당신의 기쁨과 아픔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 ○○교회」 이것을 보는 순간 마음이 찡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글이었습니다. 저에게 그 티슈를 전해주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 주고 있는 그 분의 뒷모습을 보면서 ‘꼭 한번 찾아 갈게요’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얼마 후 저는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교회라는 곳에 가보게 되었고, 몇 년이 지난 지금, 목회자가 되어 광주중화교회(외국인근로자선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중국인 근로자들을 섬기면서 저는 월드컵이 다가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5년 전 축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가 주님을 만난 제가 그랬듯, 이번 월드컵에도 축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를 찾을 중국인들에게 주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게 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에서 자유롭게 전하지 못하는 복음을 종교 활동의 자유가 있는 한국에서 마음껏 전할 수 있다니! 귀한 기회를 허락하신 주님께 참으로 감사드리고 감격스러웠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많은 중국 영혼들이 주님께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설레임 속에서 기도로 준비했습니다.
동역자를 보내 달라고 기도했는데, 광주지역의 10개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참여하여 광주 월드컵중국선교연합회가 결성되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늦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서로 협력하여 최선을 다하자는 데 마음을 같이 하고 다시 한 번 주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준비하면서 의견들을 나누다 보니 월드컵 중국선교가 참으로 큰 사역이며 큰 프로젝트는 처음이었으며, 우리가 전도할 수만 명의 중국인들은 대부분 선교의 사각지대에 있는 지식인, 부유층이었습니다. 관광객 가운데 공안도 있다는 말들이 들려오자 몇몇 사람들은 좀 주춤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때에 맞추어 말씀을 통해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주머니를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적도 가까이 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 너희 보물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느니라(눅12:32-34).” 이 말씀을 붙잡고 릴레이 금식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후원을 통해 주문받은 성경과 전도책자, 예수영화 CD, 부채, 선물 등을 포장하는 일로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같은 목적으로 이곳까지 달려온 미국, 캐나다, 일본, 홍콩, 중국의 지체들이 뜨거운 햇살에 땀 흘리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은혜스러웠는지요. 일하면서 서로 나누는 짧은 간증과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찬양을 통하여 다시 한 번 언어와 나라는 다르지만 주님의 사랑으로 모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함께 한 중국인 근로자들도 “당신은 어디서 왔나요?”, ‘중국어는 어디서 배웠나요?’, ‘중국에 가본 적 있으세요?’하며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하나님이 참으로 중국을 사랑하신다면서 얼굴 가득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열린 콘서트 현장에서 광주중화교회 성도 100여 명(중국인 근로자)도 저마다 전도용 선물을 안고 자기 민족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중국인 관람객의 수는 예상보다 적어 수백 명에 불과했지만, 우리는 콘서트가 끝나고 돌아가는 이들에게 성경과 예수영화 CD가 담긴 선물을 나눠주기 위해 주차장으로 뛰어갔습니다. 파룬궁을 홍보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끝까지 선물을 거부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아마 한국에 오기 전 정부로부터 철저히 교육을 받은 듯싶었습니다. 저는 가이드의 저지를 이겨내고 그들의 버스에 올라 정중히 인사하였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성경은 중국에서도 합법적인 기독교 출판물입니다. 그리고 이 선물 안에는 하나님의 축복과 한국 사람들의 사랑이 함께 담겨있습니다.” 그래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사람이 “그럼 ‘파룬궁 타도’를 외쳐보시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큰 소리로 “파룬궁을 타도하자!”외쳤습니다. 그때서야 그는 안심한 듯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중국과 코스타리카 경기가 열린 6월 4일,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전도단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경기장 바로 앞에 위치한 월광교회를 본부로 하여 삼사오오 팀을 이룬 전도단들은 관람하러 오는 중국인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마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 중국인들을 위해 음식과 음료수, 대형 스크린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경기장 주변은 축구 경기를 위한 곳이라기보다 선교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길목마다 입구마다, 중국인들에게 선물을 들고 다가서는 전도단원들로 가득했습니다. 「예수님은 중국을 사랑하십니다」,「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곳곳마다 걸려 있는 전도 플랭카드. 이처럼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한국은 정말 축복받은 하나님의 나라, 사랑의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드컵 입국이 까다로웠던 이유로 중국 관람객이 예상보다 적어서, 중국인 성도들과 함께 싼 값으로 입장권을 구입하여 전도용 선물을 들고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 안에는 상대팀의 응원단 수를 압도하는 많은 중국인들로 가득했습니다. 우리는 미리 준비한 「예수아니쭝궈(耶稣爱中国: 예수님은 중국을 사랑하십니다)」라고 적힌 플랭카드를 경기장 안에 걸었습니다. 곧바로 월드컵 관리위원들에 의해 내려졌지만,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2만여 중국인들에게 보여 준 것에 만족했습니다. 주님께서 이 영혼들에게 긍휼을 베푸셔서 이들이 이번 기회에 주님을 만나고 알 수 있기를, 한국이 주님께서 축복한 나라임을 알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함께 응원했습니다.
이번 월드컵 중국선교는 시작부터 끝나는 그 순간까지 도전과 감격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귀한 사역에 내가 서 있다는 것, 복음을 전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여러 교회와 단체, 성도들이 주 안에서 하나 되었던 모습, 주님을 사랑하고 중국 영혼을 사랑하는 한국 성도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 저를 비롯한 방한 중국인 성도들은 새롭게 마음의 준비와 각오를 다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한 크고 작은 교회의 성도님들, 서울 등 여러 지역에서 이 사역을 도우러 광주까지 온 선교단체 사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뒤돌아보면 미흡한 준비 등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경기 종료 후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한국대표팀 선수들을 통해 우리가 하지 못한 부분까지 확실한 선교를 이루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과 한국에 있는 중국 친구들에게 한국대표팀 그리스도인 선수들의 간증을 전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선교 이후 광주중화교회 성도들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한결 적극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어진 환경 속에서 활발하게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주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우리 중국인들이 앞으로 중국선교와 세계선교의 몫을 담당해야 함을 깨닫고, 오늘도 열심히 말씀과 기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중국선교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근로자, 유학생의 신분으로 장기간 한국에 머물고 있는 15만 명의 중국 영혼들이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수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선교단체와 교회들이 협력하여 이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섬기고 양육하는 사역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인도하신 우리 주 하나님께 모든 존귀와 영광과 찬양을 돌립니다.
김화성 전도사 ∥광주중화교회 사역자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영락교회 중국어 성경반은 중국어로 설교말씀을 듣고 중국어 회화 공부를 하고 있는 영락교회 청년부 내 활동부서입니다. 지난 1월 춘제(春节)중국인근로자 수련회에서 몇 명의 지체들이 자원봉사를 한 것을 계기로, 중국어 성경반은 우리나라에 온 중국인들을 섬기는 일에 적극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월드컵이 열렸고, 많은 중국인들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번 기회에 중국선교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중국을 위해, 주님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감사하며….
2002년 6월 13일 상암경기장, 아마 중국과 터키전이 있지 않았다면 TV에서 경기를 보는 것으로 만족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교활동이 불법인 중국, 중국인들이 스스로 이 땅에 들어왔는데 어찌 그대로 보낼 수 있겠습니까? 아침부터 모인 흰 티셔츠의 ‘복음 군병’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단체 외에도 개 교회 별로 많은 분들이 중국을 응원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온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오성홍기, 태극기 스티커를 들고 지하철역에서 중국인들의 얼굴과 팔등에 붙여주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우리도 얼굴에 오성홍기를 세 개씩이나 붙이고 “쭝궈지아여우(中国加油:중국 파이팅)”를 외쳤습니다.
드디어 중국과 터키 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야외 스크린으로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을 했는데, 얼마나 햇볕이 강한지 살은 따갑고 머리는 어지러웠습니다. 아쉽게도 중국이 3대 0으로 패하는 바람에 소리 질러 응원한 우리 모두 맥이 빠졌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경기장 밖으로 나오는 중국인들에게 전도용 선물 꾸러미를 나눠주어야 하니까요. 우리는 이들이 올라탈 관광버스가 있는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습니다. 한 골도 못 넣고 경기에 패해서인지, 선물이라고 웃으면서 쥐어주어도 귀찮아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이미 다른 곳에서 받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쓰레기통에서 이들이 버린 성경책을 발견했을 땐 마음이 아팠습니다. 과연 서경이 진리요 생명인줄 알았다면 이렇게 버릴 수 있었을까? 그러나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우리는 전할 뿐입니다. 그 냉담했던 사람들 속에서도 준비된 심령은 분명히 성경을 읽을 테니까요. 어쩌면 이러한 방법이 미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우리도 구원을 받았습니다. 남은 꾸러미를 다시 담으면서, 그래도 저들이 예수님 이름만이라도 들은 게 얼마나 감사하냐며 기뻐하던 한 형제의 목소리가 귀에 울립니다.
김선영∥영락교회 중국어성경반
태권도로 전한 예수님 사랑
세계태권도선교연맹 광주시범단(이하 마하나임)은 찬양, 드라마, 태권로빅, 태권도(합기도) 등을 복음의 도구로 사용하여, 영적각성과 지상명령 성취를 위해 국내∙외 단기 선교사역을 일으키는 청년 학생 선교훈련 단체입니다. 현재 광신대 졸업생과 재학생, 그리고 정도체육관, 운암체육관, 합기도 창무종합2체육관 등에 소속된 단원 2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7회 해외 단기선교, 300회 이상 국내 단기선교 및 집회를 실시해왔습니다.
“광주에 찾아오는 영혼, 광주 기독인이 책임지자!”라는 표어로 시작한 월드컵 중국선교는, 중국연합선교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여러 단체들과 함께 실무 회의를 거치면서 구체적인 사역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첫 사역은 경기 당일 아침 마하나임 어린이 시범단과 함께 광주 공항으로 나가 중국 응원단을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주재한 LG 현지 직원들을 가장 처음 맞이하였는데, 그들의 표정은 무척 밝고 행복해보였습니다. 태권도복을 입은 어린이 시범단과 함께 사진찍기를 원했고, ‘중국팀 파이팅!’이라고 적린 플랭카드에 누구나 할 것 없이 몰려와 즐겁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두 번째 입국한 응원단은 마치 훈련이라도 받은 것처럼 무표정한 전투병을 연상시켰지만, 우리는 그들 앞에서도 태권도 공연을 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온 몸을 다하여 전하였습니다.
두 번째 사역은 한중드림콘서트가 열린 조선대학교 운동장에서였습니다. 동명교회 주도로 이루어진 이날 사역은 천여 명의 중국인과 한국인이 들어오는 길목에서 태권도 문화 공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음향 시스템이 좋지 않아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진 못했지만, 중국인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끝까지 공연을 관람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고연 중 박수를 치는 그들을 보면서, 마음으로나마 영원한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외쳤습니다.
중국 팀의 경기가 있던 6월4일, 화순 금호리조트에 600명의 중국 응원단이 숙박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광주연합선교단은 이날 저녁 ‘게릴라 콘서트’를 기획하고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중국이 코스타리카에 꼭 이기기를, 적어도 무승부라도 되기를 우리는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래야 흥겨운 분위기에서 공연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국이 졌습니다. 저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저녁 10시 30분, 전화로 공연 허락을 받고, 주차장까지 걸어 나온 중국인들을 위해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은 최선을 다해 준비한 공연을 했습니다. 그들도 노래(월드컵송)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태권도 시범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곧바로 전도팀과 중국인 모두 어우러져 춤을 추며 아쉬운 밤을 보냈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속에서 사역자 스물네 명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를 복음의 도구로 사용해 주셨다는 데 대한 감사의 간증을 고백하였습니다. 참으로 가슴 뜨거운 밤 이었습니다.
이번 2002 월드컵 선교를 통해 저희 마하나임과 사역자 개개인은 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에게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가장 귀중한 복음을 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고 연합선교단에 순종하고 합력하여 아름다운 동역을 이루었던 것은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러나 연합선교단이 너무 늦게 결성되어다소 우왕좌왕했던 것과, 선교현장의 변화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은 앞으로 더욱 효율적인 연합사역을 위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7백만 명의 거리 응원을 태동시킨 이번 월드컵은 또한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길거리 연합’도 이루었습니다. 이 민족, 각 나라와 열방과 족속들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건설하는 사명을 맡은 자들로서 언제든지 또다시 연합을 이루어 더더욱 선교에 열정을 다하기를 원합니다.
박해근 준목, 강도사∥세계태권도선교연맹 광주시범단장, 광주제자들교회 협동교역자